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에 열린 남북한 제4차 장관급회담 이후 9개월 만에 재개된 제5차 장관급회담(9월15∼18일)이 중단된 경의선 복원공사 재개, 금강산 육로관광 및 면회소 설치, 이산가족 추가 상봉 등 남북한이 제안한 회담의제 대부분에서 합의하는 성과를 거두고 끝났다.
이번 회담은 북한측이 먼저 적극적으로 제안해 왔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기대를 모았다. 게다가 북측은 회담 전 개각으로 남측 수석대표가 임동원 전 장관에서 홍순영 통일부 장관으로 바뀐 점에 호응해 대표단 단장을 전금진에서 김령성 내각 책임참사로 바꾸었다. 김영삼 정부 시절 쌀회담 때부터 북측 대표단장으로 남북회담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전금진 전 단장이 남측과의 회담에서 최대한 이속을 챙기는 ‘전문 일꾼’이라면 김령성 단장은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예비회담 대표로 회담이 성사되는 쪽으로 이끄는 ‘얼굴마담’에 가까운 인사다. 따라서 시작이 반이라면 이 회담은 이미 반 이상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번 회담의 성과는 사실 지난 8월2일 림동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 부위원장이 남북대화 재개를 제의하는 방송통지문을 보내왔을 때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북한 노동당 통전부에서 오랫동안 대남전략을 맡아온 림동옥 부위원장은 지난해 6월 남북정상회담에서 처음 얼굴을 드러낸 실질적 책임자다. 그는 지난해 9월 김용순 노동당 비서와 함께 서울을 방문해 당시 임동원 국정원장-박재규 통일부 장관을 만났을 때 “선수끼리 만났으니 잘 해보자”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따라서 림동옥 부위원장이 먼저 운(韻)을 떼고 김령성 내각참사를 대표단장으로 기용한 것은 전에 없이 적극적인 회담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풀이가 가능했다.
김령성 책임참사는 지난해 정상회담 준비접촉 북측 단장을 맡아 남측에는 비교적 낯익은 인물이다. 준비접촉 당시 서글서글한 호남형의 외모에 사자성어를 섞어가며 빼어난 말솜씨를 과시해 그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은 남측 대표로 착각했을 정도다. 그는 또 남측 민화협(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의 북측 파트너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부위원장으로서 언론사 사장단·백두산 관광단 방북, 당 창건 기념행사 참관 등 민간교류 행사에 빠지지 않고 나타나 진지한 대화로 남측 인사에게 호평 받았다. 조평통 제1부국장을 겸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남측 인사들과의 공개 접촉에서 판에 박힌 ‘공영방송’(체제 선전)을 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인사로 꼽힌다.
북 언론도 회담 관련 이례적 상세 보도
김령성 단장은 1990년대 초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에 따른 교류협력분과위에 참여하면서 남북 대화 및 경제협력 분야의 식견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특히 노태우 정부 당시 통일원 차관으로 남북 고위급회담에 대표로 참여한 임동원 현 외교안보통일특보의 안내인을 맡아 남측 대표들과의 인연과 대화 경험이 남다른 편이다. 그 뒤로도 그는 98년 3월 제5차 식량지원 협의 적십자 접촉 대표로 참여하는 등 남북간 각종 회담에 단골로 참석했다. 남측의 민관(民官) 회담 대표들을 두루 접촉한 흔치 않은 경험이 있는 북측 인사다.
북측이 9월16일 열린 1차 전체회의에서 경의선 연결과 전력지원 등 11가지 제안을 쏟아놓은 뒤 남측 태도를 지켜보는 방식으로 회담을 진행한 것도 될 수 있는 대로 이번 회담을 ‘되는 쪽’으로 하려는 북측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언론 또한 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에 ‘역사적인 6·15 북남 공동선언 이행’을 강조해 회담 전망을 밝게 했다.
