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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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만보

진짜로 기자들이 이래?

영화 50여 편 속 진짜와 가짜 언론의 민낯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21-07-0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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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영화 속 저널리즘
    권순택 지음/ 한울/ 496쪽/ 4만9500원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일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볼 때면 드는 생각이다. 진실 추구가 소명인 저널리즘이 소재라면 더더욱. ‘시민 케인’ ‘백악관을 무너뜨린 사나이’ ‘프로스트 vs 닉슨’ ‘트루스’ ‘스포트라이트’…. 당장 저널리즘을 소재로 한 작품 하면 떠오르는 제목들이다. 때론 기자마저 사실로 혼동할 법한 저널리즘 영화 속 사실과 허구를 32년 경력 저널리스트가 요목조목 ‘팩트 체크’했다.

    “기자는 뭐든지 의심하고 확인하는 습관이 몸에 배야 한다.”



    책의 바탕이 되는 말이다. 저자는 기자, 해외 특파원, 논설위원, 언론중재위원, 신문윤리위원을 지냈다. 대학 강단에서 저널리즘을 가르치기도 했다. 저술을 위해 직접 보고 소개한 저널리즘 영화는 관련 영화까지 합해 50여 편에 달한다. 1930년대 영화부터 국내 미개봉작까지 두루 다룬 책으로, 대표적인 저널리즘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 속 명장면과 명대사를 발견하는 재미는 덤.

    이 책은 저널리즘 영화의 바탕이 된 실화와 사건·사고, 언론인이 일하는 방식, 언론사 내부 분위기 등 영화 속 저널리즘 세계와 현실이 어떻게, 얼마나 다른지 오랜 기자 생활을 바탕으로 가감 없이 들려준다. 바람직한 저널리즘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의식도 놓치지 않는다.

    좀 더 심도 있는 저널리즘 관련 주제는 별도로 다뤘다. 한국 기자의 탄생, 익명의 취재원, 사실과 진실, 대표적인 기사 조작·표절 사건, 내부 고발자, 위장 취재의 역사와 논리, 6·25전쟁과 퓰리처상, 여성 최초 퓰리처상 수상자 등이다. 한국 언론이 영화와 관련된 사실을 오해했거나 잘못 알려진 것을 기사화한 오보 사례도 다양하게 소개했다.

    일반 독자라면 TV와 신문, 잡지로 접한 언론 세계의 흥미롭고도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기회가 될 테고, ‘큰 기자’를 꿈꾸는 저널리스트라면 몸담고 있느라 잊었던 저널리즘의 다양한 모습을 재발견하면서 그 의미를 되짚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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