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백서’ 5만 부, ‘조국흑서’ 5만5000부 인쇄…나중에 나온 흑서가 더 팔려
백서 “기대감이 실제 구매로” vs 흑서 “사안의 폭발력이 판매로”
주요 구독층은 백서가 4050대, 흑서는 30~50대 분포
‘조국 사태’를 정반대 시각에서 바라본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흑서)와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조국백서). [뉴시스]
‘조국흑서’(이하 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역시 9월 3일 기준 10쇄를 찍었다. 5000부씩 9쇄를 찍고 1만 부를 1쇄 더 추가 인쇄했다. 출판사 천년의상상 측은 “현재 5만 부 이상 팔려 10쇄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판매 경쟁은 어떨까. 현재로서는 흑서가 유리하다. 8월 25일 출간된 흑서는 현재 교보문고 종합 주간 베스트 1위, 예스24 9월 1주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인터파크도서 베스트셀러 주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8월 5일 출판된 백서는 발매 직후인 8월 2주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오르긴 했지만 지금은 교보문고 종합 주간 베스트 17위, 예스24 9월 1주 종합 베스트셀러 31위, 인터파크도서 베스트셀러 주간 32위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다.
예스24 측에 따르면 흑서의 주요 구매자는 30대(21.81%), 40대(28.68%), 50대(25.30%)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남녀 비율은 각각 56.17%, 43.83%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백서 구매층은 40대(36.27%), 50대(34.17%)가 다수를 차지했고 남녀 비율은 51.35%, 48.65%로 큰 차이가 없다.
손민규 예스24 인문사회 MD는 현재 흑서 순위가 백서보다 높은 것에 대해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유도 있다”며 “어느 정도 현 순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백서의 인기와 관련해서는 “책 제작에 앞서 9000명 넘는 지지자가 모금에 참여했고 지지자들의 기대감이 실제 구매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흑서의 인기에 대해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부터 사퇴에 이르기까지 과정에 관한 책으로, 워낙 사안의 폭발력이 강해 많은 독자가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법무부 장관 지명 후 자녀 입시 의혹,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조국 사태’를 불러온 조국 전 장관. [뉴스1]
흑서 출판사 “단편적으로 듣던 이야기 정리했다는 반응”
서점에 재고가 없어 흑서를 사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선완규 천년의상상 대표는 “대형서점에서 하루에 200~300권이 나간다고 들었다. 출판업계에서 30년가량 일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선 대표는 책의 인기 비결에 대해 “독자들이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던 이야기들이 하나로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는데, 책을 쓴 저자들도 자기 분야만 알다 전체적으로 알게 된 느낌이라며 같은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책을 내기 전 저자 5명이 모두 모여 배우들이 리딩할 때처럼 나눠 읽으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을 지적하며 수정해나갔다”고 제작 과정을 전했다.한편 백서의 인기 비결과 관련해 오마이북 측은 “지난해 조국사태에서 제기된 검찰개혁, 언론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이 책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과 구매로 이어지는 것 같다. 실제로 출판사로 전화하거나 이메일을 보내 '책 잘 읽고 있다, 고맙다'는 독자들의 반응이 많았다”고 밝혔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만들어진 두 책은 조 전 장관과 관련한 의혹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반대 시각을 담고 있다. 백서 제작진은 “2019년 8월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으로 촉발한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벌어진 우리 사회의 갈등,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 촛불시민의 진화 과정을 충실하게 기록한 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민웅 경희대 교수,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어준 씨 등이 주축이 돼 3억 원을 모금해 펴냈으며, 필진으로는 전우용 역사학자, 김지미 변호사,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 박지훈 데브퀘스트 대표, 1인 미디어 아이엠피터뉴스의 임병도 대표, 김유진 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등이 참여했다. 흑서는 조국 사태부터 현 정권까지 비판한 진보지식인 5명의 대담집이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참여연대의 침묵에 분노해 단체를 탈퇴한 김경율 회계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실망해 정권 비판에 나선 권경애 변호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강양구 TBS 과학전문기자 등이 참여했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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