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친구 권유로 ‘재미삼아’ 한국통신프리텔 주식 50주를 장외시장에서 주당 5만원에 샀던 회사원 김모씨(39)는 12월초 한국통신프리텔의 코스닥 등록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올 2월15일 코스닥 시장에서 주당 16만6000원에 팔아 580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렸기 때문.
김씨는 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었다며 지금도 아쉬워한다. 한통프리텔 주식은 코스닥 등록 직후 연일 상한가를 쳐 작년 12월18일 한때 30만원대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김씨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 팔지 않고 기다리다 오히려 손해를 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
90년대 중반부터 주식투자를 ‘조금씩’ 해왔던 김씨가 3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올린 ‘대박’을 터뜨린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김씨는 이때부터 ‘프리 코스닥 투자’(코스닥 등록을 앞둔 기업에 투자해 코스닥 등록후 높은 투자수익을 올리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김씨가 3월27일 개장된 제3시장에 높은 기대를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3시장 참여 기업들이 대부분 코스닥 등록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잘만 하면 한통프리텔처럼 또 한번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제3시장에서 대박을 꿈꾸는 것은 김씨뿐이 아니다. 최근 코스닥 및 제3시장에 특화하겠다고 선언한 교보증권 박영석 마케팅부장은 “제3시장 개장을 앞두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 투자설명회에서 투자자들의 제3시장에 대한 높은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었다.
투자자들의 이런 열기는 다른 증권사들이 잇따라 주최한 투자설명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현대증권과 한국경제신문이 4월3, 4일 이틀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동 주최한 벤처기업 설명회 ‘디지털 2000’이나 4월8일부터 사흘간 같은 장소에서 동아일보와 E쪱미래에셋증권이 공동 주최한 제3시장 박람회에도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백종일팀장은 투자자들의 이런 관심을 “더 많은 고기를 잡기 위해 강의 상류로 그물 들고 올라가는 격”이라고 표현했다. 대박이 터졌다는 소문을 듣고 코스닥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점점 더 ‘먹을 게’ 없어지자 다른 사람들이 아직 가지 않은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일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아예 벤처기업 창업 초기단계에서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사례라고 할 만하다.
투자자들뿐 아니다. 벤처기업들의 제3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4월6일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 강당에서 열린 제3시장 참여 희망기업 세미나에는 500여명의 기업 관계자들이 모일 정도였다. 시장 관계자들은 올 상반기 내에 제3시장 참여 기업이 100개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연 제3시장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제3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은 있을까. 제3시장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았거나 코스닥시장에 등록되지 않은 기업 중 일정한 요건을 갖춘 기업의 주식을 코스닥시장의 호가(呼價)중개시스템을 통해 거래할 수 있는 매매제도를 말한다.
지금까지 비상장-비등록 주식은 명동 사채시장이나 인터넷, PC통신 등을 통해 매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그러나 비상장-비등록 기업의 주식은 회사 내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거래에 따르는 위험이 높은데다 가격도 ‘명동 따로, 테헤란로 따로’였다. 여기에 사고파는 사람이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따라서 장외주식의 거래 정보를 한 곳(코스닥증권시장)에 모아줌으로써 거래가 쉽게 이뤄지도록 한 것이 바로 호가중개시스템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제3시장은 증권거래법상 시장이 아니라 장외시장의 한 범주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기존 장외시장과 다를 게 없으며 다만 거래가 쉽게 이뤄지도록 코스닥증권시장이 호가중개시스템을 제공해주는 것뿐이다. 제3시장의 공식 명칭이 장외주식 호개중개시장인 것도 이 때문이다.
제3시장은 3월29일 첫 거래가 시작된 이후 4월7일까지 평균 29억원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적정주가에 대한 평가기준이 없는 가운데 시초가로 출발한 첫날 네트컴이 195배나 오르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제3시장은 아직은 그야말로 초기 단계일 뿐이다. 적정주가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기업가치 평가도 전무한 실정이다. 그러나 미래 성장 가치가 있는 기업을 잘만 선택하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어 한 마디로 ‘고위험 고수익’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제3시장에 관심있는 투자자들의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충고다. 아마추어 투자자들이 함부로 덤벼서는 안될 프로들의 시장이기 때문이라는 것. 전문가들은 제3시장의 투자성공 전략으로 △관심 종목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할 것 △시장이 어느 정도 기능을 갖춘 다음 투자할 것 △투자 규모를 소액으로 할 것 등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관심 종목 검증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아직 체제가 갖춰지지 않은 기업의 허와 실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안목이나 분석력이 일반투자자에게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코스닥 등록이나 제3시장 참여를 앞두고 ‘무늬만’ 벤처기업들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전문가들은 제3시장 투자 대상 기업 선정에서 중요한 것은 사업 아이템과 영업-기술력이라고 말한다. 특히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은 국내 벤처기업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손정의 소프트뱅크사장도 투자 기준 1순위라고 밝힐 정도다.