아쉬운 점은 일말의 기대를 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일정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김령성 단장은 “우리 소관사항이 아니다”고 말한 반면, 통일부 이봉조 정책실장은 “앞으로 여러 회담과 접촉이 있으니 북측 반응을 기다리겠다”고 말해 장관급 회담이 아닌 별도 채널로 이 문제를 협의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앞으로 임동원 특보의 몫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담은 북한측이 먼저 적극적으로 제안해 왔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기대를 모았다. 게다가 북측은 회담 전 개각으로 남측 수석대표가 임동원 전 장관에서 홍순영 통일부 장관으로 바뀐 점에 호응해 대표단 단장을 전금진에서 김령성 내각 책임참사로 바꾸었다. 김영삼 정부 시절 쌀회담 때부터 북측 대표단장으로 남북회담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전금진 전 단장이 남측과의 회담에서 최대한 이속을 챙기는 ‘전문 일꾼’이라면 김령성 단장은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예비회담 대표로 회담이 성사되는 쪽으로 이끄는 ‘얼굴마담’에 가까운 인사다. 따라서 시작이 반이라면 이 회담은 이미 반 이상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번 회담의 성과는 사실 지난 8월2일 림동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 부위원장이 남북대화 재개를 제의하는 방송통지문을 보내왔을 때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북한 노동당 통전부에서 오랫동안 대남전략을 맡아온 림동옥 부위원장은 지난해 6월 남북정상회담에서 처음 얼굴을 드러낸 실질적 책임자다. 그는 지난해 9월 김용순 노동당 비서와 함께 서울을 방문해 당시 임동원 국정원장-박재규 통일부 장관을 만났을 때 “선수끼리 만났으니 잘 해보자”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따라서 림동옥 부위원장이 먼저 운(韻)을 떼고 김령성 내각참사를 대표단장으로 기용한 것은 전에 없이 적극적인 회담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풀이가 가능했다.
김령성 책임참사는 지난해 정상회담 준비접촉 북측 단장을 맡아 남측에는 비교적 낯익은 인물이다. 준비접촉 당시 서글서글한 호남형의 외모에 사자성어를 섞어가며 빼어난 말솜씨를 과시해 그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은 남측 대표로 착각했을 정도다. 그는 또 남측 민화협(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의 북측 파트너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부위원장으로서 언론사 사장단·백두산 관광단 방북, 당 창건 기념행사 참관 등 민간교류 행사에 빠지지 않고 나타나 진지한 대화로 남측 인사에게 호평 받았다. 조평통 제1부국장을 겸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남측 인사들과의 공개 접촉에서 판에 박힌 ‘공영방송’(체제 선전)을 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인사로 꼽힌다.
북 언론도 회담 관련 이례적 상세 보도
김령성 단장은 1990년대 초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에 따른 교류협력분과위에 참여하면서 남북 대화 및 경제협력 분야의 식견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특히 노태우 정부 당시 통일원 차관으로 남북 고위급회담에 대표로 참여한 임동원 현 외교안보통일특보의 안내인을 맡아 남측 대표들과의 인연과 대화 경험이 남다른 편이다. 그 뒤로도 그는 98년 3월 제5차 식량지원 협의 적십자 접촉 대표로 참여하는 등 남북간 각종 회담에 단골로 참석했다. 남측의 민관(民官) 회담 대표들을 두루 접촉한 흔치 않은 경험이 있는 북측 인사다.
북측이 9월16일 열린 1차 전체회의에서 경의선 연결과 전력지원 등 11가지 제안을 쏟아놓은 뒤 남측 태도를 지켜보는 방식으로 회담을 진행한 것도 될 수 있는 대로 이번 회담을 ‘되는 쪽’으로 하려는 북측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언론 또한 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에 ‘역사적인 6·15 북남 공동선언 이행’을 강조해 회담 전망을 밝게 했다.
아쉬운 점은 일말의 기대를 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일정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김령성 단장은 “우리 소관사항이 아니다”고 말한 반면, 통일부 이봉조 정책실장은 “앞으로 여러 회담과 접촉이 있으니 북측 반응을 기다리겠다”고 말해 장관급 회담이 아닌 별도 채널로 이 문제를 협의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앞으로 임동원 특보의 몫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