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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中國夢은 디지털 전체주의?

1억 명 DNA 데이터베이스 구축, CCTV 카메라도 6억 대 설치

中國夢은 디지털 전체주의?

中國夢은 디지털 전체주의?
‘빅 브라더(Big Brother)’는 영국 작가 조지 오웰(1903~50)의 소설 ‘1984’에 나오는 가공인물로, 전체주의 국가 오세아니아를 통치하는 최고기구인 당이 내세운 최고권력자다. 빅 브라더는 텔레스크린을 통해 모든 사람의 생활과 사회 전체를 통제한다. 텔레스크린은 거리, 집, 심지어 화장실까지 설치돼 사람들은 감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소설 속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오세아니아 역사를 조작하는 기관인 진리성의 하급 관리다. 윈스턴은 당의 통제에 반발해 저항하지만, 사상경찰에 잡혀 끔찍한 고문을 당한다. 그는 철저하게 세뇌된 뒤 오로지 빅 브라더에게만 충성하지만 결국 처형된다. 이 소설이 1949년 출간된 이후 빅 브라더는 개인을 감시하고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돼왔다. 

요즘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건널목을 무단횡단했다간 자칫하면 개망신을 당할 수 있다. 건널목 인근의 대형 전광판에 무단횡단한 사람의 얼굴과 신상 정보가 뜨면서 경고음이 울리기 때문이다.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무단횡단한 사람의 얼굴을 촬영하면 공안(경찰)은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를 통해 신상을 파악한 뒤 얼굴 사진 및 동영상을 전광판에 띄우는 것. 공상과학 영화가 아니라 실제 상황이다.


FBI 4.5배 규모 DNA 샘플 확보

신장웨이우얼자치구 구도인 우루무치의 검문소에서 무장경찰이 경계를 서고 있다. [차이나데일리]

신장웨이우얼자치구 구도인 우루무치의 검문소에서 무장경찰이 경계를 서고 있다. [차이나데일리]

중국 정부가 세계 최대 영상 감시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홍보한 영상. [CCTV]

중국 정부가 세계 최대 영상 감시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홍보한 영상. [CCTV]

중국 후베이성 샹양시 건널목에서 무단횡단한 주민의 모습이 대형 전광판에 뜨고 있다. [VCG]

중국 후베이성 샹양시 건널목에서 무단횡단한 주민의 모습이 대형 전광판에 뜨고 있다. [VCG]

최근 중국 정부가 공을 들이는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는 2020년까지 국민 1억 명의 DNA 샘플을 수집해 세계 최대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것이다. 중국 공안은 지역별로 가가호호를 방문해 각 주민에게 인구조사나 실종자 가족명부 등록, 혹은 해당 지역의 질병 양상 연구 등의 이유를 대고 DNA 샘플을 수집하고 있다. 북한 접경지역인 지린성 바이산시에선 무료 건강검진을 빙자했고, 닝샤후이족자치구에서는 인구 총조사를 내세워 유전자를 채취했다. 

공안은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이나 국가에 비판적인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또는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사람을 포함해 범죄자가 아닌 일반인의 DNA 샘플까지 수집하고 있다. 반체제 인사, 이주노동자, 광부, 주택 임차인, 학생 등 사회 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보는 특정 그룹도 채취 대상이다. 쓰촨성 첸웨이의 경우 공안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를 돌아다니며 수업을 중단시키고 남학생 수백 명의 타액을 채취했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6000만 명의 DNA 샘플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DNA 데이터베이스의 10배,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4.5배나 되는 규모다. 

중국 정부는 DNA 샘플을 채취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면 범죄자를 효과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류슈오 전 공안 법의학 분석(포렌식)담당 국장은 “DNA 데이터베이스는 14억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데 필요한 필수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인권 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개인 감시용으로 DNA 샘플을 수집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소피 리처드슨 휴먼라이츠워치 중국 국장은 “중국 정부가 국민의 DNA 샘플을 수집하는 것은 감시체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공안이나 정보기관이 DNA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국민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무고한 국민을 부당하게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분리독립세력이 빈번하게 테러 공격을 감행하는 신장웨이우얼 지역 주민의 DNA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중앙 및 지역 정부는 무료건강검진이란 명목을 내세워 12~65세 주민의 DNA 샘플을 대대적으로 수집 중이다. 중국 정부는 주민의 DNA 샘플 외에도 지문과 홍채 스캔, 혈액형 정보까지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건강검진은 공식적으로는 자발적인 참여 형태이지만 위구르족 주민은 신장지역 정부 간부들이 “반드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리처드슨 국장은 “중국 정부가 무료건강검진으로 위장해 DNA를 포함해 전 주민의 생체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국제인권규범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장지역 정부는 “건강검진 프로그램은 빈곤 감소 정책들을 개선하려는 의도”라면서 “ ‘사회 안정’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사회 안정’은 정부가 비판세력을 탄압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이에 중국 정부가 신장웨이우얼 지역의 분리독립을 막고자 주민 감시용으로 DNA를 수집하고 있다는 주장이 날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1800만여 명의 무슬림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철저히 통제해왔다.


건강검진으로 사회 안정을?

신장웨이우얼 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삼엄하게 감시체제가 구축된 곳이라 볼 수 있다. 중국 공안은 검문검색과 첨단 정보통신기술 및 정교한 카메라 등을 동원해 주민의 일거수일투족을 촘촘하게 감시 중이다. 분리독립세력이 테러 공격을 자주 벌이는 남부 호탄시의 경우 500m 간격으로 공안초소가 설치됐고, 무장장갑차가 중심도로를 순찰한다. 또 검문소마다 차량을 세우고 신분증을 검사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에 종교적 내용이 들어 있는지 등도 확인한다. 시장에 들어가려면 금속탐지기를 통과한 뒤 신분증을 제시하고 안면 인식 시스템도 거쳐야 한다. 신장웨이우얼 정부는 지역 내 모든 공무원에게 위구르족 주민 가정에 1주일씩 머물면서 이데올로기와 극단주의 극복 방안을 가르치게 했다. 중국 정부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다 귀국하는 극단주의자를 소탕하려면 치안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런 조치들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세계 최대 영상 감시 네트워크인 ‘톈왕(天網) 시스템’을 구축, 운영 중이다. 이를 위해 중국 중앙 및 지역 정부가 전국에 설치한 CCTV 카메라 수만 1억7000만 대에 달한다. 이 카메라들을 통해 국민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BBC 방송은 중국 공안이 가동 중인 CCTV는 얼굴을 인식할 뿐 아니라 나이와 인종, 성별까지 맞힐 수 있는 것은 물론, 심지어 1주일 전 행적까지 추적 가능하며 친척이나 자주 만나는 사람도 파악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톈왕 시스템이 국민 안전을 수호하는 ‘눈’ 구실을 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CCTV 카메라 4억 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샤오창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온라인 감시, 안면인식 기술과 결합한 감시카메라, DNA 데이터베이스 등을 통합하면 실제로 디지털 전체주의 국가를 구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덤에 있는 오웰도 현재의 중국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 틀림없다.




주간동아 2018.01.10 1121호 (p62~63)

  •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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