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이지만 많은 스포츠팬에게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계절이기도 하다. 지금 한국시리즈에서는 넥센과 삼성이 혈투를 벌이며 그라운드와 팬들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대호가 속한 소프트뱅크가 오승환이 마무리로 있는 한신을 누르고 우승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샌프란시스코가 전설로 남을 매디슨 범가너의 독보적인 활약에 힘입어 7차전에서 캔자스시티를 물리치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을 끝낸 메이저리그는 내년부터 빅데이터가 가져올 혁명적인 변화에 기대가 부풀어 있다.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빅데이터가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빅데이터를 말할 때 메이저리그가 얼른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빅데이터를 가장 크게 활용하는 조직 가운데 하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모든 경기 이닝마다 투수의 피칭, 타자의 배팅, 타구에 대한 수비수들의 움직임 등을 추적하고 기록한다. 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는 메이저리그를 분석하고 운영하는 방식과 야구팬이 경기를 즐기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과학적 통계로 야구 분석
사실 야구는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하고 플레이도 정(靜)에서 동(動)으로 간격을 두고 반복되므로 기록원 한 명이 경기의 거의 모든 내용을 다 기록할 수 있다. 이렇게 축적된 기록은 세밀한 통계 분석을 가능하게 해 야구의 흥미를 배가했고 그 흐름은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 즉 과학적 통계로 야구를 분석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졌다.
대표적 사례가 오클랜드 단장인 빌리 빈이다. 그는 철저한 통계 분석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선발해 팀을 구성했고, 연봉 총액 4000만 달러의 오클랜드가 1억2500만 달러의 뉴욕 양키스에 필적한 성과를 올린 것이다. 이러한 오클랜드 실화를 바탕으로 작가 마이클 루이스는 ‘머니볼’을 출간했는데, 이 책의 부제인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은 빌리 빈의 과학적 통계 분석에 대한 믿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류현진이 속한 LA다저스의 새로운 단장으로 젊은 앤드루 프리드먼이 임명돼 화제를 모았다. 그는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가난한 구단으로 꼴찌를 도맡아하던 탬파베이를 한정된 예산으로 사기에 가까운 저비용 고효율의 수완을 과시하며 팀을 아메리칸리그 강호로 키운 인물이다.
이제 세이버메트릭스는 메이저리그의 주류로 자리 잡고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여기에 빅데이터가 더해지면 세이버메트릭스에 더 큰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145년 역사를 지닌 메이저리그는 경기를 라디오로 중계하던 1950년대까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였고, 미식축구(NFL)는 보잘것없는 리그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TV 등장 이후 전세가 완전히 역전됐다. 미식축구의 역동성이 생중계 화면에서 시청자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30개 팀이 각 164경기를 벌이는 메이저리그가 32개 팀이 각 16경기를 하는 미식축구에 시청률, 스폰서십, 구단용품 판매 등에서 크게 뒤진다는 사실은 메이저리그 처지에선 분하기까지 할 것이다.
데이터가 새로운 원유로 인식되는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메이저리그는 통계가 잘 활용되는 야구의 장점을 살려 전세를 뒤집으려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메이저리그는 야구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플레이, 즉 피칭, 배팅, 베이스러닝, 전체 수비의 움직임을 정확히 포착해 제공하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가 야구단과 선수를 평가하는 방식및 팬들이 경기를 즐기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켜 메이저리그의 인기가 다시 최고로 높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선수에 대한 객관적 평가 자료
피치f/x 시스템은 현재 메이저리그 30개 구장에 설치돼 투수들의 투구를 추적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카메라 2대를 이용하는 이 기술은 투수가 던진 공 하나하나에 대한 구종, 구속, 궤적 등을 일반 팬들에게까지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히트f/x 시스템은 타격 시 공의 속도, 방향, 상승 각도 등을 제공한다. 수비 움직임에 관해서는 필드f/x 시스템이 공의 궤적과 그라운드 위 모든 선수의 움직임을 정확히 추적한다.
더욱이 올해는 스탯캐스트(Statcast)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3개 구장에서 시험됐고 내년에는 모든 구장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홈플레이트 뒤 및 3루 선상에 배치된 2대의 카메라와 3차원 레이더 장비를 사용해 공과 선수의 모든 움직임을 초당 15회씩 정밀하게 추적한다. 이렇게 생산되는 데이터 양은 경기당 7테라바이트로, 이는 3분짜리 노래를 약 250만 곡 저장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경기의 모든 것에 대한 이런 세밀한 데이터는 무엇보다 선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예를 들어 외야수의 멋진 홈 보살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수비 위치 선정, 첫발의 반응 속도, 가속, 공 추적 경로, 송구 속도와 방향, 주자 속도 등을 통해 분석할 수 있어 지금까지는 제한적이던 수비 측면의 다양한 평가도 가능하다.
팬들에게도 빅데이터로 무장한 야구는 단순히 보는 것 이상으로 직접 참여하고 가상적으로 조작도 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한다. 스마트폰을 통한 실시간 인스턴트 리플레이는 기본이고 인터랙티브 게임, 심지어 증강현실처럼 실제 진행되는 경기의 긴박한 순간에 투수가 직구가 아닌 체인지업으로 승부하면 어떻게 될지를 조작하면서 경기를 볼 수도 있다.
