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80% 이상 밑그림이 그려졌습니다. 나머지는 소속 리그에서의 활약 정도와 월드컵 직전 몸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죠.”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허정무(55) 감독의 얘기다. 지구촌 최대 스포츠축제 월드컵이 100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코칭스태프도 바빠졌다. 허 감독은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22·볼턴)이 활약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박주영(25·AS모나코)이 있는 프랑스 리그, 기성용(21·셀틱)의 스코틀랜드 리그까지 코칭스태프나 전력분석관 등을 보내 꼼꼼히 살필 계획. 최근 시즌이 시작된 K리그 역시 중요한 점검 대상이다.
선수들도 분주해졌다.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월드컵 무대에 서기 위한 노력이 눈물겹다. ‘라이온 킹’ 이동국(31·전북 현대)은 “더 이상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 늘 꿈에서 그렸던 무대를 이번엔 반드시 밟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대표팀 신예 골잡이 이승렬(21·FC서울)도 “나이는 어리지만 월드컵 무대를 양보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선배들과 당당히 경쟁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허정무호에 승선할 수 있는 선수는 단 23명.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개막 한 달 전인 5월12일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에 대표팀 예비명단 30명을 제출해야 한다. 23명의 최종 엔트리 제출 시한은 개막 2주 전인 5월 말.
박주영과 호흡 맞출 킬러는?
가장 관심이 쏠리는 포지션은 역시 공격 라인. 대표팀의 주전공격수 한 자리는 박주영이 예약했다. 그는 얼마 전 오른쪽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올 시즌 리그에서만 8골을 뽑아내는 등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기 라콩브 모나코 감독한테서도 “뛰어난 반사신경과 위치 선정은 세계 정상”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허 감독도 “국내 다른 공격수들도 박주영의 골 결정력과 영리한 움직임을 배워야 한다”며 칭찬에 나섰다.
문제는 나머지 공격 라인. 일단 이근호(25·주빌로 이와타)도 승선이 거의 확실하다. 박태하 대표팀 코치는 “근호의 빠른 스피드와 한 박자 앞선 슈팅은 본선 경쟁력이 충분한 무기”라고 높게 평가했다. 다른 공격수 자리를 놓고 안정환(34·다롄 스더)과 설기현(31·포항 스틸러스), 이동국, 이승렬, 노병준(31·포항)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안정환과 설기현은 풍부한 경험을 무기로 승선을 꿈꾼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이 둘은 선발이 아니더라도 조커로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안정환은 두 번의 월드컵 본선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 게 매력”이라고 전했다.
이동국의 승선 여부도 관심사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한 그는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 직전엔 부상으로 낙마했다. 그는 지난 시즌 K리그에서 20골로 득점왕을 차지, 화려하게 부활하며 대표팀에 재승선했다. 하지만 문제는 허 감독의 냉담한 평가. 서형욱 MBC해설위원은 “좀더 부지런한 플레이와 확실한 골 결정력을 요구하는 허 감독의 기대치에 이동국이 못 미치는 게 사실”이라며 “남은 기간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느냐가 숙제”라고 말했다.
든든한 허리·그물망 수비망 윤곽
미드필드 라인 주전 윤곽은 거의 드러났다. 박지성-김정우(28·광주 상무)-기성용-이청용으로 이어지는 든든한 허리 라인은 대표팀의 자랑. 허 감독은 미드필더 기용에서 ‘월드컵 본선 경쟁력, 최근 컨디션, 공·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이들은 세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평가다.
캡틴 박지성은 시즌 초반 부상에 슬럼프까지 겹치며 경기 출전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부진이 이어졌지만 최근 자기 모습을 되찾았다. 본인도 “이제 80% 이상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월드컵 본선 기간엔 최고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인 상태. 유럽 진출 첫해 소속팀에서 주전 자리를 꿰찬 ‘쌍용’ 이청용과 기성용은 대표팀에서도 이미 핵심 자원이다. 국내파 김정우는 안정적인 수비와 경기조율 능력을 바탕으로 ‘허심(許心)’을 사로잡았다.
관심사는 오히려 백업 미드필더들의 경쟁이다. 현재까지는 경험 많은 김남일(33·톰 톰스크)과 ‘젊은 피’의 선두주자 김보경(21·오이타 트리니타),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김재성(27·포항)이 한발 앞서 있다. 하지만 조원희(27), 김두현(28·이상 수원 삼성), 구자철(21·제주 유나이티드), 신형민(24·포항) 등도 가능성이 충분하다. 발등 부상을 입은 염기훈(27·수원) 역시 회복 시기에 따라 승선 가능성이 크다.
