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64

2010.11.29

“창의적인 서울시 만들기 이제부터 시작”

이순신 장군 ‘탈의 중’ 가림막 설치 서울시 신상철 과장

  • 박혜림 기자 yiyi@donga.com

    입력2010-11-29 1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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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의적인 서울시 만들기 이제부터 시작”
    요즘 서울 광화문광장을 오가는 시민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설치물이 있다. 11월 14일부터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던 자리에 들어선 흰색 탈의실이 그것. 위쪽에는 갑옷이 걸쳐 있고 출입문에는 ‘탈의 중’이라는 표지판이 달렸다.

    서울시는 1968년 제작된 이후 42년간 광화문을 지켜온 이순신 장군 동상에 대대적인 보수·보강 작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탈의실 아이디어는 뉴욕에서 활동 중인 광고인 이제석 씨가 고안했다. 이를 추진한 서울시 도시계획국 균형발전추진과 신상철 과장은 “동상의 속을 들여다보니 온통 녹슬고 금이 가 있었다”며 “탈의실은 이순신 장군이 새 옷을 갈아입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3일 정도 탈의실 가림막을 설치한 뒤 동서남북 4면에서 동상을 촬영한 실사 가림막으로 교체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뜨거워 서울시는 21일부터 이틀간 서울시민 500여 명을 대상으로 연장 여부를 설문조사했고, 이 중 63.2%가 연장하는 데 찬성했다.

    “국가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을 장난스럽게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까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반응이 좋고 서울시에 대해 ‘창의적’이라는 평가까지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12월 22일에 다시 본래 자리로 돌아올 예정이다. 신 과장은 “세계무형문화재인 강강술래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창안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제막식 전에 강강술래 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도시계획국 균형발전추진과는 도시 재창조 사업을 주로 담당하는 부서다. 이는 도시 고유의 역사적인 공간을 없애지 않고 현대에 맞게 재창조하는 것. 대표적인 예가 탄광도시에 구겐하임 미술관을 건립해 문화의 도시로 재탄생시킨 스페인의 빌바오다.

    “서울은 산으로 둘러싸였고 궁궐이 5개나 있는 세계적으로도 환경과 역사자원이 뛰어난 도시입니다. 위트 있고 창의적인 행정 서비스가 시민은 물론 관광객에게도 활력을 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시민의 수준에 맞추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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