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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과 달라진 안철수 생존 조건, 올해엔 상식적 선택 할까” [이종훈의 政說-14]

  •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 ‧ 정치학 박사

“10년 전과 달라진 안철수 생존 조건, 올해엔 상식적 선택 할까” [이종훈의 政說-14]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동아db]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동아db]

서울시장 출마 선언 이후 분위기가 좋다. 여론조사 결과도 긍정적이다. 일단 진입에는 성공한 셈이다. 스스로 잘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다음 단계의 과제는 뭘까? 과거 ‘안철수 신드롬’을 형성했던 지지세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맞다. 지지율! 지지율! 지지율! 소수정당 대표이기 때문에 더욱 더 처음도 지지율이고 끝도 지지율이어야 살 길이 열린다.

2011년 안철수 현상의 실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 대표의 초반 지지율은 30% 후반으로 40%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한국갤럽이 중앙일보의 의뢰를 받아 2011년 9월 3일 서울시민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은 10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39.5%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리얼미터가 MBC의 의뢰를 받아 2011년 9월 4일 서울시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37.4%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차후 안 대표가 양보하면서 당선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당시 지지율은 각각 3.0%, 2.1%에 불과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2020년 12월 19~20일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안 대표는 17.4% 지지율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5%p. 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반면에 리얼미터가 YTN·TBS의 의뢰로 2020년 12월 29~30일 서울시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안 대표는 24.9%로 1위를 차지했다(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같은 1위지만, 추세적으로 상승 기조를 타고 있는 것이 눈에 띤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획득한 득표율 19.5%도 돌파했다. 그래도 2011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국민의당 3자 구도에서 2등을 할 정도는 되지만, 1등을 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으로 평가내릴 수 있을 것이다. 단기간에 2011년 수준만큼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할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당시 안 대표는 범진보 진영 후보였다. 지금은 범보수 진영 후보다. 지금보다 중도 정치에 대한 기대감도 상대적으로 높았던 시기다. 확고한 중도층의 지지 위에 진보층의 지지가 더해진 결과가 2011년 ‘안철수 현상’의 실체다. 

지금은 중도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당시만 못하다. 여전히 30% 가량의 중도층이 존재한다고 보지만, 응집력은 많이 떨어진 상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보수층이 2011년 당시 진보층처럼 안 대표에 대해 지지를 해줄 지도 의문이다. 더욱이 현재의 지지율은 단일화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이 낮아진다면, 보수층은 상당수 회귀할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일단 국민의힘 후보자와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유리하다. 안 대표에게는 대략 네 가지의 선택지가 있다고 본다. 첫째, 국민의당 후보로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다. 둘째,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르는 것이다. 셋째,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서 승리한 자와 제3지대에서 단일화 경선을 치르는 것이다. 이른바 ‘순차 경선’ 방식이다. 넷째, 국민의힘 경선 출마자들과 함께 공동 경선을 치르는 것이다. 이른바 ‘원샷 경선’ 방식이다.



안철수 앞에 놓인 4개의 선택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동아db]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동아db]

첫째, 국민의당 후보로 나서 끝까지 완주하는 방안은, 3자 구도에서도 승리를 할 수 있을 때 의미를 지닌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 때 사용했던 전략이다. 당시 안 대표는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해 3위를 차지했다. 이번에도 그때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설령 2등을 하더라도 큰 차이는 없다. 국민의당 국회의원 의석수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상징적 저력만 보여줄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을 활용해 재보선 이후 국민의힘과 통합 과정 또는 선거연대를 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더 인정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정계 입문 이후 10년 간 안 대표가 보여준 ‘지루한 반복’을 이어가는 경로다. 안 대표 때문에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했다고 생각할 국민의힘이 통합하자고 들지도 의문이다. 

넷째, 국민의힘 경선 출마자들과 함께 공동 경선을 치르는 방안은 국민의힘 출마자들이 일단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도 마찬가지 생각일 것이다. 가능한 독자적으로 후보를 내고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 없이 본선을 치르길 바랄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를 볼 때, 국민의힘 내 서울시장 후보군은 안 대표에 오차범위 밖으로 뒤지는 양상이다. 국민의 힘 후보군의 숫자도 많다. 1차 경선을 거쳐 후보군을 추린 뒤 본 경선을 치를 때 안 대표를 합류시켜 공동 경선을 치르더라도 국민의힘 후보군이 여전히 불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도 일단 당내 경선은 국민의힘 후보군만으로 치르려 할 것으로 봐야 한다. 

