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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즐거움

바람의 계곡, 절벽, 호수 늘어나는 보기에 눈물만…

골퍼 잡는 공포의 홀

  •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nhy6294@gmail.com

바람의 계곡, 절벽, 호수 늘어나는 보기에 눈물만…

바람의 계곡, 절벽, 호수 늘어나는 보기에 눈물만…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12번 홀.

올해 마스터스는 골프 홀이 주는 두려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메이저대회 4승의 베테랑 어니 엘스는 오거스타내셔널 코스에서 열린 첫 라운드 첫째 홀에서 아마추어 골퍼들이 컨시드(기브)를 받는 홀 60cm 거리에서 6퍼트를 하며 5오버파 퀸튜플 보기를 기록했다. 60cm 파 퍼트를 놓친 것을 시작으로 90-90-25-28cm 거리의 퍼트에서 다섯 번이나 실수를 연발했다. 퍼팅 입스(yips)에 걸린 엘스는 이튿날도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적어 냈고 결국 컷 탈락했다. 다른 선수들이 비교적 쉽게 버디를 잡은 1번 홀이 엘스에게만큼은 앞으로도 두려움의 상징이 될 것이다.      

마지막 날 이른바 ‘아멘 코스’ 중간 지점인 파3 12번 홀에서 선두를 달리던 조던 스피스가 기록한 쿼드러플 보기 또한 모든 선수에게 두려움을 안겼다. 이 홀은 인디언의 영혼이 선수의 플레이를 방해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괴기스럽다. 181야드(약 165m) 길이의 비스듬한 그린 앞으로는 개울물이 흐르고 그 앞과 그린 뒤로는 깊은 벙커가 놓여 있다. 이 홀은 오거스타내셔널 코스 중 가장 아래 지점에 위치한 까닭에 마스터스가 열리는 이맘때쯤 온갖 바람이 예측불허로 부는 ‘바람의 계곡’으로 변모한다.  

2011년엔 4타 차 선두였던 로리 매킬로이가 바로 이곳에서 4퍼트로 무너졌고 2012, 2014년 챔피언 버바 왓슨도 2013년 대회 마지막 날 공을 개울물에 세 번 빠뜨려 10타를 치면서 자멸했다. 톰 웨이스코프는 1980년 마지막 날 공을 물에 다섯 번 빠뜨려 마스터스 역사상 한 홀 최다타인 13타를 써 냈다.

이 밖에도 PGA투어에는 프로조차 두려워하는 홀이 제법 많다. 5년마다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17번 홀은 450야드(약 411m) 파4 홀로 전장은 짧지만 2015년 대회에서 평균 4.65타가 나올 정도로 어려운 코스 중 하나다. 파보다 보기가 더 많았다는 얘기다. 티샷 지점에 서면 오른쪽으로 호텔이 앞을 가로막고 왼쪽은 깊은 러프라 부담감이 엄청나다. 좁고 볼록한 그린 앞으로는 ‘나카지마 벙커’가 공을 잡아챈다. 1978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선두를 달리던 토미 나카지마가 네 번 만에 벙커를 탈출해 총 9타를 적어 낸 뒤 벙커 이름이 바뀌었다.  

‘사디스트’로 불리는 코스 설계가 피트 다이의 홀들은 골퍼에겐 ‘암흑의 리스트’다. 매년 5월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 주 폰테베드라비치 TPC소그래스의 파3 17번 홀은 일명 ‘눈물의 홀’로 불린다. 전장은 145야드(약 132m) 정도로 짧은데 동그란 그린의 앞뒤 길이가 23m, 좌우 폭은 16m에 불과하다. 페어웨이나 에이프런이 없어 공이 그린을 벗어나면 바로 물이다. 매년 4만여 명의 내장객이 라운드하는데 통상 12만 개 공을 건진다고 한다.  



다이가 설계한 또 다른 코스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키아와 아일랜드의 오션 코스 17번은 파3에 231야드(약 211m)인데 항상 바닷바람이 불어대는 통에 프로선수조차 파만 지켜도 기뻐하는 홀이며, 위스콘신 주 쾰러의 휘슬링스트레이츠 13번 홀은 전장은 409야드(약 374m)인 파4지만 ‘클리프 행어’라는 별칭처럼 그린 뒤가 완전한 절벽이라 수많은 프로가 고배를 마셨다. 매년 3월 WGC캐딜락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 트럼프내셔널도럴의 블루몬스터, 즉 ‘푸른 괴물’ 코스의 파4 476야드 18번 홀은 좁은 페어웨이에 더해 그린 옆으로 호수가 있어 수없이 많은 공을 잡아먹은 물귀신 홀로 통한다. 지난해 대회에서 버디는 고작 4개였으나 보기 이상 타수는 69개가 나왔다. 올해 9번째로 US오픈이 열리는 오크몬트는 ‘마조히스트들의 전당’으로 불린다. 회원 스스로가 스코어를 망치는 걸 즐긴다고 한다. 그중 1번 홀은 파4 482야드로 페어웨이에 벙커 8개, 그린 옆으로 벙커 2개가 포진해 공을 잡아먹는다.






주간동아 2016.04.27 1035호 (p68~68)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nhy629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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