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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하락기에 더 좋은 경매, 1000만 원으로 내 집 마련 가능해요”

경매 전문가 이현정 대표의 소액 부동산 투자 A to Z

  •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부동산 하락기에 더 좋은 경매, 1000만 원으로 내 집 마련 가능해요”

이현정 ㈜즐거운컴퍼니 대표. [홍태식]

이현정 ㈜즐거운컴퍼니 대표. [홍태식]

“저는 경매로 첫 집 장만하는 걸 적극 권장합니다. 무주택자는 대출이 70%까지 나오니까 자기 돈 1000만 원만 있으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하거든요. 또 내가 가진 자산과 대출 안에서 내가 정한 가격으로 시세보다 싼값에 집을 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올해 스물네 살인 제 아들도 지난해 700만 원을 모아 경기도 소재 빌라를 4100만 원에 낙찰받는 데 성공했어요. 지금 부동산시장이 하락기로 접어들면서 내 집 마련을 미루는 분이 많은데 제 경험상 내 집 마련은 최대한 빨리, 이후 갈아타기를 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현정 ㈜즐거운컴퍼니 대표는 2013년 ‘쉬운 경매’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2010년 서른아홉 살에 셋째를 낳고 2000만 원 대출을 받아 경매를 시작한 그는 3년 만에 21채 집주인이 됐다. 당시 그는 자신의 생생한 경험담을 담아 ‘나는 돈이 없어도 경매를 한다’를 펴냈고, 평범한 주부의 경매 투자 성공기가 화제가 되면서 오랜 시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

전세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사는 빌라 경매

이후 10년 이상 경매를 하며 토지, 상가 등 고수 영역에서 활동한 그가 다시 소액투자로 돌아온 이유는 투자를 하고 싶다는 아들 때문이었다. 지난해 아들과 경매 물건을 고르고 낙찰받아 임대를 놓기까지 전 과정을 함께한 그는 내 집 마련과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에게도 관련 지식을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최근 펴낸 ‘오늘부터 1000만원으로 부동산 투자 시작’에 그런 내용을 담았다.

“제 아들이 모든 과정을 끝낸 뒤 한 말이 ‘엄마, 이거 왜 아무도 안 해?’였어요. 다들 잘 모르기도 하고 안 해봤기에 겁도 나서 그런 것 같아요. 물론 소액투자는 아파트보다 빌라가 대상일 가능성이 큰데, 공부를 통해 기본 지식을 쌓은 뒤 도전하면 빌라 투자로도 자산을 불릴 수 있어요.”

지난 몇 년간 집값이 엄청나게 올랐는데, 그럼에도 1000만 원으로 투자가 가능한가.

“지난달에도 4000만 원에 낙찰된 빌라가 있다. 어제(9월 20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갔는데 8000만 원까지 유찰된 물건이 있었다. 1500만 원만 있으면 그 집을 낙찰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대신 소액일 때는 눈을 많이 낮춰야 한다. 처음 아들을 데리고 경매에 나온 물건을 보러갔을 때 정말 아무도 살고 싶어 하지 않을 법한 쓰레기 같은 집이었다. 하지만 그런 집도 잘 골라 수리만 잘하면 제 가치를 인정받는 집으로 만들 수 있다. 많은 사람이 그런 집을 낙찰받아 살고 싶은 집으로 바꾼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런 이들에게 ‘전세, 월세 살지 말고 싼값에 빨리 내 집을 마련하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아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집 마련에 성공했나.

“물건 선택에는 내가 도움을 줬다. 경기 광주시 초월읍에 위치한 반지하 빌라였는데, 공장이 많은 동네라 쾌적하지는 않지만 지하철역에서 차량으로 5분가량 걸리고 공장과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분들이 살기 좋은 곳이었다. 전용면적 54㎡(15평형)로 방 2개에 꽤 넓은 거실, 부엌을 갖춘 물건이 감정가 5800만 원에 2회 유찰돼 최저가 2840만 원으로 저렴했다. 반지하지만 바로 앞이 골목이라 오후 늦은 시간까지도 창문으로 해가 비치고 있었다. 아들은 엉망인 집을 보고 주저했지만 싹 수리를 해서 내놓으면 전세 7000만 원, 매도 1억 원도 가능하다는 판단에 입찰을 결정하고 2차 최저가를 살짝 넘긴 금액인 4100만 원을 써내 낙찰받았다. 이후 낙찰가의 80%인 3280만 원을 대출받고 1300만 원가량을 들여 수리를 한 뒤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40만 원에 세를 놓아 아들의 투자금을 회수했고, 월세 받은 돈으로 대출이자를 내면서 남은 돈은 다음 투자를 위해 모으고 있다.”

경매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

“가장 먼저 물건 검색을 해야 하는데 법원 경매 사이트에서 무료로 검색할 수 있다. 다만 경매에 나온 집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문제(권리)의 위험을 판단하는 권리분석이 필요해 유료 경매 사이트를 이용한다. 일단 사이트에 접속해 가격, 용도, 지역 등 내가 원하는 최소 3가지 조건을 설정하고 선택된 물건 가운데 고르면 된다. 서울은 어렵지만 인천만 해도 5000만 원 미만 물건이 꽤 많다. 집은 당연히 빌라인데, 그런 집들의 전세가도 5000만 원 이하는 거의 없다. 사람들이 5000만 원 미만인 집을 소유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빌라는 아파트 같은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 그 대신 경매로 전세가보다 저렴하게 낙찰받아 수리하면 현 매매가에 맞춰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

실수요가 탄탄한 지역에만 투자하라

부동산 하락기에는 소액으로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이현정 대표. [홍태식]

부동산 하락기에는 소액으로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이현정 대표. [홍태식]

경매 전문가 입장에서 부동산시장 하락기인 지금 경매에 도전하는 것을 추천하나.