수비 라인 밑그림도 어느 정도 그려졌다. 선발 중앙수비수로는 조용형(27·제주)과 이정수(30·가시마 앤틀러스)가 발을 맞출 전망. 조용형은 올해 6차례 A매치(잠비아·핀란드·라트비아·홍콩·중국·일본전)에서 모두 풀타임을 뛰며 허 감독의 총애를 확인했다. 신체조건이 좋고(키 184cm, 몸무게 74kg) 스피드, 수비 센스까지 발군인 이정수도 중앙 한 자리를 꿰찼다는 평가. 이 밖에 중앙수비수로는 곽태휘(29·교토상가)와 강민수(24·수원), 김형일(26·포항)이 있다. 이들 3명은 나머지 2자리를 놓고 주전 경쟁을 펼치게 된다.
왼쪽 선발 측면수비수로는 이영표(33·알 힐랄)의 발탁이 유력한 가운데 김동진(28·울산 현대)이 뒤를 받칠 전망. 신예 박주호(23·주빌로 이와타)도 패기를 무기로 자리를 넘보고 있다. 반대쪽 측면에선 오범석(26·울산)이 한발 앞선 가운데 차두리(30·프라이부르크)가 주전을 노린다. 주전 골키퍼로는 베테랑 이운재(27·수원)가 거의 낙점을 받았고 김영광(27·울산)과 정성룡(25·성남 일화)은 이운재의 백업 요원으로 승선이 확정적이다.
현재까지 허 감독이 생각하는 대표팀의 기본 포메이션은 4-4-2. 그러나 박주영과 꼭짓점을 이룰 만한 공격수가 보이지 않을 경우 3-2-4-1 또는 4-3-3 등으로 변경될 수도 있다. 실제 허 감독도 최근 “상황에 따라 박주영을 ‘원 톱’으로 놓고 대표팀의 풍부한 미드필더 자원을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포메이션은 경기에 따라 바뀔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선(先)수비-후(後)공격’ 전술을 펼칠 아르헨티나전에선 3-2-4-1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문가가 본 남아공월드컵 최종 엔트리(23명) 기상도
유력
이동국(전북)
이승렬(FC서울)
복병
안정환(다롄 스더)
설기현(포항)
노병준(포항)
유력
김보경(오이타 트리니타)
염기훈(수원)
김남일(톰 톰스크)
김재성(포항)
복병
조원희(수원)
신형민(포항)
김두현(수원)
구자철(제주)
유력
김동진(울산)
차두리(프라이부르크)
강민수(수원)
곽태휘(교토상가)
복병
김형일(포항)
박주호(주빌로 이와타)
*조사에 도움을 주신 분
신문선 명지대 교수
한준희 KBS해설위원
서형욱 MBC해설위원
박문성 SBS해설위원
신연호 SBS해설위원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허정무(55) 감독의 얘기다. 지구촌 최대 스포츠축제 월드컵이 100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코칭스태프도 바빠졌다. 허 감독은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22·볼턴)이 활약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박주영(25·AS모나코)이 있는 프랑스 리그, 기성용(21·셀틱)의 스코틀랜드 리그까지 코칭스태프나 전력분석관 등을 보내 꼼꼼히 살필 계획. 최근 시즌이 시작된 K리그 역시 중요한 점검 대상이다.
선수들도 분주해졌다.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월드컵 무대에 서기 위한 노력이 눈물겹다. ‘라이온 킹’ 이동국(31·전북 현대)은 “더 이상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 늘 꿈에서 그렸던 무대를 이번엔 반드시 밟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대표팀 신예 골잡이 이승렬(21·FC서울)도 “나이는 어리지만 월드컵 무대를 양보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선배들과 당당히 경쟁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허정무호에 승선할 수 있는 선수는 단 23명.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개막 한 달 전인 5월12일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에 대표팀 예비명단 30명을 제출해야 한다. 23명의 최종 엔트리 제출 시한은 개막 2주 전인 5월 말.
이르면 4월 말이 될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그 주인공이 누가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포지션은 역시 공격 라인. 대표팀의 주전공격수 한 자리는 박주영이 예약했다. 그는 얼마 전 오른쪽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올 시즌 리그에서만 8골을 뽑아내는 등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기 라콩브 모나코 감독한테서도 “뛰어난 반사신경과 위치 선정은 세계 정상”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허 감독도 “국내 다른 공격수들도 박주영의 골 결정력과 영리한 움직임을 배워야 한다”며 칭찬에 나섰다.
문제는 나머지 공격 라인. 일단 이근호(25·주빌로 이와타)도 승선이 거의 확실하다. 박태하 대표팀 코치는 “근호의 빠른 스피드와 한 박자 앞선 슈팅은 본선 경쟁력이 충분한 무기”라고 높게 평가했다. 다른 공격수 자리를 놓고 안정환(34·다롄 스더)과 설기현(31·포항 스틸러스), 이동국, 이승렬, 노병준(31·포항)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안정환과 설기현은 풍부한 경험을 무기로 승선을 꿈꾼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이 둘은 선발이 아니더라도 조커로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안정환은 두 번의 월드컵 본선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 게 매력”이라고 전했다.
