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광주·전남이 살 길은 관광산업 육성밖에 없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영암·해남이 기업도시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광주의 한 택시기사)
“앞으로 수많은 어려움을 잘 극복해야 겨우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인데, 정부나 전남도가 기대감만 키우는 것 아닌가. 상식적으로 관광을 위해 땅끝마을까지 올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박준영 전남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올인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광주의 한 변호사)
7월 초 무산됐던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사업’(이른바 J프로젝트)에 대한 기업도시 시범사업 지정이 8월25일 이뤄지자 광주 시민들은 이처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셈이다. 전남도청 관계자들은 “이제 첫 발걸음을 내딛으려는 상황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성과는 시간이 지난 다음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간척지 일대 3000만평 35조원 투자
J프로젝트는 전남 해남과 영암 간척지 일대 3000만평에 35조원을 투자해 국제적인 관광레저 단지를 건설하는 초대형 사업. 행담도 개발 의혹 사건으로 구상 단계에서 무산된 서남해안 개발사업(이른바 S프로젝트)과 달리 전남도가 추진 주체다. 이번에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확정한 지역은 1단계 1000만평으로, 2012년까지 사업비 10조500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개발 기본 구상에 의하면 시범지역은 호텔 카지노 위락지구(320만평), 교육·주거 지구(220만평), F1 자동차 경주장 지구(150만평), 해양관광 지구(250만평), 영상 테마파크 지구(60만평) 등 5개 지구로 구성된다. 전남도는 이 가운데 F1 자동차 경주장 건설을 J프로젝트의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 내년 말에는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F1 경기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빅 스포츠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J프로젝트는 2003년 첫 구상이 마련된 뒤 현 박준영 지사 취임 이후 계획이 구체화돼 올 4월 정부에 기업도시 시범사업 지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7월 초에는 환경 대책을 보완하느라 지정이 연기됐고, 이번에야 뜻을 이루게 된 것. 이번 지정 발표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목포를 방문, ‘서남권에 큰 판을 벌이겠다’고 한 데다 현 정부에 대한 호남 민심 이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설마 또다시 시범도시 지정을 연기시키기야 하겠느냐”는 예상이 나돌았다.
그러나 전남도의 의욕적인 추진 계획에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J프로젝트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F1 경주장 건설 경우만 해도 그렇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남도가 김혁규 지사 시절 추진해오던 F1 경주장 건설 사업을 포기한 것을 보면 전남도의 F1 경주장 건설 사업의 미래가 보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경남도가 F1 경주장 건설 계획 포기를 선언한 것은 올 5월이다. 경남도청 최우환 체육청소년과장은 “경남도가 F3 경기 유치 경험을 살려 김혁규 지사 시절부터 F1 경주장 건설을 추진했는데, 최근 외부 전문기관에 용역을 주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2010년 F1 경주대회 유치를 목표로 건설하려면 바다 매립을 위해 2000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들어간다는 결과가 나와 결국 F1 경주장 건설 계획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J프로젝트 대상 지역의 경우 주로 간척지이기 때문에 매립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는 해도 경주장 건설에 3000억원, 대회 운영비에 200억원이 들어간다는 게 건설업계의 추산이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F1 경주대회 자체의 효과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설사 F1 경주장이 건설됐다고 해도 전남도의 예산을 고려할 때 과연 대회 운영 예산을 제대로 마련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F1 경주장 건설의 경우 현재 전남도와 ㈜엠브릿지홀딩스가 투자합의서를 체결한 상태. 그런데 ㈜엠브릿지홀딩스에는 박준영 지사가 김대중 정부 대통령수석비서관으로 일할 때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J 씨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뒷말을 낳고 있다.
“정부 강한 권유로 컨소시엄에 참여”
J프로젝트 회의론은 사실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컨소시엄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컨소시엄은 ㈜엠브릿지홀딩스 외에도 전경련, 한국관광공사, 전남개발컨소시엄, 일본기업연합 등 국내외 4개 컨소시엄 15개 기업이다. 전경련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한 건설업체 고위 관계자는 “애초 컨소시엄에 참여할 의사가 없었지만 정부가 ‘강하게’ 권유하는 바람에 뜻을 바꿨다”고 귀띔했다.
컨소시엄 내부에서 나오는 회의론은 주로 사업성과 관련된 것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상식적인 차원에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라는 측면만 보더라도 영암·해남은 이번에 함께 기업도시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충남 태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인다고 해도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어서 투자자본 회수를 먼저 고려하는 국내외 자본 처지에서는 쉽게 투자 결단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주 현지에서는 관광레저 기업도시 후보지를 7월 이미 기업도시로 선정된 무안 인근 지역으로 옮기는 게 차라리 현실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무안공항을 중국 시장을 겨냥해 인천공항에 이은 또 하나의 허브 공항으로 육성하고, 허브 공항 배후에 관광레저 단지를 건설하는 게 사업성이 더 낫지 않느냐는 제안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실제 싱가포르가 S프로젝트를 제안할 때 무안공항을 장기 임대해주면 허브 공항으로 건설하겠다는 구상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전남도청 관계자들은 “J프로젝트는 이제 시작에 불과한 만큼 더 지켜봐달라”고 말한다. 기업도시 시범사업지로 지정된 만큼 이제 관광공사가 사업 타당성 조사를 정식으로 할 것이고, 이에 따라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오죽했으면 여권 관계자마저 “시범사업지로 지정된 다음에 사업 타당성 조사를 정식으로 한다는 것은 일의 순서가 뒤바뀐 셈이다. 만약 타당성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호남 민심 이반을 막으려는 노무현 정권과 가시적인 도정 운영 실적을 내보여야 하는 박준영 지사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탄생한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있다”고 말하겠는가.