“나는 한 번도 ‘집값이 언제가 바닥이다’ ‘언제 오른다’는 말을 믿어본 적이 없다. 다만 올해 하반기는 계속 안 좋을 것이 확실하고 내년도 딱히 좋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이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어떤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출구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내 경우 지난해 투자했던 물건들을 올해 초 다 매도했고, 지금 돌아가는 물건 2~3개는 단기 매도를 계획했다 안 팔려서 모두 전세로 세팅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소액 전세가는 전혀 빠지지 않았고 오히려 월세가 붙은 상황이라 그 돈으로 종합부동산세를 냈다.”

낙찰받아 수리 후 단기 매도하는 경우 수익은 얼마나 되나.

“지난해 10월 서울 상계동 빌라를 9800만 원에 낙찰받아 전체 수리 후 바로 1억2000만 원에 세를 놓고 올해 3월 1억7000만 원에 매도했다. 지난해 낙찰받은 물건은 거의 5000만 원씩 수익이 났다. 서울에서 5000만 원 이하 물건을 찾기는 어렵지만 1억 이하는 서울 외곽지역에 남아 있고 지금은 더 많아졌다.”

종잣돈이 부족해 지방 투자에 나선다면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

“가장 먼저 그 지역 실수요자들이 탄탄한지를 사전조사해야 한다. 안정된 일자리가 있어 인구수에 큰 변화가 없는 경남 거제나 창원 같은 지역은 탄탄하다고 할 수 있지만 집값이 오를 이유가 없는데 급등한 인천, 강원 원주, 충남 천안 같은 지역은 투자자들이 들어가 가격을 올려놓은 곳이다. 그런 곳들은 투자자가 다 빠져나오면 그다음 가격을 받아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가격이 훅 떨어진다. 더불어 그 지역 입주 물량을 확인해야 한다. 나도 경기 수원시 영통에 물건을 갖고 있다 광교 입주가 시작되면서 매매가, 전세가가 확 빠지는 경험을 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회복됐지만 이유를 모른 채 그 같은 경험을 하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모르는 지역일수록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고 현장에 가야 한다.”

절대 고르면 안 되는 물건은?

“내 수업을 듣는 한 분이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며 상의를 해온 적이 있다. 원인은 알 수 없는데 지하실에 항상 물이 찰랑찰랑할 정도로 차 있다는 거였다. 경매에 나온 빌라는 노후가 진행돼 상태가 매우 불량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 해도 해결책이 없는 물건은 포기하는 것이 맞다. 또 사전조사를 통해 명도가 어렵다고 확인되면 포기한다. 아픈 분, 나이가 많으신 분 같은 약자에게 명도를 요청하기는 어렵다.”

투자금 회수 가능한 선에서 입찰 금액 정해야

“빌라는 돈이 안 되니 절대 사면 안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맞다. 특히 신축 빌라를 비싼 돈에 사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시세가 없기 때문에 가격 산정이 어렵다. 또 같은 지역에서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빌라를 구매할 때는 가격 비교가 필수다. 특히 신축 빌라는 동일 지역 내 가격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렵다. 더욱이 신축이라는 이유로 거품이 끼게 마련이고, 분양 과정에 세력이 들어가 가격을 뻥튀기해 마진을 취하는 경우도 있다. 다들 빌라 입찰가를 정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하는데, 내 경험상 10년 이내 물건을 고른 후 동일 지역 낙찰가를 참고하면 입찰가를 정하기가 조금 쉽다. 그런 점에서 초보자에게는 아파트 경매가 훨씬 쉬운 편이다.”

경매도 부동산 상승기, 하락기에 따라 입찰 방법이 달라야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부동산 상승기에는 신건 입찰에 나서야 한다. 감정가가 6개월 전 산정돼 현 시세보다 1억, 2억 원씩 낮기 때문에 유찰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지만 지금 같은 하락기에는 감정이 이뤄지던 시기보다 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여러 차례 유찰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감정가는 참고 가격일 뿐이다. 6억 원짜리 물건이 감정가 3억에 나왔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4억 원에 낙찰받을 거다. 그래도 시세보다 2억이나 싸기 때문이다.”

입찰 금액은 어떻게 정해야 하나.

“경매에 나서는 이유는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함인데 낙찰을 목적으로 높게 쓰면 자기만 손해다. 먼저 경매에 나서기 전 원하는 수익을 결정한다. 만약 1억5000만 원에 매도해 3000만 원가량 수익을 원하면 수리비 1000만 원을 감안해 최대 1억1000만 원까지 입찰 금액으로 정하면 된다. 물론 이렇게 계획을 세워도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화 여부다. 그래서 나는 경쟁률이 높은 인기 물건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내가 살려내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물건을 선호한다.”

지금 경매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현 부동산 하락기가 자기 자본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여러모로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현금흐름이 막히지 않아야 뒤에 올지 모를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으니 한꺼번에 투자금을 다 넣거나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요즘 같은 하락기에는 경매보다 싼 급매가 나오기도 하니 함께 살펴야 한다. 국가가 공인중개를 해 사기당할 일 없고 가격도 저렴한 경매에 많은 이가 관심을 갖고 공부해 도전했으면 좋겠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주간동아 1357호 (p10~12)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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