물론 일반인들이 사업 아이템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E쪱미래에셋증권 최경주이사는 “그런 점에서 경영자가 자기 돈을 밑고 맡길 수 있을 만한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최우선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최이사는 또 “이도 저도 자신없지만 ‘고위험 고수익’을 원한다면 간접상품쪽에 눈길을 돌려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투신사들과 자산운용사들이 코스닥 등록 전 기업에 투자, 코스닥 등록 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프리코스닥 전용 펀드를 개발해 운용하고 있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주식투자는 여윳돈으로 자기 책임하에 해야 한다는 평범한 경고는 제3시장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김씨는 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었다며 지금도 아쉬워한다. 한통프리텔 주식은 코스닥 등록 직후 연일 상한가를 쳐 작년 12월18일 한때 30만원대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김씨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 팔지 않고 기다리다 오히려 손해를 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
90년대 중반부터 주식투자를 ‘조금씩’ 해왔던 김씨가 3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올린 ‘대박’을 터뜨린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김씨는 이때부터 ‘프리 코스닥 투자’(코스닥 등록을 앞둔 기업에 투자해 코스닥 등록후 높은 투자수익을 올리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김씨가 3월27일 개장된 제3시장에 높은 기대를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3시장 참여 기업들이 대부분 코스닥 등록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잘만 하면 한통프리텔처럼 또 한번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제3시장에서 대박을 꿈꾸는 것은 김씨뿐이 아니다. 최근 코스닥 및 제3시장에 특화하겠다고 선언한 교보증권 박영석 마케팅부장은 “제3시장 개장을 앞두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 투자설명회에서 투자자들의 제3시장에 대한 높은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었다.
투자자들의 이런 열기는 다른 증권사들이 잇따라 주최한 투자설명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현대증권과 한국경제신문이 4월3, 4일 이틀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동 주최한 벤처기업 설명회 ‘디지털 2000’이나 4월8일부터 사흘간 같은 장소에서 동아일보와 E쪱미래에셋증권이 공동 주최한 제3시장 박람회에도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백종일팀장은 투자자들의 이런 관심을 “더 많은 고기를 잡기 위해 강의 상류로 그물 들고 올라가는 격”이라고 표현했다. 대박이 터졌다는 소문을 듣고 코스닥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점점 더 ‘먹을 게’ 없어지자 다른 사람들이 아직 가지 않은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일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아예 벤처기업 창업 초기단계에서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사례라고 할 만하다.
투자자들뿐 아니다. 벤처기업들의 제3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4월6일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 강당에서 열린 제3시장 참여 희망기업 세미나에는 500여명의 기업 관계자들이 모일 정도였다. 시장 관계자들은 올 상반기 내에 제3시장 참여 기업이 100개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연 제3시장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제3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은 있을까. 제3시장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았거나 코스닥시장에 등록되지 않은 기업 중 일정한 요건을 갖춘 기업의 주식을 코스닥시장의 호가(呼價)중개시스템을 통해 거래할 수 있는 매매제도를 말한다.
지금까지 비상장-비등록 주식은 명동 사채시장이나 인터넷, PC통신 등을 통해 매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그러나 비상장-비등록 기업의 주식은 회사 내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거래에 따르는 위험이 높은데다 가격도 ‘명동 따로, 테헤란로 따로’였다. 여기에 사고파는 사람이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따라서 장외주식의 거래 정보를 한 곳(코스닥증권시장)에 모아줌으로써 거래가 쉽게 이뤄지도록 한 것이 바로 호가중개시스템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제3시장은 증권거래법상 시장이 아니라 장외시장의 한 범주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기존 장외시장과 다를 게 없으며 다만 거래가 쉽게 이뤄지도록 코스닥증권시장이 호가중개시스템을 제공해주는 것뿐이다. 제3시장의 공식 명칭이 장외주식 호개중개시장인 것도 이 때문이다.
제3시장은 3월29일 첫 거래가 시작된 이후 4월7일까지 평균 29억원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적정주가에 대한 평가기준이 없는 가운데 시초가로 출발한 첫날 네트컴이 195배나 오르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제3시장은 아직은 그야말로 초기 단계일 뿐이다. 적정주가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기업가치 평가도 전무한 실정이다. 그러나 미래 성장 가치가 있는 기업을 잘만 선택하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어 한 마디로 ‘고위험 고수익’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제3시장에 관심있는 투자자들의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충고다. 아마추어 투자자들이 함부로 덤벼서는 안될 프로들의 시장이기 때문이라는 것. 전문가들은 제3시장의 투자성공 전략으로 △관심 종목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할 것 △시장이 어느 정도 기능을 갖춘 다음 투자할 것 △투자 규모를 소액으로 할 것 등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관심 종목 검증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아직 체제가 갖춰지지 않은 기업의 허와 실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안목이나 분석력이 일반투자자에게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코스닥 등록이나 제3시장 참여를 앞두고 ‘무늬만’ 벤처기업들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전문가들은 제3시장 투자 대상 기업 선정에서 중요한 것은 사업 아이템과 영업-기술력이라고 말한다. 특히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은 국내 벤처기업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손정의 소프트뱅크사장도 투자 기준 1순위라고 밝힐 정도다.
물론 일반인들이 사업 아이템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E쪱미래에셋증권 최경주이사는 “그런 점에서 경영자가 자기 돈을 밑고 맡길 수 있을 만한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최우선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최이사는 또 “이도 저도 자신없지만 ‘고위험 고수익’을 원한다면 간접상품쪽에 눈길을 돌려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투신사들과 자산운용사들이 코스닥 등록 전 기업에 투자, 코스닥 등록 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프리코스닥 전용 펀드를 개발해 운용하고 있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주식투자는 여윳돈으로 자기 책임하에 해야 한다는 평범한 경고는 제3시장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