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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의 미식세계

재료가 남다른 소시지, 연말 파티에도 제격

  •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재료가 남다른 소시지, 연말 파티에도 제격

1 서울 한남동 ‘미트로칼’의 생소시지. 2 씹는 맛이 좋은 훈제소시지. 3 통째로 구워 먹어야 맛있는 생소시지. [사진 제공·미트로칼]

1 서울 한남동 ‘미트로칼’의 생소시지. 2 씹는 맛이 좋은 훈제소시지. 3 통째로 구워 먹어야 맛있는 생소시지. [사진 제공·미트로칼]

요즘 우리 주변에는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넘쳐난다. 바로 스마트폰 덕분이다. 태어나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지역의 밥집을 훤히 알고, 농토를 밟아본 적도 없으면서 밀알과 쌀알에 관해 묻고 답할 수 있다. 하루에 수백 혹은 수천만 가지씩 생산되는 이야기 가운데 기억되고, 회자되며, 이어지는 것에는 비슷한 점이 있다. 예를 들어 내 속의 선함을 끌어내는 참여, 내 취향을 알아주는 물건, 내 삶에 양분이 되는 배움처럼 대체로 핵심은 ‘나’에게 있다. ‘나심비’라는 말이 있다. ‘나+심리+가성비’를 합친 말로 내가 만족할 수 있다면 기꺼이 낼 수 있는 비용을 뜻한다. ‘나(me)’와 ‘경제(economy)’라는 단어를 합친 ‘미코노미(meconomy)’나 ‘포미(for me)족’과도 의미가 비슷하다. 

스스로 먹을 것을 선택하는 기준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제각각 선별 기준을 세우고 지키는 이가 꽤 많다. 이런 기준은 먹을거리를 소비하는 사람뿐 아니라 생산자에게도 해당된다. 작은 규모에서 적은 양을 생산하는 수제식품 생산자가 대부분 그렇다. 그들은 맛과 함께 신념을 판다. 

‘소시지’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밝은 면에는 ‘맛있다’가, 어두운 면에는 ‘과연 건강할까’가 보인다. 소시지의 어두운 면은 방부제를 비롯해 각종 화학 첨가제와 색소, 밀가루 등이 메우고 있다. 이런 불안함을 해결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채소와 과일을 고르듯 신선한 소시지를 선택하면 된다.


신선하고 건강한 맛의 생소시지

4 소시지와 햄으로 차린 다양한 보드. 5 돼지 뒷다리살로 만든 햄. [사진 제공·미트로칼]

4 소시지와 햄으로 차린 다양한 보드. 5 돼지 뒷다리살로 만든 햄. [사진 제공·미트로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아담하게 자리한 육가공품 전문점 ‘미트로칼’에 가면 신선한 소시지가 있다. 바로 ‘프레시 소시지’로 생소시지를 말한다. 돼지고기와 지방에 소금, 허브, 개성 있는 맛을 선사할 몇 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다. 생고기가 주재료라 애초에 유통기한이 길지 않으니 방부제가 필요 없다. 기름이나 직화로 지글지글 구워 먹어야 제맛인데, 조리 과정에서 풍부한 육즙과 육향, 부재료의 맛과 향이 어우러지니 다른 조미료도 필요 없다. 탱탱하게 잘 익은 생소시지는 고기 입자가 살아 있어 씹는 맛이 좋다. 또한 입자 사이사이로 육즙과 고소한 기름 맛이 쪽쪽 배어 나와 감칠맛이 그만이다. 생소시지 종류로는 남해 특산품인 마늘을 넣은 것, 고춧가루로 알싸한 맛을 더한 것, 여러 가지 허브가 풍성히 들어간 정통 독일식 등이 있다. 겨울 한정으로 버섯과 팔각으로 맛과 향을 낸 버섯소시지, 문경 사과를 졸여 넣은 사과소시지도 나온다. 생소시지를 맛있게 굽고 싶다면 칼집을 내는 일은 피하자. 익기 전 칼집을 내면 육즙과 맛이 줄줄 새어나온다. 모양을 내고 싶다면 잘 구운 뒤 바삭해진 껍질에 살짝만 칼집을 낸다. 

훈제소시지는 열기보다 연기로 은은하고 섬세하게 향을 입히는 콜드 스모킹 방식으로 완성된다. 1000여 년 전부터 소시지 생산지로 이름난 독일 ‘레겐스부르거 방식의 소시지’, 친숙한 이름에 부드러운 맛이 나는 ‘비엔나소시지’, 무항생제 한우와 국산 돼지고기를 섞어 만든 ‘복부어스트’, 손가락처럼 가늘고 긴 모양의 ‘카바노치’가 있다. 특히 카바노치를 추천하고 싶은데, 육포보다 말랑하고 구수하며 짜지 않아 한 개씩 들고 야금야금 뜯어 먹기 좋다. 물론 도톰하게 썰어 여럿이 나눠 먹어도 맛있다. 



