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서울 도봉갑 지역구 국민의힘 김재섭 당선인(왼쪽)과 그의 아내 김예린 씨. [김재섭 블로그]
민주 인재근·김근태 6선 한 도봉갑
4·10 총선에서 야당 텃밭인 서울 도봉갑에 국민의힘 깃발을 꽂은 김재섭 당선인의 일성(一聲)이다. 김 당선인은 4월 11일 당선이 확정된 후 주간동아와 전화 통화에서 “마음이 무겁다. 개인은 살았다 해도 지금 당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 걱정된다”며 이렇게 말했다.김 당선인은 49.05%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후보(47.89%)를 1.16%p 차로 누르고 당선했다(그래프 참조). 1098표차 신승(辛勝)이었지만, 도봉갑이 민주당 현역 인재근 의원(19~21대·3선)과 남편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15~17대·3선)이 도합 6선을 지낸 야권 텃밭임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당선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른 13~21대 9차례 총선에서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한 것은 18대 총선 단 한 번뿐이었다. 김 당선인도 2020년 21대 총선에서 이 지역구에 출마해 40.49% 득표율로 인 의원(54.02%)에게 13.53%p 차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1987년생인 김 당선인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IT(정보기술) 기업가 출신 청년 정치인이다. 2019년 청년정당 ‘같이오름’을 창당하고 이듬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입당해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의 발탁으로 청년대표 비대위원을 지냈다.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제자였다는 그는 “(조 대표의 딸) 조민 씨가 의사가 되는 게 두렵다”며 입시 비리 의혹을 정조준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선 도봉구 창동 출신으로서 ‘4대째 도봉 토박이’를 자처하며 이렇다 할 지역 연고가 없는 민주당 안귀령 후보와 차별성을 강조했다. 만삭의 아내 김예린 씨와 선거 기간 내내 출퇴근길 인사를 함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마음이 무겁다”
험지에서 인생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단 김 당선인의 소감과 여당의 참패 원인에 대한 견해는 어떨까. 다음은 그와 전화 통화로 나눈 일문일답이다.당선 소감은.
“마음이 무겁다. 개인은 살았다 해도 지금 당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 걱정된다. 서울 강북권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터라 국민의힘을 다시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많이 든다.”
도봉갑은 그간 ‘민주당 텃밭’이었는데, 어떤 선거 전략이 주효했다고 자평하나.
“진심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간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소위 험지에선 기술 같은 것은 잘 가 닿지 않는다. 도봉구에 오랫동안 살고 가정을 꾸린 사람으로서 주민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불편이 무엇인지 잘 안다. 4년간 원외 당협위원장으로서 주민들과 소통하며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했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민심에 귀 기울이지 못한 게 크다고 본다. 가령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황상무 전 대통령실시민사회수석이나 이종섭 전 호주대사 같은 문제는 그 자체도 문제로서 중요하지만 정부·여당에 쌓인 불만이 결정적으로 폭발하는 계기가 됐다. 최근 나온 이른바 ‘대파 논란’만 해도 정부·여당 입장에선 당연히 억울할 수 있으나, 국민의 불만이 쌓인 상황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간 누적된 불만이 총선에서 쏟아져 나온 것 같다.”
향후 의정 활동 주안점은 무엇인가.
“서울 민심, 특히 강북 민심에 국민의힘이 귀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내가 그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당 지도부나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민심을 전하겠다는 말인가.
“당연히 여당 의원으로서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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