“앞으로 수많은 어려움을 잘 극복해야 겨우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인데, 정부나 전남도가 기대감만 키우는 것 아닌가. 상식적으로 관광을 위해 땅끝마을까지 올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박준영 전남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올인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광주의 한 변호사)
7월 초 무산됐던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사업’(이른바 J프로젝트)에 대한 기업도시 시범사업 지정이 8월25일 이뤄지자 광주 시민들은 이처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셈이다. 전남도청 관계자들은 “이제 첫 발걸음을 내딛으려는 상황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성과는 시간이 지난 다음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간척지 일대 3000만평 35조원 투자
J프로젝트는 전남 해남과 영암 간척지 일대 3000만평에 35조원을 투자해 국제적인 관광레저 단지를 건설하는 초대형 사업. 행담도 개발 의혹 사건으로 구상 단계에서 무산된 서남해안 개발사업(이른바 S프로젝트)과 달리 전남도가 추진 주체다. 이번에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확정한 지역은 1단계 1000만평으로, 2012년까지 사업비 10조500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개발 기본 구상에 의하면 시범지역은 호텔 카지노 위락지구(320만평), 교육·주거 지구(220만평), F1 자동차 경주장 지구(150만평), 해양관광 지구(250만평), 영상 테마파크 지구(60만평) 등 5개 지구로 구성된다. 전남도는 이 가운데 F1 자동차 경주장 건설을 J프로젝트의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 내년 말에는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F1 경기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빅 스포츠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J프로젝트는 2003년 첫 구상이 마련된 뒤 현 박준영 지사 취임 이후 계획이 구체화돼 올 4월 정부에 기업도시 시범사업 지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7월 초에는 환경 대책을 보완하느라 지정이 연기됐고, 이번에야 뜻을 이루게 된 것. 이번 지정 발표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목포를 방문, ‘서남권에 큰 판을 벌이겠다’고 한 데다 현 정부에 대한 호남 민심 이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설마 또다시 시범도시 지정을 연기시키기야 하겠느냐”는 예상이 나돌았다.
그러나 전남도의 의욕적인 추진 계획에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J프로젝트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F1 경주장 건설 경우만 해도 그렇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남도가 김혁규 지사 시절 추진해오던 F1 경주장 건설 사업을 포기한 것을 보면 전남도의 F1 경주장 건설 사업의 미래가 보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경남도가 F1 경주장 건설 계획 포기를 선언한 것은 올 5월이다. 경남도청 최우환 체육청소년과장은 “경남도가 F3 경기 유치 경험을 살려 김혁규 지사 시절부터 F1 경주장 건설을 추진했는데, 최근 외부 전문기관에 용역을 주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2010년 F1 경주대회 유치를 목표로 건설하려면 바다 매립을 위해 2000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들어간다는 결과가 나와 결국 F1 경주장 건설 계획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위치도.
F1 경주장 건설의 경우 현재 전남도와 ㈜엠브릿지홀딩스가 투자합의서를 체결한 상태. 그런데 ㈜엠브릿지홀딩스에는 박준영 지사가 김대중 정부 대통령수석비서관으로 일할 때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J 씨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뒷말을 낳고 있다.
“정부 강한 권유로 컨소시엄에 참여”
J프로젝트 회의론은 사실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컨소시엄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컨소시엄은 ㈜엠브릿지홀딩스 외에도 전경련, 한국관광공사, 전남개발컨소시엄, 일본기업연합 등 국내외 4개 컨소시엄 15개 기업이다. 전경련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한 건설업체 고위 관계자는 “애초 컨소시엄에 참여할 의사가 없었지만 정부가 ‘강하게’ 권유하는 바람에 뜻을 바꿨다”고 귀띔했다.
컨소시엄 내부에서 나오는 회의론은 주로 사업성과 관련된 것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상식적인 차원에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라는 측면만 보더라도 영암·해남은 이번에 함께 기업도시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충남 태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인다고 해도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어서 투자자본 회수를 먼저 고려하는 국내외 자본 처지에서는 쉽게 투자 결단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주 현지에서는 관광레저 기업도시 후보지를 7월 이미 기업도시로 선정된 무안 인근 지역으로 옮기는 게 차라리 현실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무안공항을 중국 시장을 겨냥해 인천공항에 이은 또 하나의 허브 공항으로 육성하고, 허브 공항 배후에 관광레저 단지를 건설하는 게 사업성이 더 낫지 않느냐는 제안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실제 싱가포르가 S프로젝트를 제안할 때 무안공항을 장기 임대해주면 허브 공항으로 건설하겠다는 구상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전남도청 관계자들은 “J프로젝트는 이제 시작에 불과한 만큼 더 지켜봐달라”고 말한다. 기업도시 시범사업지로 지정된 만큼 이제 관광공사가 사업 타당성 조사를 정식으로 할 것이고, 이에 따라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오죽했으면 여권 관계자마저 “시범사업지로 지정된 다음에 사업 타당성 조사를 정식으로 한다는 것은 일의 순서가 뒤바뀐 셈이다. 만약 타당성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호남 민심 이반을 막으려는 노무현 정권과 가시적인 도정 운영 실적을 내보여야 하는 박준영 지사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탄생한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있다”고 말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