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100년 만의 최고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뉴스가 매스컴을 타면서 에어컨 제조업체 주가가 급등하는 등 벌써부터 더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미항공우주국(NASA)이 내놓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올여름 무더위 전망에 대해 우리나라 기상청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월9일 NASA 고다드연구소의 제임스 한센 박사는 “전 지구의 기온 분석을 수행한 결과, 기온 관측을 시작한 19세기 후반 이래 1998년이 가장 더운 해였으며 2002년과 2003년, 2004년이 그 뒤를 잇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2005년은 지난 1세기 동안 최고기온을 보였던 1998년보다도 더울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한센 박사는 세계 각지 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표온도를 구하고, NASA 기상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분석해 해수면 온도를 구해 전 지구의 기온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해 평균기온이 14℃로 1951~80년 평균보다 0.48℃ 높았고, 특히 최근 30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흔히 ‘지구온난화’라고 하는데, 2월16일 공식 발효된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는 바로 이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약속이다. 산업화 이후 석탄·석유를 사용하면서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의 발생량이 크게 늘었는데, 이 물질들은 지구로 들어온 태양에너지가 우주로 다시 나가는 과정을 방해해 지구를 뜨겁게 만든다고 생각되고 있다.
“지구에너지 불균형 … 엘니뇨 현상 지속”
한센 박사는 온실가스 때문에 지구가 정말 에너지의 유입과 방출을 맞추지 못해 계속 남는 장사를 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기로 결심했다. 복잡한 수식을 사용한 그는 지구가 흡수하는 태양에너지가 지구에서 우주로 방출되는 에너지보다 1m2당 0.85W(와트) 정도 더 많다는 추정치를 얻었다. 지구에 에너지가 점점 쌓인다는 ‘지구에너지 불균형’ 이론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아울러 약한 엘니뇨가 발생해 2005년에 계속 지속될 것으로 추정했다.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는 가장 더운 해였던 1998년에 강하게 발생해 기온상승을 주도했고, 2003년과 2004년에도 약하게 발생해 온도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 지구 평균기온의 가파른 상승추세, 지구에 쌓이는 에너지의 증가, 그리고 약한 엘니뇨의 발생까지…. 이와 같은 결과들을 바탕으로 한센 박사는 “2005년은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예측했다. 1988년 미국 의회에서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증언한 이력이 있는 그의 주장은, 곧장 주요 외신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우리나라에까지 “올여름 100년 만의 최고 무더위가 강타한다”는 기사가 나온 것이다.
즉각 우리나라 기상청은 올여름 무더위 전망은 근거가 희박하다는 보도 자료를 발표했다. 기상청의 의견을 이해하기 전에 먼저 중대한 오해부터 짚고 넘어가자. 기상청 박정규 기후예측과장은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말은 여름철 더울 것이라는 말과 의미가 같지 않다”고 주장한다.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말은 연평균 기온이 높아진다는 의미일 뿐, 가장 더운 해에 가장 더운 여름이 찾아오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에는 여름철이 아니라 주로 겨울철 기온의 상승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히려 기온이 높아지면 구름의 양과 강수량이 따라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오히려 여름철 기온상승을 억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 지구적 평균기온 2위와 3위를 기록했던 2002년과 2003년에는 2001년과 2002년보다도 1~2℃가 낮은 서늘한 여름이 찾아왔다.
그렇다면 논란의 초점은 2005년 지구의 평균기온이 과연 지난 100년을 통틀어 가장 높을지에 모아진다. 박 과장은 “한센 박사의 주장은 지구에너지 불균형 학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것은 학계가 모두 동의하는 이론이 아니라 아직 검증이 이뤄지지 못한 학설일 뿐이다”고 말한다.
“다소 앞서가는 발표 … 개인적인 추론으로 봐야”
이산화탄소가 정말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지, 이산화탄소의 양이 주기적으로 변화하는지의 논란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센 박사가 남아서 쌓인다고 주장한 에너지 추정치도 과학적인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가 근거로 제시한 엘니뇨도 문제가 있다. 전문 예측모델로 추정해봤을 때 올해 상반기 지구의 기온을 올릴 만한 엘니뇨의 발달 가능성이 낮으며, 하반기 이후에는 예측 자체가 어렵다. 엘니뇨의 발달을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태에서 엘니뇨의 영향을 언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지구 평균기온의 가파른 상승추세가 앞으로 계속되리라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전 지구적 기온 변화는 상당히 복잡해 30년간의 변화만 두고서 경향성을 판단하기에는 이르기 때문이다. 학계에 잘 알려져 있는 60년 주기이론은 2000년을 전후에 기온상승이 정점에 도달했으며, 점진적으로 하향곡선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박 과장은 이와 같은 반론을 한센 박사에게 e메일로 보냈는데, 한센 박사는 지적에 수긍하면서도 올해 지구가 가장 더울 수 있다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다소 앞서가는 무리한 발표로, 한 학자의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는 개인적인 추론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센 박사의 예측을 NASA 고다드연구소의 공식적인 견해나 미국 기상청의 장기예보로 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곳곳에 지독한 더위가 강타해 큰 피해를 입히면서 여름철 무더위는 전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2003년 유럽을 강타한 폭염의 경우 무려 2만여명이 더위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혹시 올여름 우리나라에 무더위가 몰려올 가능성은 없을까.
우리나라의 여름철 기온은 지구 평균기온과 별다른 상관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분석된다. 박 과장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에 몰려와 더운 기류를 형성해 비구름대가 한반도로 몰려들지 못하도록 할 때 폭염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실제 올여름 기온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 기상청과 협의하고, 해외 15개 기관의 예측 자료를 활용해야 신뢰성이 높아지므로 시간이 좀더 걸린다는 전망이다.
