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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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대선 후보 배우자 검증… 결혼 스토리 8人8色

이재명 “김혜경 소개팅서 첫 눈에 반해”… 김문수·설난영, 구로공단 노조위원장 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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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2025-04-15 10: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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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주요 후보의 배우자. 사진 출처=뉴스1, 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주요 후보의 배우자. 사진 출처=뉴스1, 뉴시스

    조기 대선이 본격화하며 대선 후보 출마를 선언한 주자들의 배우자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배우자 김건희 여사 의혹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터라 이번 조기 대선은 과거 어느 때보다 대통령 후보 배우자 리스크 검증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다.

    현역 의원 두 명이 김혜경 씨 보좌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는 이재명 전 대표의 아내 김혜경 씨(59)는 언론에 가장 이름을 많이 올린 배우자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1990년 소개팅을 통해 당시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 전 대표를 처음 만났다. 이 전 대표는 “처음부터 반했다”며 “다이아몬드 반지 대신 13살부터 써온 일기장을 보여주며 청혼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변호사로 일하다 정치인이 되겠다고 한 이 전 대표를 김 씨가 처음부터 지지한 것은 아니다. 김 씨는 한 인터뷰에서 “(남편이) 2006년 성남시장에 출마할 때만 해도 정말 이혼하려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성남시장 시절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든 이후부터는 정치인 아내로서 적극적인 외부 행보에 나서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20대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으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최근 이 전 대표 캠프는 김 씨를 보좌할 비서실장·수행실장에 각각 민주당 정을호·백승아 의원을 내정했다. ‘배우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아내 정우영 씨(68)가 대중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19대 대선에서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로 출마하면서다. 김 지사가 대선에 출마하면서 본격적으로 공개 내조에 나서며 고향인 충남 논산을 방문하기도 했다. 김 지사와 정 씨는 서울신탁은행의 한 부서에서 직장 동료로 처음 만나 인연을 맺었다. 이후 김 지사는 정 씨에게 러브레터나 다름 없는 엽서를 꾸준히 보내왔고 1983년 결혼했다. 정 씨는 결혼 이후에도 은행에 재직하며 육아 교육 전공으로 석사 학위까지 마쳤다. 2013년에는 급성 혈액암으로 장남을 잃으며 부부는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사건'으로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지지자들과의 소통은 주로 아내 김정순(58) 씨를 통해 이뤄졌다. 김 씨는 수감 중인 김 전 지사가 전하는 말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소식을 전했다. 출소 이후 ‘친문·친노 적자’로 불리는 김 전 지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내외를 예방하는 자리에 동행해 김정숙 여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전남 신안 출신인 김 씨는 서울대 재학 시절 김 전 지사와 학생운동하던 시절 처음 알게 됐다. 선후배로 지내다 동창회에서 다시 만나게 돼 김 전 지사가 국회 비서관으로 일할 당시인 1996년 결혼했다.

    호남 가교 역할 국민의힘 배우자들

    국민의힘에서 설난영 씨(72)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동지’였다. 1978년 여름, 설 씨는 구로공단 세진전자 노조위원장 시절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김 전 장관을 처음 만났다. 김 전 장관은 설 씨에게 청혼했지만 처음엔 설 씨가 단호하게 거절했다. 노동조합을 하려면 독신으로 살아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동지로 만나 부부가 된 둘은 청첩장도, 웨딩드레스도 없는 파격적인 결혼식을 올렸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순천에서 자란 설 씨는 결혼 이후 김 전 장관의 도피생활을 도왔고, 김 전 장관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때는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명예회장 등을 맡아 김 전 지사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부인 이순삼 씨(70)는 최근 대선 후보 배우자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2월 10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와 기념촬영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4월 14일 홍 전 시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도 함께 했다. 전북 부안에서 태어난 이 씨는 은행원으로 일하며 홍 전 시장을 처음 만났다. 1982년 홍 전 시장이 사법고시에 합격할 때까지 뒷바라지했다. 19·20대 대선 당시 홍 전 시장 캠프에서 후원회장직을 맡으며 적극적인 배우자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씨는 20대 대선 당시 인터뷰에서 "저희 남편, 제 앞에서는 소프트맨"이라고 둘의 관계를 설명한 바 있다.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62)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동반자다. 선거 유세뿐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의료 봉사, 취미인 마라톤 풀코스로 함께 뛸 만큼 안 의원의 행보에 함께 참여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단일화 이후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합당하자 김 교수는 2022년 12월에는 국민의힘에 입당해 힘을 보태기도 했다. 전남 순천 출신으로 여수와 광주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김 교수는 의료봉사 동아리에서 1년 선배인 안 의원과 만나 연인이 됐다. 안 후보는 그간 20대 총선, 19대 대선 등 전국 단위 선거에서 ‘호남 사위’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동훈·진은정, 나경원·김재호 서울대 법대 CC 

    한동훈 전 대표의 아내 진은정 씨(50)는 한 전 대표와 서울대 법대 캠퍼스 커플로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서울 출생인 진 씨는 법조계 가족으로 유명하다. 진 씨의 아버지 진형구 전 대전고검장은 검찰 고위 간부를 역임했고, 진 씨의 남동생 역시 검사로 재직했다. 진은정 씨는 아직까지 한 전 대표와 공식 석상에 동행한 적은 없다. 2023년 11월 대한적십자사에서 열린 ‘2023 사랑의 선물’ 제작 행사에 참석하며 공개 행보를 보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모습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그의 남편 김재호 춘천지방법원장(62)도 서울대 법대 캠퍼스 커플이다. 김 법원장은 나 의원의 대학 동기로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21기를 수료했으며,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부장판사,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직 판사 신분인 김 법원장은 그간 조심스럽게 아내의 선거 유세에 참여해 왔다. 21대 총선 당시 서울 동작을에 나 의원이 출마했을 때 선거 유세에 나섰고, 2021년에는 처음 방송을 통해 일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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