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로공단은 64년부터 73년까지 ‘수출산업단지개발조성법’에 의해 총 60만평 규모로 조성된 한국 최초의 국가 산업단지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서울의 유일한 국가 산업단지인 이곳은 섬유와 봉제산업 등 한국의 근대화를 일으킨 노동집약적 산업의 아성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름만 바뀌었지 지금도 구로공단은 ‘노동집약적’ 산업의 성지인 셈입니다. 3D산업 대신 지금 그 자리를 차지한 IT 산업 역시 ‘노동집약적’인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단순노동이 지식노동으로 변했다 하지만, 전산화가 빨라지고 웹 사이트가 늘어날수록 수많은 이름 모를 전산쟁이들과 디자이너들의 단순노동은 폭증하고 있습니다.
노동을 하는 방식과 방편은 달라졌지만, 이를 둘러싼 일화와 드라마는 지금도 구로디지털단지의 사무실 한쪽에서 슬프고도 재미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는 일, 그것이 바로 노동집약의 낭만과 슬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21세기판 ‘구로(디지털단지) 아리랑’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