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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發 일자리 위기에 이재명·윤석열 ‘일자리 공약’ 적신호

[이종훈의 政說] 韓, 로봇밀도 세계 1위… 기업 주도 일자리 창출 먹구름

  •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정치학 박사

로봇發 일자리 위기에 이재명·윤석열 ‘일자리 공약’ 적신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운데)가 지난해 10월 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로보월드’에 참석해 사족보행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동아DB]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운데)가 지난해 10월 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로보월드’에 참석해 사족보행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동아DB]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디지털·에너지·사회서비스 대전환을 통해 일자리 300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어르신 일자리도 140만 개로 확대하고 공익형 일자리 역시 100만 개 확충하겠다고 한다. 기업 주도의 일자리 성장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기업 성장에 의한 민간 주도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창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진 않았지만, 경선 경쟁자였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디지털 인재 100만 명 육성 공약을 반영한 경제 비전을 제시했다. 두 대선 후보의 일자리 공약은 달성 가능할까. 구조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인데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언했다는 점에서 공약 달성에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민간 부문 3040 일자리 감소세

문재인 대통령도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역설해왔지만 성과는 미약하다. 1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3만5000명 증가했다. 22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지만 속사정은 복잡하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고 내용도 민망할 지경이다. 60세 이상 노인 취업자가 절반에 가까운 52만2000명 증가한 반면, 30대는 2만2000명, 40대는 2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월 14일 전일제 환산 방식(주 40시간 일한 사람을 취업자 1명, 주 20시간 일한 사람을 0.5명으로 계산하는 지표)으로 지난해 취업자 수를 2017년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3040세대 취업자는 4년간 193만7000명 줄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코로나19 탓으로 돌릴 수도 없다. 문재인 정부 내내 민간 부문 중 3040세대 일자리는 감소했다.

문재인 정부는 대체 무엇을 놓쳤을까. 두 유력 대선 후보가 놓치고 있는 것과 같은 변수다. 로봇 이용의 증가다. 2020년 기준 한국에서 운용 중인 산업용 로봇은 34만2983대다. 한국은 2010년 이미 산업로봇 대국 반열에 올랐다. 보급 대수 면에서는 중국, 일본에 이어 3위였지만 로봇밀도(직원 1만 명당 로봇 사용 대수)는 1위였다. 2018년 싱가포르에 뒤져 2위로 떨어졌으나 지난해 다시 1위로 복귀했다. 지난해 한국의 로봇밀도는 932대다. 세계 평균(126대)의 약 7.4배에 달한다.

로봇 보급 확대는 기업과 정부 모두의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를 중심으로 스마트 공장 보급 사업을 적극 추진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문 대통령은 2019년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정부는 2023년까지 산업용 로봇 보급 대수를 70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문제는 로봇 증가가 일자리 수에 미치는 영향이다. 중기부가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내놓은 ‘스마트 공장 보급사업 성과분석’ 결과는 희망적이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스마트 공장을 도입한 5003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산성은 30%, 고용률은 4.2%(3명) 증가했다. 중기부는 일자리가 6만6000개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치까지 내놨다. 산업용 로봇 보급 확대가 일자리 축소를 유발하리라는 일반 상식과 반대되는 결론이다. 하지만 이 같은 낙관이 지속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월 ‘산업용 로봇 보급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일자리 감소 문제를 경고했다. “산업의 부가가치 변동 없이 종사자 1000명당 로봇이 1대 증가할 경우 종사자 수 증가율은 0.1%p, 임금상승률은 0.3%p가량 하락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BOK경제연구: 로봇이 노동수요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역시 유사한 결론을 냈다. 한국은행은 “근로자 1000명당 로봇 1대 도입 시 단순 반복적 직종의 구인 인원 증가율은 2.8%p, 제조업종의 구인 인원 증가율은 2.9%p 하락한다”고 지적했다. 로봇만이 아니다. AI(인공지능) 역시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추세다. 기업 주도 일자리 창출에 먹구름이 낀 이유다.

로봇·AI 일자리 폭증하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월 10일 인천 남동공단 한 중소기업을 방문했다. [동아DB]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월 10일 인천 남동공단 한 중소기업을 방문했다. [동아DB]

디지털 분야 일자리 창출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로봇과 AI 도입 가속화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달리 보자면 로봇과 AI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는 폭증하고 있는 셈이다. 전 세계 산업계 전반에서 프로그래머 구인난이 심각하다. 임금도 치솟고 있다. 두 유력 대선 후보는 디지털 인재 100만 명 육성 등 관련 일자리 확대를 약속한 바 있다. 성사 가능성이 높고 시의적절한 몇 안 되는 일자리 공약이다.

문제는 디지털 인력 수요를 뛰어넘는 총체적인 일자리 감소다. 대선 후보들이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모두 알 수야 없겠지만, 주요 변화 기류 정도는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올바른 국가 비전도 여기서 나온다.

이 후보를 상징하는 정책은 기본소득이다.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깊은 관련이 있다. 로봇과 AI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면 실직자가 늘 수밖에 없다. 언젠가는 제조업과 서비스업도 지금의 농업처럼 소수 노동자가 매출 대부분을 책임지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1917년 한반도 내 농업 종사자는 전체 인구의 86.2%에 달했으나 쌀 생산량은 150만t에 그쳤다. 2018년 한국의 농업 종사자는 전체 인구의 4.5%에 불과한 반면, 쌀 생산량은 386만t에 달했다. 기계화에 힘입은 결과다.

향후 많은 산업 분야에서 유사한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종사자 수는 줄어들고 부가가치는 늘어나는 방향으로 바뀔 공산이 크다. 자연스레 기업 이윤도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기업 이윤을 로봇세나 디지털세로 거둬들여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기본소득을 대표 공약으로 내건 이 후보도, 디지털 인재 100만 육성 공약을 내건 윤 후보도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다. 잘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일까.





주간동아 1328호 (p18~19)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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