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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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윤 선봉’ 유승민 vs ‘윤과 함께’ 홍준표, 맞붙은 여권 잠룡

[이종훈의 政說] 상승세 유승민… 尹 임기 중반 지지율이 변수

  •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정치학 박사

    입력2022-10-0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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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왼쪽). 홍준표 대구시장. [동아DB]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왼쪽). 홍준표 대구시장. [동아DB]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9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실이나 우리 당이나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당장 중단하고 이 문제는 깨끗하게 사과하고 지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대응에 대한 비판이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격도 건너뛰지 않았다. 유 전 의원은 이틀 후 “민주당 이 대표의 기본소득 등 기본◯◯ 시리즈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소득주도성장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천문학적 예산이 드는 나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틈새 공략 나선 유승민

    틈새 공략이다. 안으로는 윤석열을 치고 밖으로는 이재명을 친다. 이재명 의원이 민주당 대표로 당선하면서 정국은 지난 대선의 연장전, 곧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로 급속히 환원됐다. 양당은 핵심 지지층만을 바라보는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 중도층은 이래저래 마음 붙일 곳이 없어 불만이 가득한 실정이다. 유 전 의원은 이들을 공략하고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게 흘러가는 중이다.

    유 전 의원은 이미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몇 차례 1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9월 29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범보수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19% 지지율을 받으며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8월 같은 여론조사 대비 6%p 급등했다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한 번의 여론조사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상승 추세를 탔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유 전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사실상 당을 장악한 속에서 ‘윤심’을 얻지 못한 그는 ‘당심’을 얻어낼 수 있을까. 최근 실시된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9월 19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윤(비윤석열)계 이용호 의원이 자그마치 42표나 득표했다.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2024년 총선 공천을 의식해 친윤계로 편입되기를 원하고, 윤핵관이 노골적으로 주호영 의원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선전한 것이다. 비윤계 선두주자 격인 유 전 의원으로서는 기대할 만한 상황이다.

    책임당원만 놓고 본다면 더 희망적이다. 이준석 전 대표 당선 이후 국민의힘 책임당원이 3배 넘게 증가했다. 80만여 명으로 추산되는데, 2030세대 책임당원이 17%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당대회 선거는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 30%와 선거인단의 모바일 투표·현장 투표 70%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선거인단은 대의원, 책임당원, 일반당원으로 구성한다. 일반국민 여론조사와 선거인단 중 책임당원 선거에서 유 전 의원이 유리할 것으로 전제한다면 현 경선룰도 나쁘지 않다.



    유 전 의원에게 남은 마지막 걸림돌은 여전한 당내 ‘배신자 프레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말 한마디 때문에 붙은 해당 프레임은 좀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국민의힘에 영입돼 대통령이 된 실정이다. 유 전 의원에게만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유 전 의원으로서는 새로 유입된 책임당원에 의지하고 싶을 것이다.

    배신자 프레임 내건 홍준표

    유 전 의원에 대해 최근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물은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홍 시장은 9월 30일 디지털 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 코너에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침묵하는 게 도와주는 거 아닐까요”라는 글을 남겼다. 다음 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같은 보수 진영에서 내부 분탕질로 탄핵 사태까지 가고 보수 궤멸을 가져온 것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배신자 프레임을 강하게 걸고 나선 것이다.

    홍 시장은 10월 3일에도 “가까스로 정권교체가 됐는데 아직도 그들은 틈만 있으면 비집고 올라와 연탄가스 정치를 한다”며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눈치 빠른 홍 시장이 연일 유 전 의원을 향해 쓴소리를 하는 이유는 초조하기 때문일 것이다. 유 전 의원이 강적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유 전 의원과 달리 윤 대통령과 공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살아 있는 권력인 현직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야 차기 대권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판단, 그리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과 함께 가야 안전하다는 생각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유 전 의원하고는 확연히 다른 대권 경로를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사례를 보면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다. 전자는 현직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본인만의 차별성을 인정받은 경우다. 후자는 현직 대통령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은 경우다. 유 전 의원은 전자의 길을, 홍 시장은 후자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연동되는 문제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집권 중반을 넘어서며 회복세로 돌아선다면 후자의 경로를 택한 사람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못하다면 전자의 경로를 택한 사람에게 그나마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간 가열되고 있는 경쟁 구도가 흥미를 끄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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