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이 10월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PC서멀린에서 열린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한 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제공‧PGA 투어]
PGA 투어가 프로골퍼 김주형(20)의 PGA 투어 2승 소식을 전하며 내놓은 평가다. 김주형은 10월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PC서멀린(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최종 합계 24언더파 260타로 우승했다.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승을 올린데 이어 두 달 만에 PGA 투어 2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PGA 투어 최연소 2승 부문 역대 2위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김주형은 세계랭킹 15위로 올라섰다.
김주형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비교하는 평가도 늘어나고 있다. 김주형은 우즈 이후 처음으로 만 21세 전 PGA 투어에서 2승을 한 선수가 됐다. 우즈는 20세 9개월 때인 1996년 10월 월트디즈니 월드 올드 모빌 클래식에서 PGA 투어 두 번째 우승을 했다. 김주형의 기록은 20세 3개월만으로 우즈보다 6개월 빠르다. PGA 투어가 그를 “우즈의 젊은 시절을 비추다” 등으로 묘사한 이유다. 김주형은 우승 직후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PGA 투어 정식 회원도 아니었다. 이제는 두 번째 우승을 하고 나의 우상인 우즈의 기록과 비교되는 나 자신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꿈이 현실이 되는 기분이다”라며 기뻐했다.
72홀 노보기 우승 기록
김주형이 우승하기까지의 과정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김주형은 8월 원덤 챔피언십 1라운드 첫 홀에서 쿼트러플 보기(quadruple bogey‧기준타수보다 4타 오버)를 한 후 역전 우승했다. 40년 동안 PGA 투어에서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었다. 첫 홀에서 대량 실점을 하면 심리적으로 흔들리며 대회를 망치기 마련이지만 김주형은 침착하게 타수를 줄여가며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이번 대회에서도 세계 4위이자 지난해 PGA 시즌 챔피언인 캔틀레이와 선두를 다퉜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당초 현지 언론은 두 사람의 대결을 ‘불과 물의 대결’로 예상했다. 김주형이 고요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캔틀레이를 무너트릴 수 있을지를 쟁점으로 꼽은 것이다. 대회가 시작되자 김주형은 단단한 경기 운영을 보여주면서 세간의 예측을 깨트렸다. 캔틀레이가 김주형을 번번이 따라잡으려 했지만 틈을 주지 않는 운영에 가로막혔다. 김주형은 대회 기간 단 하나의 보기도 없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쳤다. PGA 투어에서 ‘72홀 노보기 우승’은 2019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JT 포스턴 이후 3년 만으로, 지금껏 두 번밖에 없었다.
김주형은 일찌감치 ‘골프 신동’으로 주목받았다. 2019년 17세의 나이로 데뷔해 그해 아시아프로골프투어에서 파나소닉 오픈 정상에 올랐다. 아시안투어 두 번째 최연소 우승이었다. 2002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주형은 두 살 때부터 티칭 프로인 아버지를 따라 중국, 호주, 필리핀, 태국 등을 다니며 골프를 배웠다. 당시 장난감 기차가 나오는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을 좋아해 영어 이름을 톰(Tom)으로 지었다. PGA 투어는 그의 성과를 “톰 킴 열차는 슈퍼스타덤으로 직행하는 급행열차가 됐다”고 비유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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