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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이세요?” 2000만 명 넘어 20억 명 쓰는 서비스 꿈꾼다

올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앱은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당근이세요?” 2000만 명 넘어 20억 명 쓰는 서비스 꿈꾼다

가입자 2100만 명을 넘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로고(아래)와 당근마켓 앱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사진 제공 · 당근마켓]

가입자 2100만 명을 넘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로고(아래)와 당근마켓 앱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사진 제공 · 당근마켓]

“당근이세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공동대표 김재현·김용현)이 만든 최고 유행어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인은 소셜애플리케이션(앱) 중 당근마켓을 가장 많이 내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1위를 차지한 것. 그 뒤를 이은 건 넷플릭스와 카카오톡이다. 앱애니에 따르면 7월 기준 당근마켓 월평균 인당 이용 시간은 2시간 2분, 월 방문 횟수는 64회다.

당근마켓을 이용해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당근마켓이 뭔지 모르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소설이나 드라마에서도 당근마켓은 가지마켓, 야채마켓, 우동마켓 등으로 변주되며 ‘당근마켓=중고거래 앱’이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인터넷 서핑한다’는 말이 ‘구글링한다’로 통용되는 것처럼 말이다.

당근마켓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9월 기준 1600만 명, 주간 이용자 수(WAU)는 1000만 명 이상이다. 가입자는 창업 6년 만에 21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대한민국 전체 가구수(2092만 명)를 기준으로 하면 최소 ‘1집 1당근’인 셈이다.

자본금 5억 원으로 시작

당근마켓 전신은 김용현 대표와 김재현 대표가 자본금 5억 원으로 만든 ‘N42’다. 김용현 대표는 창업 전 삼성물산, 네이버, 카카오를 거쳤다. 김재현 대표는 네이버에서 근무하다 2010년 정보기술(IT)업체 ‘씽크리얼즈’를 창업했다. 이 회사를 카카오에 약 60억 원에 매각한 뒤 카카오에서 근무하다 김용현 대표와 연을 맺었다. 이들이 중고물품을 사고파는 카카오 사내 게시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직원을 대상으로 만든 게 ‘판교장터’다. 이후 다른 지역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2018년 전국으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며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의미로 ‘당근마켓’이라고 이름을 바꿨다.



당근마켓의 강점은 태어나 처음 중고거래를 하는 사람도 무리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직관적 사용법이다. 복잡한 절차 없이 동네 사람을 직접 만나 물건을 확인하고 거래할 수 있다 보니 다른 중고거래 서비스에 비해 이용자 나이 폭이 넓다.

당근마켓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으로 거래 금지 상품이나 가품 등을 판단해 관련 글을 블라인드 처리하고, 이용자 간 매너온도 평가로 신뢰도를 확보한다. 중고거래에 따른 부가 수입 창출 외에도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려고, 미니멀리즘 라이프를 위해, ‘내 물건에 맞는 주인’을 찾아주고자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가 늘면서 현재 모습이 됐다.

사람이 모이고 덩치가 커지면서 활성화된 게 커뮤니티 기능이다. 당근마켓 앱 사용 시간이 긴 건 이 같은 게시판의 영향이 크다. 물건 사고팔기를 떠나 소통하려고 앱을 켜는 것이다. 판매 글만큼이나 많이 올라오는 건 일상을 나누는 글이다. 동네 맛집 정보, 밤에 문을 여는 병원, 등산이나 야간에 산책할 친구 모집, 폭설 오는 날 만든 눈 오리 사진, 반려동물 자랑, DIY(do it yourself) 취미 공유 등 다양한 글이 온라인 지역 카페 못지않게 올라온다.

최근 당근마켓은 1789억 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총 2270억 원 누적 투자금을 확보했다. 김용현 공동대표는 “로컬 비즈니스는 해외시장에서도 고도성장 중인 분야로, 동네라는 키워드에 집중한 당근마켓의 철학과 서비스 모델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한계를 짓지 않는 사업 확장성을 바탕으로 더 큰 가치를 실현해가며 로컬 슈퍼앱으로서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당근마켓 매출은 대부분 지역 광고 수입에서 나온다. 광고 1000회 노출당 비용(CPM)은 평균 3000원으로 페이스북(9900원)이나 인스타그램(5600원)에 비해 저렴하다. 중고거래를 넘어 지금은 동네알바(구인·구직), 과외·클래스를 구하는 것 외에도 농수산물, 부동산, 중고차, 생활 서비스(청소·세탁) 등도 앱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올해 안으로 ‘당근페이’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하반기 당근페이와 더불어 로컬 커머스 부문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청소, 반려동물, 교육, 편의점 등 O2O(Online to Offline) 영역을 넓혀나가고 운영 중인 부동산, 중고차, 일자리 서비스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왼쪽), 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 [동아DB]

김용현(왼쪽), 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 [동아DB]

풋내기 창업자에서 유니콘 대표주자로

“안녕하세요? IT 스타트업을 막 시작한 풋내기 창업자입니다.”

김용현 대표가 2015년 6월 인터넷 블로그에 쓴 인사말이다. 13년간 회사 생활을 마치고 스타트업을 시작한 이유 중 하나로 “기존(회사) 틀을 모두 깨고 새로 시작할 수 있어서”를 들었다. “출시 제품이 쫄딱 망하고, 자금이 말라 스트레스로 멘붕이 되기 시작하면 아마 이 순진무구한 글을 보면서 헛웃음을 지을지도 모른다”면서도 “저희 회사의 공동창업자가 창업자에서 회사원 생활을 거쳐 두 번째 창업하는 걸 보면 분명 스타트업에는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풋내기 창업자의 스타트업 시작하기’를 연재하던 그는 6년 만에 ‘유니콘 대표’로 우뚝 섰다. 장기적으로는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20억 명이 쓰는 앱 만들기를 꿈꾼다. 현재 당근마켓은 2019년 영국에 ‘캐롯’(Karrot·당근마켓 해외서비스명)을 론칭한 이후 미국, 캐나다, 일본 총 4개국 72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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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07호 (p20~21)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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