2월9일 NASA 고다드연구소의 제임스 한센 박사는 “전 지구의 기온 분석을 수행한 결과, 기온 관측을 시작한 19세기 후반 이래 1998년이 가장 더운 해였으며 2002년과 2003년, 2004년이 그 뒤를 잇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2005년은 지난 1세기 동안 최고기온을 보였던 1998년보다도 더울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한센 박사는 세계 각지 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표온도를 구하고, NASA 기상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분석해 해수면 온도를 구해 전 지구의 기온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해 평균기온이 14℃로 1951~80년 평균보다 0.48℃ 높았고, 특히 최근 30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흔히 ‘지구온난화’라고 하는데, 2월16일 공식 발효된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는 바로 이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약속이다. 산업화 이후 석탄·석유를 사용하면서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의 발생량이 크게 늘었는데, 이 물질들은 지구로 들어온 태양에너지가 우주로 다시 나가는 과정을 방해해 지구를 뜨겁게 만든다고 생각되고 있다.
“지구에너지 불균형 … 엘니뇨 현상 지속”
한센 박사는 온실가스 때문에 지구가 정말 에너지의 유입과 방출을 맞추지 못해 계속 남는 장사를 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기로 결심했다. 복잡한 수식을 사용한 그는 지구가 흡수하는 태양에너지가 지구에서 우주로 방출되는 에너지보다 1m2당 0.85W(와트) 정도 더 많다는 추정치를 얻었다. 지구에 에너지가 점점 쌓인다는 ‘지구에너지 불균형’ 이론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아울러 약한 엘니뇨가 발생해 2005년에 계속 지속될 것으로 추정했다.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는 가장 더운 해였던 1998년에 강하게 발생해 기온상승을 주도했고, 2003년과 2004년에도 약하게 발생해 온도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 지구 평균기온의 가파른 상승추세, 지구에 쌓이는 에너지의 증가, 그리고 약한 엘니뇨의 발생까지…. 이와 같은 결과들을 바탕으로 한센 박사는 “2005년은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예측했다. 1988년 미국 의회에서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증언한 이력이 있는 그의 주장은, 곧장 주요 외신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우리나라에까지 “올여름 100년 만의 최고 무더위가 강타한다”는 기사가 나온 것이다.
즉각 우리나라 기상청은 올여름 무더위 전망은 근거가 희박하다는 보도 자료를 발표했다. 기상청의 의견을 이해하기 전에 먼저 중대한 오해부터 짚고 넘어가자. 기상청 박정규 기후예측과장은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말은 여름철 더울 것이라는 말과 의미가 같지 않다”고 주장한다.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말은 연평균 기온이 높아진다는 의미일 뿐, 가장 더운 해에 가장 더운 여름이 찾아오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에는 여름철이 아니라 주로 겨울철 기온의 상승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히려 기온이 높아지면 구름의 양과 강수량이 따라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오히려 여름철 기온상승을 억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 지구적 평균기온 2위와 3위를 기록했던 2002년과 2003년에는 2001년과 2002년보다도 1~2℃가 낮은 서늘한 여름이 찾아왔다.
그렇다면 논란의 초점은 2005년 지구의 평균기온이 과연 지난 100년을 통틀어 가장 높을지에 모아진다. 박 과장은 “한센 박사의 주장은 지구에너지 불균형 학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것은 학계가 모두 동의하는 이론이 아니라 아직 검증이 이뤄지지 못한 학설일 뿐이다”고 말한다.
“다소 앞서가는 발표 … 개인적인 추론으로 봐야”
이산화탄소가 정말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지, 이산화탄소의 양이 주기적으로 변화하는지의 논란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센 박사가 남아서 쌓인다고 주장한 에너지 추정치도 과학적인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가 근거로 제시한 엘니뇨도 문제가 있다. 전문 예측모델로 추정해봤을 때 올해 상반기 지구의 기온을 올릴 만한 엘니뇨의 발달 가능성이 낮으며, 하반기 이후에는 예측 자체가 어렵다. 엘니뇨의 발달을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태에서 엘니뇨의 영향을 언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지구 평균기온의 가파른 상승추세가 앞으로 계속되리라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전 지구적 기온 변화는 상당히 복잡해 30년간의 변화만 두고서 경향성을 판단하기에는 이르기 때문이다. 학계에 잘 알려져 있는 60년 주기이론은 2000년을 전후에 기온상승이 정점에 도달했으며, 점진적으로 하향곡선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박 과장은 이와 같은 반론을 한센 박사에게 e메일로 보냈는데, 한센 박사는 지적에 수긍하면서도 올해 지구가 가장 더울 수 있다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다소 앞서가는 무리한 발표로, 한 학자의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는 개인적인 추론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센 박사의 예측을 NASA 고다드연구소의 공식적인 견해나 미국 기상청의 장기예보로 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곳곳에 지독한 더위가 강타해 큰 피해를 입히면서 여름철 무더위는 전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2003년 유럽을 강타한 폭염의 경우 무려 2만여명이 더위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혹시 올여름 우리나라에 무더위가 몰려올 가능성은 없을까.
우리나라의 여름철 기온은 지구 평균기온과 별다른 상관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분석된다. 박 과장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에 몰려와 더운 기류를 형성해 비구름대가 한반도로 몰려들지 못하도록 할 때 폭염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실제 올여름 기온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 기상청과 협의하고, 해외 15개 기관의 예측 자료를 활용해야 신뢰성이 높아지므로 시간이 좀더 걸린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