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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경의 on the stage

역사를 바꾼 로큰롤의 전설…한국에선 볼 수 없었다

연극 ‘록앤롤(Rock ‘N’ Roll)’

역사를 바꾼 로큰롤의 전설…한국에선 볼 수 없었다

[사진 제공 · 국립극단]

[사진 제공 · 국립극단]

2006년 6월 영국 런던 로열 코트 극장(Royal Court Theatre) 관객석에는 체코 초대 대통령 바츨라프 하벨(1936~2011)을 비롯해 록그룹 ‘롤링스톤스’의 멤버 믹 재거 등 유명 인사가 대거 포진해 있었다. 연극과 영화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한 극작가 톰 스토파드의 연극 ‘록앤롤’ 초연을 보려고 모인 것. 

‘록앤롤’은 1968년 체코 민주화 시위인 ‘프라하의 봄’부터 1989년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벨벳혁명’까지, 로큰롤에 심취했던 얀(이종무 분)의 긴 여정을 담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과정을 밟던 얀은 고국의 절박한 상황을 듣고 지도교수 막스(강신일 분)의 간곡한 만류도 뿌리친 채 체코로 향한다. 그러나 6개월 만에 당시 소련은 탱크를 앞세워 ‘프라하의 봄’을 무참히 짓밟았다. 이에 반발한 청년 뮤지션들은 록그룹 ‘플라스틱 피플(The Plastic People of the Universe)’을 결성했다. 공산치하에서 서양 록 음악은 금지곡이었다. ‘플라스틱 피플’은 비밀공간에서 게릴라처럼 불시에 공연하고 사라졌다. 이들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1976년 체코 당국은 ‘플라스틱 피플’을 사회체제를 위협하는 존재로 규정하고, 이들을 ‘평화 파괴죄’라는 요상한 죄목으로 체포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록 그룹에 대한 탄압을 지켜본 체코 지식인들의 가슴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1977년 그들은 표현의 자유와 인권을 주창하는 ‘ 77헌장’을 발표하고, 이후 지속적인 민주화 운동으로 대항했다. 이는 12년 뒤 비폭력 ‘벨벳혁명’으로 이어졌다. 로큰롤에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고초를 겪은 얀에게도 자유의 봄이 찾아오고, 케임브리지대에 들른 그는 막스 교수의 딸 에스메(정새별 분)와 재회한다. 


[사진 제공 · 국립극단]

[사진 제공 · 국립극단]

스토파드는 21년 동안의 사랑, 인생, 정치, 혁명, 음악 이야기를 펼쳐 보이며 그 사이사이에 밥 딜런, 롤링스톤스, 핑크 플로이드 등의 명곡 16곡을 넣었다. 하지만 국립극단의 ‘록앤롤’은 현장성을 중요시하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록 음악의 색채는 증발되고, 높이 5m의 3층짜리 거대한 턴테이블 무대만 보인다. 

록 음악의 정수를 음미하며 연극을 감상하려는 로큰롤 팬이라면 실망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귀를 의심할 정도의 음질은 로큰롤의 주옥같은 전설들을 시각에만 한정되게 한다. 200분의 공연 중 유일한 전자기타 라이브 연주였던 마지막 장면에서도 배우들의 어색한 동작과 기타 연주는 ‘록앤롤’이라는 연극 제목을 무색게 했다.






주간동아 2018.12.07 1167호 (p77~77)

  •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 lunapiena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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