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4

..

“맛있다 냠냠”

  • 조경환/ 36·서울시 서대문구 연희3동

    입력2005-01-12 14:4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맛있다 냠냠”
    세 살 아니면 네 살 정도 되었을 때의 사진이다. 커다란 반찬을 한입에 넣을 정도로 상당한 식성을 자랑하던 어린 시절. 서투른 숟가락질이지만 혼자서 밥을 먹는 손자의 모습을 할머니가 대견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계신다. 할머니는 얼굴이나 손에 밥알이라도 묻으면 얼른 다가와 닦아주시곤 하셨다.

    할머니는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1976년에 세상을 떠나셨다. 벌써 25년이나 되었지만 유달리 할머니의 귀여움을 많이 받고 자란 나는 아직까지도 할머니가 나에게 쏟으신 무한한 사랑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나도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또한 나의 부모님은 사진 속의 할머니가 그러하셨듯이 손자의 재롱에 마냥 기뻐하시며 한없는 사랑을 베푸신다. 이런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무조건 사랑을 받기만 한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려 보고 이제는 사랑을 베풀어야 할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본다. “나도 언젠가는 할아버지가 되어 손자의 재롱에 웃음짓겠지. 하하.”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