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천 할머니. [사진=뉴스1 제공]
2월 22일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2021학년도 초등·중학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이수자 784명에게 학력인정서를 배부했다. 졸업장을 받는 이수자는 60대 33%, 70~80대 58% 등 60~80대의 장․노년층이 91%다. 신 씨가 이들을 대표해 교육감 표창장을 받은 건 고령에도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했고 모범적인 학습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유년시절 아버지를 여읜 신 씨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정규 초등학교 입학 기회를 놓쳤다. 하나라도 입을 덜고자 결혼을 일찍 했지만 전쟁이 나며 남편을 잃었다. 글을 몰라 바느질, 나물 장사 등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평생 배움이 고팠던 신 씨는 2019년 93세 때 성수사회종합복지관에서 초등학력인정 성인문해교육을 운영한다는 말을 듣고 1단계 과정에 입학했다. 눈도 어둡고 귀도 잘 들리지 않아 글을 익히는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었지만, 새로운 배움에 대한 열정 덕에 같은 해 우수학습자상까지 받았다.
이후 3년간 학업 중단 없이 1, 2, 3단계를 차례로 이수하고 지난해 95세로 졸업했다. 집에서 학교까지 30분 거리를 주 3회 보행기를 밀고 등하교했다. 2021년에는 예년보다 급격하게 청력과 시각이 떨어져 학업에 위기가 왔지만 매 수업시간 10분 전에 도착해 앞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었다. 출석률도 100%였다. 중학교 프로그램을 신청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다니지는 않을 거라는 신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배움을 주저하는 이들에게 “뭘 망설이냐. 무조건 배우라”는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