결국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셋째 방안이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후보가 경선 이후에도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대표에게 현격하게 뒤지는 결과가 나온다면, 불가피하게 단일화를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경선 이후 국민의힘 후보자의 지지율이 여타 후보의 지지율까지 흡수해 상승기류를 탄다면, 그래서 안 대표의 지지율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이조차 성사되지 않을지 모른다. 안 대표로서도 승리가 확실히 보장되지 않는다면 공동 경선에 임할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공동 경선에 들어갈 것인지 여부는 결국 정치적 결단의 문제다. 경선에서 지더라도 얻는 것이 있다는 판단을 전제로 한 결단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김종인 위원장의 발언 기조가 변한 점도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1월 5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일반 시민들이 단일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기 때문에 국민의힘도 단일화를 해야 된다는 것에 대해 절대로 반대하지 않는다. … 최종적으로 후보 등록 직전에 야권이 서로 협의를 해서 단일화할 수 있으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대표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김 위원장이다. 그런데 변했다. 발언 내용으로 봐서는 일단 ‘순차 경선’을 우선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김 위원장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단서를 달긴 했다. 안 대표와 단일화가 그다지 내키진 않는다는 뜻이다. 

차라리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르는 방안, 곧 앞서의 두 번째 대안도 한 선택지다. 호랑이 입으로 들어가는 전략이다. 이 경우에도 단점은 있다. 국민의당 골수 지지세력 중에는 이를 반대할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끝까지 독자 노선을 주장하는 이들이다. 이런 희생을 감수하고 입당을 해서 경선을 치른 끝에 패배하는 경우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이 또한 입당하지 아니 한 것만 못한 결과다. 국민의힘 재보선 공천관리위원회가 1월 5일 예비경선을 당원 투표와 일반시민 여론조사로 하고, 본 경선을 100% 일반시민 여론조사로 하자는 의견을 둘러싸고 격론을 벌였다고 한다. 안 대표의 입당을 고려한 논의가 아닌가 한다. 입당을 하더라도 경선 승리 가능성을 열어주겠다는 의사를 이런 식으로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차라리 들어와서 경선에 임하라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방침하고도 일맥상통한다.

제3지대 대표적 대선주자

안 대표는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르더라도 단신 입당보다는 합당 방식을 선호할 것이다. 지분을 인정받는 방식이다. 그래야 설령 서울시장 후보자 경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이후를 내다볼 수 있다. 대선주자로서 행보를 이어가는 경우와 국민의힘 대표로 나서는 경우다. 전자는 차기 대선에 나서는 경로고, 후자는 차차기 대선에 나서는 경로다. 통상적으로 지분은 공천 지분을 의미한다. 이번 재보선에서 국회의원 또는 자치단체장 공천 지분을 일부 인정받거나 차기 총선에서 지분을 인정받는 방식이다. 당 대표가 된다면, 결국 차기 총선 공천 지분을 인정받는 셈이다. 결국 이것도 안 대표의 지지율과 관련이 깊다. 현재의 지지율이 계속 유지된다면, 김종인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합당 방식을 수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물론 애매한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안 대표의 지지율이 급락해 5~10% 내외에 머무는 경우다. 안 대표가 중도 포기하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수 있지만, 끝까지 완주하면 국민의힘 후보가 패배하는 경우다. 이때에는 국민의힘이 단일화보다는 선거연대를 제안할 것으로 봐야 한다. 안 대표 입장에서는 도와주고 빠지는 방안이다. 안 대표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에 해당한다. 당연히 입당을 한 것보다 못한 경우다. 이때는 굴욕적 조건으로라도 국민의힘에 합류할 것인지를 다시 고민해야 한다. 또는 독자노선을 차기 대선이나 총선 때까지 이어갈 것인지도 재차 고민해야 한다. 정치는 생물이다. 중도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상승세를 탈지도 모르기 때문에, 끝까지 버티는 전략이다.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분석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안 대표의 정치적 종착지는 대선이다. 서울시장 출마는 경유지에 해당한다. 그래서 본인의 대선주자로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가정도 해봐야 한다. 이렇게 전제하면, 이번 재보선에서 안 대표는 국민의힘 후보자를 서울시장에 당선되도록 하는 도우미 역할을 잘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기여를 바탕으로 재보선 이후 국민의힘과 합당을 성사시킨다면, 제3지대 신당의 대표적 대선주자로서 자리매김이 가능할 것이다. 이 경우 서울시장 출마 선언 이후 획득한 지지세에도 더 탄력이 붙을 것이다. 한번 불이 당겨지면, 보수 지지층은 출마가 불확실한 윤석열보다는 안철수를 더 선호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의외로 ‘철수’를 전제로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단 생각이다. 

정치는 살아 움직인다고 한다.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안철수 대표 앞에는 이번에도 다양한 선택지가 놓였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성공할 수도 있고 망할 수도 있다. 이것이 곧 정치력이다. 안 대표는 그동안 결정적 순간에 비상식적 선택을 하는 오류를 반복해왔다. 이번에도 지지자들은 조마조마할 것이다. 언제 ‘안철수 병’이 도져 또 다시 획 돌아설지 불안할 것이다. 이 불안감이 확신으로 바뀔 때 비로소 안철수 신드롬이 다시 불 것이다. 지금은 초입 단계다. 안철수 대표가 너무 흥분해서는 안 될 시점인 이유다.





주간동아 12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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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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