이동국의 승선 여부도 관심사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한 그는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 직전엔 부상으로 낙마했다. 그는 지난 시즌 K리그에서 20골로 득점왕을 차지, 화려하게 부활하며 대표팀에 재승선했다. 하지만 문제는 허 감독의 냉담한 평가. 서형욱 MBC해설위원은 “좀더 부지런한 플레이와 확실한 골 결정력을 요구하는 허 감독의 기대치에 이동국이 못 미치는 게 사실”이라며 “남은 기간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느냐가 숙제”라고 말했다.
든든한 허리·그물망 수비망 윤곽
미드필드 라인 주전 윤곽은 거의 드러났다. 박지성-김정우(28·광주 상무)-기성용-이청용으로 이어지는 든든한 허리 라인은 대표팀의 자랑. 허 감독은 미드필더 기용에서 ‘월드컵 본선 경쟁력, 최근 컨디션, 공·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이들은 세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평가다.
캡틴 박지성은 시즌 초반 부상에 슬럼프까지 겹치며 경기 출전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부진이 이어졌지만 최근 자기 모습을 되찾았다. 본인도 “이제 80% 이상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월드컵 본선 기간엔 최고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인 상태. 유럽 진출 첫해 소속팀에서 주전 자리를 꿰찬 ‘쌍용’ 이청용과 기성용은 대표팀에서도 이미 핵심 자원이다. 국내파 김정우는 안정적인 수비와 경기조율 능력을 바탕으로 ‘허심(許心)’을 사로잡았다.
관심사는 오히려 백업 미드필더들의 경쟁이다. 현재까지는 경험 많은 김남일(33·톰 톰스크)과 ‘젊은 피’의 선두주자 김보경(21·오이타 트리니타),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김재성(27·포항)이 한발 앞서 있다. 하지만 조원희(27), 김두현(28·이상 수원 삼성), 구자철(21·제주 유나이티드), 신형민(24·포항) 등도 가능성이 충분하다. 발등 부상을 입은 염기훈(27·수원) 역시 회복 시기에 따라 승선 가능성이 크다.
수비 라인 밑그림도 어느 정도 그려졌다. 선발 중앙수비수로는 조용형(27·제주)과 이정수(30·가시마 앤틀러스)가 발을 맞출 전망. 조용형은 올해 6차례 A매치(잠비아·핀란드·라트비아·홍콩·중국·일본전)에서 모두 풀타임을 뛰며 허 감독의 총애를 확인했다. 신체조건이 좋고(키 184cm, 몸무게 74kg) 스피드, 수비 센스까지 발군인 이정수도 중앙 한 자리를 꿰찼다는 평가. 이 밖에 중앙수비수로는 곽태휘(29·교토상가)와 강민수(24·수원), 김형일(26·포항)이 있다. 이들 3명은 나머지 2자리를 놓고 주전 경쟁을 펼치게 된다.
왼쪽 선발 측면수비수로는 이영표(33·알 힐랄)의 발탁이 유력한 가운데 김동진(28·울산 현대)이 뒤를 받칠 전망. 신예 박주호(23·주빌로 이와타)도 패기를 무기로 자리를 넘보고 있다. 반대쪽 측면에선 오범석(26·울산)이 한발 앞선 가운데 차두리(30·프라이부르크)가 주전을 노린다. 주전 골키퍼로는 베테랑 이운재(27·수원)가 거의 낙점을 받았고 김영광(27·울산)과 정성룡(25·성남 일화)은 이운재의 백업 요원으로 승선이 확정적이다.
현재까지 허 감독이 생각하는 대표팀의 기본 포메이션은 4-4-2. 그러나 박주영과 꼭짓점을 이룰 만한 공격수가 보이지 않을 경우 3-2-4-1 또는 4-3-3 등으로 변경될 수도 있다. 실제 허 감독도 최근 “상황에 따라 박주영을 ‘원 톱’으로 놓고 대표팀의 풍부한 미드필더 자원을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포메이션은 경기에 따라 바뀔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선(先)수비-후(後)공격’ 전술을 펼칠 아르헨티나전에선 3-2-4-1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문가가 본 남아공월드컵 최종 엔트리(23명) 기상도
유력
이동국(전북)
이승렬(FC서울)
복병
안정환(다롄 스더)
설기현(포항)
노병준(포항)
유력
김보경(오이타 트리니타)
염기훈(수원)
김남일(톰 톰스크)
김재성(포항)
복병
조원희(수원)
신형민(포항)
김두현(수원)
구자철(제주)
유력
김동진(울산)
차두리(프라이부르크)
강민수(수원)
곽태휘(교토상가)
복병
김형일(포항)
박주호(주빌로 이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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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선 명지대 교수
한준희 KBS해설위원
서형욱 MBC해설위원
박문성 SBS해설위원
신연호 SBS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