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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아닐세” 집값 폭등에도 공매 절차 ‘쓴맛’ 前 대통령들

文 집권 후 이명박·전두환·박근혜 順 사저 시세↑… 李 논현동 주택 2배 올라 116억 원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내 집 아닐세” 집값 폭등에도 공매 절차 ‘쓴맛’ 前 대통령들

“식사가 6시 40분에 된다는대요.”

7월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한 개인주택 담벼락 너머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곳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다. 건물 연면적이 419.56㎡에 달한다. 본채와 정원이 각각 부인 이순자 씨와 옛 비서관 이택수 씨 명의로 등기됐다. 전 전 대통령은 향후 이곳에서 더는 식사를 못 할 수도 있다. 검찰이 해당 부동산에 대해 공매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두환·이명박·박근혜 줄줄이 사저 공매 절차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에서 내란·뇌물수수 등 혐의가 확정돼 2205억 원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추징금 납부가 지지부진하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연희동 사저를 추징해 2018년 12월 공매에 붙였다. 당초 51억3700만 원에 낙찰됐으나 전 전 대통령 측과 검찰이 법적 공방을 이어가면서 추징은 답보 상태다. 검찰은 6월 23일 기준,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체 추징금의 56%인 1235억 원을 환수했다. 7월 1일 경남 합천군에 있는 전 전 대통령의 선산을 공매해 10억5350만 원에 낙찰하기도 했다.

‘사저 공매’는 전 전 대통령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역시 공매에 넘겼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온라인 공매 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7월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는 111억5600만 원에 낙찰됐다. 감정가(111억2619만 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대금 납부 기한은 8월 4일이며 낙찰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 원, 추징금 57억8000만 원 형이 확정된 바 있다. 검찰은 2018년 이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실명 및 차명재산에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이에 법원이 논현동 사저와 부천공장 건물 등을 동결했다. 논현동 사저는 건물 연면적이 1199.86㎡에 달해 추징된 전임 대통령 사저 중 가장 넓다.



박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국정농단 등 혐의로 확정판결을 받은 후 215억 원 상당의 벌금과 추징금을 내지 않아 서울중앙지검이 3월 내곡동 사저를 압류했다. 내곡동 사저의 감정가는 31억6554만 원으로 책정됐다. 건물 연면적은 570.66㎡이다.

이들 전직 대통령은 집을 빼앗길 상황에 처해 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사저의 부동산 값이 크게 올랐는데도 공매 대상이 됐다. 특히 이명박,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는 가격이 많이 상승했다. 박 전 대통령 사저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 이 전 대통령 사저뿐 아니라 박 전 대통령 사저도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공시가 9억 원 이상 주택. 더불어민주당은 공시가 상위 2% 주택으로 종부세법 개정 추진 중)이다.

이명박 사저는 등기상 ‘한 지붕 두 가족’ 될 수도

‘서울 부동산정보조회시스템’ 기준 전두환,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의 부동산 값은 현 정부 들어 2배 가까이 올랐다. 2017년 1월 1일 57억3000만 원으로 책정된 이 전 대통령 논현동 사저의 개별주택가격은 올해 1월 1일 115억7000만 원이 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2배 넘게 뛴 셈이다.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 역시 같은 기간 개별주택가격이 18억1000만 원에서 81% 증가해 32억7600만 원이 됐다. 다만 연희동 사저의 경우 공매 과정에서 감정가(102억 원)와 서울부동산정보조회시스템의 시세 차이가 있는 만큼 실제 상승분은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4월 28억 원에 매입한 박 전 대통령의 사저는 감정가 기준 13% 정도밖에 안 올랐다.

이 전 대통령 사저의 경우 서울지하철 7호선 학동역과 인접했고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해 집값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사저는 역에서 1.6km가량 떨어져 있다. 부동산 가격 인상 폭이 크게 차이 나면서 추징금 변제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뒤처지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향후 공매 과정에서도 두 전직 대통령과 다른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사저는 배우자 등 주변 사람 명의로 돼 있거나, 공동명의로 등록됐다. 이를 토대로 검찰의 공매 처분에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연희동 사저의 경우 부동산 명의자인 전 전 대통령의 아내 이씨와 옛 비서관 이씨가 지난해 11월 법원에 이의 신청을 해 본채와 정원은 압류가 취소됐다. 부동산 매입 시기가 대통령 취임 전이고, 제3자 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한 만큼 불법재산으로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채권자 대위 소송을 통해 부동산 명의를 전 전 대통령 앞으로 변경한 후 추징금을 환수할 계획이다.

논현동 사저 지분을 절반 보유하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씨 역시 7월 2일 서울행정법원에 캠코를 상대로 공매 처분 무효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해당 건물에는 이 전 대통령의 가족이 거주하고 있다”며 “만약 공매 처분 절차가 계속될 경우 낙찰인이 건물 지분 절반에 대한 지분권을 취득해 가족의 주거환경에 심각한 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와 달리 내곡동 사저를 단독으로 소유했다. 사저에 관한한 ‘경제공동체’가 없는 까닭에 두 전임 대통령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동생 박지만 씨 측이 공매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집을 낙찰받는 방식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곡동 사저 1회차 공매 입찰은 8월 9일부터 사흘간 진행된다.





주간동아 1297호 (p4~5)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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