훈제소시지 중 몇 가지에는 ‘아질산염’이 첨가된다. 아질산염은 소시지의 보존 기간을 길게 하고, 훈연 효과를 높이며, 변색을 막고, 식중독균의 번식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저장시설이 없던 시절에는 소금을 듬뿍 넣어 소시지를 보존했으나 요즘은 아질산염이 짠맛은 줄이면서 소금의 역할을 대신한다. 다만 고온에서 오랫동안 가열하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조리 과정이 거의 필요 없거나, 유통 기한이 긴 소시지에만 소량 넣는다. 

‘미트로칼’에서 사용하는 돼지고기는 전북 정읍 농장에서 NON-GMO(유전자조작 농산물을 사용하지 않은 식재료) 사료를 먹고 자라 무항생제 인증을 받았다. 쇠고기 역시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것만 사용한다. 소시지 부재료는 국내 농부가 제철에 생산한 건강한 원료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레시피에 활용한다.


파테·모르타델라…다양한 스페셜 메뉴

6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좋은 파테. 7 겨울에만 잠깐 맛볼 수 있는 버섯소시지. 8 돼지 뒷다리살 햄, 모르타델라, 브레드미트, 훈제소시지로 차린 보드. [사진 제공·미트로칼]

6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좋은 파테. 7 겨울에만 잠깐 맛볼 수 있는 버섯소시지. 8 돼지 뒷다리살 햄, 모르타델라, 브레드미트, 훈제소시지로 차린 보드. [사진 제공·미트로칼]

길쭉한 형태의 소시지가 기본 메뉴라면 스페셜 메뉴로는 ‘파테(pate′)’가 있다. 동물 간으로 만든 요리인데, ‘미트로칼’에는 돼지와 닭 간으로 만든 것이 있다. 싱싱한 간에 버터, 술, 허브, 소금과 다른 고기나 햄을 넣고 곱게 간 뒤 완전히 익혀 만든다. 단단한 크림 같은 질감에 구수한 맛과 향이 일품이다. 빵에 두툼하게 펴 발라 맛보면 대적할 만한 스프레드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돼지 간 파테는 도톰하게 썰어 빵에 올려 샌드위치처럼 먹을 수 있다. 이때 씨겨자, 양배추 절임, 다진 양파나 피클 등을 곁들이면 맛있다. 닭 간 파테는 의외로 달콤한 재료와 잘 어울리니 잼, 꿀, 말린 과일과 함께 맛보면 된다. 

한입 크기의 지름으로 작게 만든 부드러운 햄 ‘모르타델라’는 두 가지 맛이 있다. 향신료가 강한 코르도바풍, 부드러운 리옹풍으로 나뉜다. 누구라도 좋아할 담백하고 맛좋은 돼지 뒷다리살 햄, 빵틀에 넣어 구운 말랑하고 보드라운 브레드미트, 삼겹살 대신 등심으로 만들어 씹는 맛이 좋은 캐나다 스타일의 베이컨도 있다. ‘미트로칼’에서 만드는 다양한 소시지와 육가공품을 활용한 요리도 매장에서 맛볼 수 있다. 이곳의 제품들로 자신만의 파티 보드를 만들거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골라 소량씩 맛보고 싶다면 주인에게 문의하자. 취향과 입맛, 자리에 알맞은 고기 테이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윤유경 ‘미트로칼’ 대표
‘미트로칼’에서 소시지를 만드는 윤유경 대표는 비영리단체인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에서도 일하고 있다. 소시지 만드는 법은 독일 식육 마이스터인 임성철 씨로부터 배웠다. 세계적 식육 육가공 박람회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식육박람회(IFFA)에 참가한 윤씨는 한국 식재료를 넣어 만든 소시지 4종류를 출품했고,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그가 만드는 통통한 소시지에는 확고한 음식 철학과 노력은 물론, 여러 농부의 땀까지 꽉 들어차 있다. 

연말 파티에 어울리는 보드 아이디어가 있다면. 

“생소시지 1종류, 그대로 썰어 먹는 뒷다리살 햄이나 브레드미트, 훈제소시지 2종류 정도를 준비한다. 사과, 포도, 멜론 같은 단맛이 좋은 과일과 견과류, 그리고 부드러운 맛의 치즈 1~2종류, 바삭한 빵이나 크래커를 함께 낸다. 음식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모인다면 파테를 꼭 맛보자.” 

어디에서 구입할 수 있나. 

“서울과 일산 지역이라면 전화로 주문해 당일 퀵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이 가능하다. 모든 주문은 인원과 가격, 입맛에 맞춰 제품 구성을 할 수 있고, 원한다면 햄 종류는 얇게 썰어 포장해준다. 한남동 매장에서는 요리를 주문해 먹을 수 있으며, 술을 가져와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인당 코르크 비용은 5000원이다.” 

주소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39






주간동아 2019.12.13 1218호 (p78~80)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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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3

열날 때 이 마스크 쓰면 큰 일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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