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동단결 웹 2.0
엔씨소프트 게임 리니지의 희귀 아이템 ‘진명황의 집행검’. [사진 제공 · 엔씨소프트]
웹 서비스 변화로 사용자의 인터넷 경험도 크게 달라졌다. 웹 2.0의 특징은 인터넷 유저의 능동적 서비스 참여. 앞선 웹 1.0 시대 홈페이지 이용이 클릭의 연속에 불과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 시기 등장한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웹 2.0 특유의 사용자 중심 시스템을 잘 보여준다. 사용자가 글과 사진을 게시하고 다른 유저의 게시물을 퍼다 나르거나 댓글 등 피드백을 거듭하는 과정 자체가 곧 웹 운영인 것이다. 인터넷 생태계가 개방된 것도 웹 2.0의 특징이다. 웹에 게재된 각종 정보와 데이터가 개방돼 다른 웹 서비스·시스템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된 것. 그 과정에서 웹 브라우저도 진화해 인터넷 생태계 다변화에 일조했다. 브라우저를 사용할 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병용할 수 있어 웹과 데이터 간 연계·통합이 촉진됐다.
인터넷 유저가 기존 웹 공간에 익숙해진 사이 웹 3.0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기술이 핵심이다. 향후 웹 공간의 운영 방식 기조는 탈중앙화·자율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웹 2.0 시대에도 인터넷 유저의 사용 자율성은 높지 않느냐”고 의문을 표할지도 모르겠다. 이제까지 웹 공간에서 빅테크 기업이나 플랫폼 기업은 사실상 무상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을 확장했다. 고객 동의하에 개인정보를 제공받았으나 그 절차는 요식 행위에 가까웠다. 웹 운영정책 수립도 전적으로 기업 경영진 의중에 달렸다. 효율성을 위해 중앙집권화한 웹 메커니즘 특성상 빅테크 기업의 인터넷 독재는 필요악으로 여겨졌다.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으로 탈중앙화된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웹 운영 방식이 가능해졌다. 기존 클라우드처럼 모든 데이터와 정보를 기업이 독점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블록체인으로 분산된 컴퓨팅 환경에서 데이터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NFT를 도입해 어떠한 인터넷 플랫폼에서든 자신의 디지털 자산을 이용할 수 있다.
NFT 효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는 게임이다. 기존 플레이어는 게임업체가 구축한 분리된 웹에서만 게임을 즐겼다. 게임 플레이로 경험치를 쌓거나 ‘현질’(게임 아이템을 실제 현금으로 구입)까지 해 아이템을 마련하더라도 원칙적으로 그 가치는 해당 게임 공간에서만 인정된다. 플레이 과정에서 아이템을 강화(인챈트)하다 실패할 경우 아이템이 사라질 수도 있다. 게임업체의 일방적 규칙에 플레이어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야 했다. 실수로 사라진 아이템 때문에 송사도 벌어졌다. 2013년 게임 리니지 사용자 김모 씨는 자신의 실수로 사라진 ‘진명황의 집행검’ 아이템을 복구해달라며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진명황의 집행검은 리니지 유저 사이에서 매우 희귀하고 강력한 아이템으로 통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김씨의 행위가 착오라 하더라도 아이템을 강화한 것은 김씨의 중대한 과실이므로 엔씨소프트가 이를 복구할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NFT로 웹 호환성이 강화되면 아이템 가치를 다른 인터넷 서비스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가령 엔씨소프트 리니지를 플레이하면서 진명황의 집행검처럼 희귀한 초강력 아이템을 가졌다고 가정해보자. 이를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 등 다른 게임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에서 사용, 전시할 수도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에 저장됐기에 실수로 아이템이 사라지더라도 복구가 용이하다.
DApp 보편화
위메이드가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기술을 적용해 출시한 게임 ‘미르4’. [사진 제공 · 위메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