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우승한 신진서 9단. [사진 제공·한국기원]
당초 한국의 우승은 쉽지 않아 보였다. 한국 측은 원성진·박정환·변상일·신민준 9단의 탈락으로 신진서 9단 홀로 남은 상황이었다. 반면 중국과 일본 측은 각각 5명의 출전 기사 중 2명이 남아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신진서 9단은 중국 미위팅 9단, 일본 위정치 8단, 중국 커제 9단을 내리 격파해 승기를 잡았다. 특히 ‘중국 바둑 랭킹 1위’ 커제 9단과의 대국은 압도적 우위로 화제를 모았다. 커제 9단은 대국 후 “알파고보다 강한 느낌” “도무지 이길 수 없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신진서 9단은 이치리키 9단과의 대국에서도 안정적으로 우세를 유지한 끝에 승리했다. 인공지능을 방불케 한다는 뜻에서 붙은 별명 ‘신공지능’에 걸맞은 활약이었다.
신진서 9단은 2012년 프로 입단 후 파죽지세의 성장을 거듭해 바둑계의 전설 이창호 9단의 승률 기록을 깬 바 있다. 2020년 12월 24일 KB국민은행 바둑리그에서 백현우 2단을 상대로 불계승을 거두며 승률 88.37%(76승 10패)를 기록해 이창호 9단의 종전 기록 88.24%(75승 10패)를 32년 만에 넘어섰다. 국내 기전인 GS칼텍스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용성전은 물론,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등 세계 기전에서도 우승을 휩쓸었다. 신진서 9단은 지난해 6월 8일 이후 이번 농심배 제패까지 외국 기사와의 공식대국에서 28연승(중국 23승, 일본 4승, 대만 1승)을 거뒀다. 최근 대국에서는 천적과도 같았던 커제 9단을 4승 1패로 압도했다. 신진서 9단이 이창호 9단 등 선배 기사들이 남긴 전설적 기록을 계속 넘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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