빅데이터 효용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이 만족하는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있다. 과연 메이저리그가 디지털 시대에 빅데이터로 단단히 무장해 미식축구에 뒤졌던 인기를 만회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지만, 야구팬들에게는 야구가 앞으로 더 재미있는 숫자놀이가 될 것임에 확실하다.
올 시즌을 끝낸 메이저리그는 내년부터 빅데이터가 가져올 혁명적인 변화에 기대가 부풀어 있다.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빅데이터가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빅데이터를 말할 때 메이저리그가 얼른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빅데이터를 가장 크게 활용하는 조직 가운데 하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모든 경기 이닝마다 투수의 피칭, 타자의 배팅, 타구에 대한 수비수들의 움직임 등을 추적하고 기록한다. 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는 메이저리그를 분석하고 운영하는 방식과 야구팬이 경기를 즐기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과학적 통계로 야구 분석
사실 야구는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하고 플레이도 정(靜)에서 동(動)으로 간격을 두고 반복되므로 기록원 한 명이 경기의 거의 모든 내용을 다 기록할 수 있다. 이렇게 축적된 기록은 세밀한 통계 분석을 가능하게 해 야구의 흥미를 배가했고 그 흐름은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 즉 과학적 통계로 야구를 분석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졌다.
대표적 사례가 오클랜드 단장인 빌리 빈이다. 그는 철저한 통계 분석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선발해 팀을 구성했고, 연봉 총액 4000만 달러의 오클랜드가 1억2500만 달러의 뉴욕 양키스에 필적한 성과를 올린 것이다. 이러한 오클랜드 실화를 바탕으로 작가 마이클 루이스는 ‘머니볼’을 출간했는데, 이 책의 부제인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은 빌리 빈의 과학적 통계 분석에 대한 믿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류현진이 속한 LA다저스의 새로운 단장으로 젊은 앤드루 프리드먼이 임명돼 화제를 모았다. 그는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가난한 구단으로 꼴찌를 도맡아하던 탬파베이를 한정된 예산으로 사기에 가까운 저비용 고효율의 수완을 과시하며 팀을 아메리칸리그 강호로 키운 인물이다.
이제 세이버메트릭스는 메이저리그의 주류로 자리 잡고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여기에 빅데이터가 더해지면 세이버메트릭스에 더 큰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145년 역사를 지닌 메이저리그는 경기를 라디오로 중계하던 1950년대까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였고, 미식축구(NFL)는 보잘것없는 리그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TV 등장 이후 전세가 완전히 역전됐다. 미식축구의 역동성이 생중계 화면에서 시청자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30개 팀이 각 164경기를 벌이는 메이저리그가 32개 팀이 각 16경기를 하는 미식축구에 시청률, 스폰서십, 구단용품 판매 등에서 크게 뒤진다는 사실은 메이저리그 처지에선 분하기까지 할 것이다.
데이터가 새로운 원유로 인식되는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메이저리그는 통계가 잘 활용되는 야구의 장점을 살려 전세를 뒤집으려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메이저리그는 야구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플레이, 즉 피칭, 배팅, 베이스러닝, 전체 수비의 움직임을 정확히 포착해 제공하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가 야구단과 선수를 평가하는 방식및 팬들이 경기를 즐기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켜 메이저리그의 인기가 다시 최고로 높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선수에 대한 객관적 평가 자료
피치f/x 시스템은 현재 메이저리그 30개 구장에 설치돼 투수들의 투구를 추적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카메라 2대를 이용하는 이 기술은 투수가 던진 공 하나하나에 대한 구종, 구속, 궤적 등을 일반 팬들에게까지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히트f/x 시스템은 타격 시 공의 속도, 방향, 상승 각도 등을 제공한다. 수비 움직임에 관해서는 필드f/x 시스템이 공의 궤적과 그라운드 위 모든 선수의 움직임을 정확히 추적한다.
더욱이 올해는 스탯캐스트(Statcast)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3개 구장에서 시험됐고 내년에는 모든 구장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홈플레이트 뒤 및 3루 선상에 배치된 2대의 카메라와 3차원 레이더 장비를 사용해 공과 선수의 모든 움직임을 초당 15회씩 정밀하게 추적한다. 이렇게 생산되는 데이터 양은 경기당 7테라바이트로, 이는 3분짜리 노래를 약 250만 곡 저장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경기의 모든 것에 대한 이런 세밀한 데이터는 무엇보다 선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예를 들어 외야수의 멋진 홈 보살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수비 위치 선정, 첫발의 반응 속도, 가속, 공 추적 경로, 송구 속도와 방향, 주자 속도 등을 통해 분석할 수 있어 지금까지는 제한적이던 수비 측면의 다양한 평가도 가능하다.
팬들에게도 빅데이터로 무장한 야구는 단순히 보는 것 이상으로 직접 참여하고 가상적으로 조작도 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한다. 스마트폰을 통한 실시간 인스턴트 리플레이는 기본이고 인터랙티브 게임, 심지어 증강현실처럼 실제 진행되는 경기의 긴박한 순간에 투수가 직구가 아닌 체인지업으로 승부하면 어떻게 될지를 조작하면서 경기를 볼 수도 있다.
빅데이터 효용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이 만족하는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있다. 과연 메이저리그가 디지털 시대에 빅데이터로 단단히 무장해 미식축구에 뒤졌던 인기를 만회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지만, 야구팬들에게는 야구가 앞으로 더 재미있는 숫자놀이가 될 것임에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