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월 11일 김관용 신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오른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정부 첫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임명된 김관용 신임 수석부의장이 10월 11일 취임사에서 밝힌 소감이다. 이날 김 신임 수석부의장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민주평통 사무처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김 수석부의장은 취임식에서 윤 대통령이 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담대한 구상’을 언급하면서 “민주평통이 ‘담대한 구상’의 실현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오랜 기간 정치·행정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1942년 경북 구미에서 출생한 김 수석부의장은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71년 10회 행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그러다 1995년부터 정치에 뛰어들어 3선 구미시장, 3선 경북도지사를 지냈다. 이날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 신임 수석부의장은 40여 년간 공직에 헌신해온 분”이라며 “민주적 평화 통일을 위한 정책 자문과 관련해 국내외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고 범민족적 의지와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김 수석부의장 인선 배경을 놓고는 ‘정치적 셈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대통령실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김무성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내정했다가 철회 수순을 밟았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김 상임고문이 연루된 ‘가짜 수산업자 사건’이 낙마에 영향을 미쳤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동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김 상임고문 발탁에 뿔난 여당 핵심 지지층을 달래기 위해 새 내정자로 ‘TK 인사’를 물색하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김관용 수석부의장은 TK 출신이면서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 경북 지역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윤 대통령 당선을 도운 이력이 있다.
김 수석부의장 임명으로 민주평통은 이번에도 기존의 인사 관례를 이어가게 됐다. 민주평통은 헌법 92조에 근거한 평화통일정책 관련 대통령 자문기구로 대통령이 의장을 맡지만 실질적으로는 임기 2년의 수석부의장이 조직을 총괄한다. 이런 이유로 통상 대통령의 측근이나 선거를 도운 정치 원로가 수석부의장 직을 맡아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이석현 전임 수석부의장이 잔여 임기기 1년 남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알박기 인사’라며 여권의 사퇴 압박을 받은 것도 이런 관례 때문이다. 김 신임 수석부의장은 취임사에서 “이석현 전 수석부의장님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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