주간동아 298

2001.08.23

오늘 하루 탑골공원은 ‘열린 청와대’

  • < 사진·김형우 기자 > free217@donga.com < 글·김 당 기자 > dangk@donga.com

    입력2005-01-18 1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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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하루 탑골공원은 ‘열린 청와대’
    흔히 ‘데모꾼 어머니들’로 알려진 ‘민가협 어머니들’이 8·15를 앞두고 ‘축지법’을 썼습니다.

    어머니들이야 8·15 광복절을 앞두고 청와대 앞에 가서 인권대통령께 “양심수 석방하라”고 호소하고 싶은 맘 굴뚝 같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헌법에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만 대통령 관저에서 100m 내에서는 집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께 하고픈 말이 있어도 그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생각다 못한 민가협 어머니들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인권대통령이 집무하는 청와대를 잠시 서울 종로2가의 탑골공원으로 옮겨왔습니다. 민가협이 8년째 목요일마다 집회를 열어온 탑골공원에 청와대의 높고 푸른 기와지붕과 인권대통령님의 가면을 모셔온 것입니다.

    그리고 수의를 입고 피켓 감옥에 갇힌 어머니들은 이렇게들 외칩니다. 중증 간경화 환자 박경순씨, 고령에 갖가지 병을 앓는 나창순씨가 하루빨리 석방되어 치료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엄마아빠의 석방을 애타게 기다리는 어린 자식들의 소원을 이뤄달라고, 그리고 거리를 헤맬 자식걱정에 잠 못 이루는 수배자 부모의 고통을 헤아려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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