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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공정위 상대로 행정소송… 역대급 과징금에 쏠린 눈

  • 윤혜진 칼럼니스트

SPC그룹, 공정위 상대로 행정소송… 역대급 과징금에 쏠린 눈

정진욱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지난해 7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업집단 SPC 계열 회사들이 SPC삼립을 장기간 부당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647억 원을 부과하고 총수와 경영진, 법인을 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정진욱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지난해 7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업집단 SPC 계열 회사들이 SPC삼립을 장기간 부당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647억 원을 부과하고 총수와 경영진, 법인을 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와 647억 원 과징금 폭탄을 맞은 SPC그룹의 본격적인 법정 싸움이 시작됐다. 지난해 7월 공정위는 SPC그룹이 경영 승계를 위해 계열사를 이용한 통행세 거래로 총수 일가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며 과징금 647억 원을 부과했다. 이에 SPC그룹은 1월 공정위를 상대로 이 같은 조치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 5월 26일 취소소송 1차 변론에 참석했다. 원고(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 SPL, 비알코리아, 샤니, SPC삼립) 측 소송대리인은 법무법인 지평과 바른이, 피고인 공정위 측 소송대리인은 법무법인 봄이 맡았다.

이번 1차 변론은 다소 싱겁게 끝났다. 통행세 혐의가 적용되는 기간이 2011년부터 2018년까지로 장기간인 탓이다. 지평의 담당 변호사는 “내용이 방대하다 보니 절차 진행에 대해 의견을 달라는 정도였다. 내용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앞으로 SPC삼립의 역할을 밝히는 게 핵심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할 수 있으나, 향후 재판부 요청에 달린 문제라 아직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공정위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 2차 변론은 7월 14일에 열린다.

실제 이득이라고 본 414억 원보다 큰 과징금, 왜?

일단 과징금 647억 원은 역대 기업 부당 지원 내부거래 과징금 중 액수가 가장 크다. 공정위는 SPC삼립 291억4400만 원, 파리크라상 252억3700만 원, SPL 76억4700만 원, 샤니 15억6700만 원, 비알코리아 11억500만 원을 부과했다. 이는 지난해 공정 거래 관련 10개 법률을 13회 어겨 가장 많이 위반한 기업으로 꼽힌 금호아시아나의 과징금 321억 원보다도 2배나 많다. 또한 지난해 공정위 기업집단국이 부과한 총 과징금 1407억1400만 원의 약 45.6%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지원주체(파리크라상 등)뿐 아니라 지원객체(삼립)에도 과징금을 부과했고, 일부 피심인은 법 위반 전력이 있어 가중 처리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재 공정위와 SPC그룹 간 주요 쟁점은 △승계 목적 및 총수 관여 관련 △통행세 거래 관련 △판매망 저가 양도 및 상표권 무상 제공 관련 △밀다원 주식 저가 양도 관련 △기타(소비자 후생, 공정거래 저해성) 등 총 5가지다.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먼저 왜 부당 지원 대상이 SPC삼립인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SPC그룹은 지주회사격인 파리크라상(총수 일가 지분 100%)을 통해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파리크라상의 2세 지분을 늘릴 필요가 있다. 공정위는 SPC그룹이 이를 위해 상대적으로 2세 지분이 많은 삼립의 주식가치를 높인 후 파리크라상에 현물 출자하거나 파리크라상 주식으로 교환하는 방법으로 파리크라상의 2세 지분을 늘리려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SPC그룹 측은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가 목적이라면 차라리 비상장사인 파리크라상을 지원하는 게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SPC삼립의 주식가치 제고를 통한 승계 방식이 파리크라상의 지분을 양도하는 것보다 더 비용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SPC그룹 내부에서도 삼립 주가에 따른 여러 가지 승계 방법을 검토한 것으로 드러나 SPC삼립에 대한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행세’로 인한 가격 상승 피해는 결국 소비자 몫

SPC삼립을 둘러싼 ‘통행세’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통행세란 거래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이 없는 계열사를 끼워 넣어 챙기는 마진을 뜻한다. 현재 SPC그룹은 밀가루, 액란 등 제빵 원료를 생산하는 계열사(밀다원·에그팜 등 8개사)와 빵을 만드는 계열사(파리크라상·비알코리아·SPL) 사이에 SPC삼립이 껴 있는 구조다. 공정위에 따르면 SPC삼립은 아무런 역할 없이 7년간 평균 210개 제품에 연평균 9% 마진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SPC그룹은 원료 공급 루트를 단일화한 이유에 대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체계뿐 아니라 원료 안정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적받은) 7년간 연구개발·영업·마케팅 인건비로 쓴 비용만 256억 원”이라며 SPC삼립의 역할을 강조했다.

결국 쟁점의 핵심은 ‘SPC삼립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소송에서 SPC삼립의 역할이 없다고 판명되면 SPC그룹은 사면초가에 빠진다. 통행세에 관여한 총수들의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소비자와 가맹점주, 관련 주주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힌 악덕 기업으로 찍힌다. 통행세로 인해 늘어난 원재료 값 부담은 가맹점 출하가와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더 좋은 거래 조건을 포기한 기업은 당연히 피해를 보고 매출 타격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관련 기업 주주까지 피해를 보는 셈이다.

한편 공정위가 패소할 경우에는 ‘본보기’ 차원에서 무리하게 나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2015년부터 4년간 공정위가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은 3조1980억 원이며, 이 중 소송 패소나 직권 취소를 이유로 기업에 돌려준 환급액은 1조153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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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292호 (p32~33)

윤혜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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