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수수사과의 ‘체질 개선’ 내용은 크게 세 가지. 우선 수사기획팀을 해체하는 대신 수사팀을 1개 더 늘렸다. 범죄·첩보 등을 담당한 수사기획팀에는 과거 사직동팀 출신이 일부 포진해 있었다. 특수수사과는 바로 이 때문에 ‘제2의 사직동팀’이라는 오해를 받아왔다.
둘째, 지역편중 심화 여론에 따라 직원들을 재배치했다. 작년 말 현재 특수수사과 직원들의 지역 연고는 호남 출신 57%, 영남 출신 20%로 호남 출신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 3월과 7월 인사를 통해 현재는 호남 출신 39%, 영남 출신 31%로 균형을 맞췄다(호남 12명, 영남 10명, 중부 10명).
세 번째 중요한 변화는 청와대 민정수석실과의 관계를 재설정한 점을 들 수 있다. 최 전 과장이 상부에 보고도 하지 않고 수시로 청와대를 출입했던 점 등을 감안해 앞으로 청와대 하명사건을 맡을 때는 문서 수발로 사건을 접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기로 했다.
특수수사과는 이런 체질 개선과 함께 ‘질적인 성장’도 추구하고 있다. 최근 에쓰오일 김선동 회장을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한 것은 특수수사과의 작품. 특수수사과는 에쓰오일 사건 수사를 통해 주가조작 사건과 같은 ‘어려운’ 경제사건도 경찰이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경찰 수사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수수사과의 이런 변화에 대해 경찰 안팎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 과거 경찰청 산하조직이면서도 경찰청장 지휘를 받지 않던 사직동팀 때문에 경찰이 온갖 비난을 들어왔는데, 특수수사과의 변화는 경찰 조직의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평가할 만하다는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체질 개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앞으로 맡게 될 사건을 얼마나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