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정치학 박사)는 최근 민주당의 비명(비이재명)계 컷오프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최 교수는 “국민의힘 공천도 혁신과 거리가 먼, 친윤(친윤석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민주당이 공천을 잘하면 유리한데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자칫 총선에서 질 경우 친문이 다 탈당한 것도 아니기에 이 대표 책임론이 나올 수 있다”고분석했다.
대표적 친문계인 임 전 실장이 서울 중·성동갑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되면서 민주당의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 파동이 계파 간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당내 친명계가 친문과 사실상 결별하고, 잠재적 대권 주자인 임 전 실장을 견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1]
“친문-친명 갈등 봉합 어려울 듯”
민주당 공천 파동은 탈당 사태로 번지고 있다. 친문 좌장격인 홍영표 의원 입에서 공천 논란과 관련해 “5~10명까지 탈당할 수 있다”(2월 28일 CBS 노컷뉴스 인터뷰 발언)며 탈당과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기도 했다. 해당 발언 이튿날인 2월 29일 컷오프 통보를 받은 홍 의원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새로운 정치를 고민하는 분들과 뜻을 세우겠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이미 당내 대표적 비명계인 5선 설훈 의원은 2월 28일 “이재명 대표는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측근과 결정하고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을 모두 쳐내며 자신에게 아부하는 사람만 곁에 두고 있다”고 말하고 탈당을 선언했다. 앞서 민주당에선 현역의원 평가에서 각각 하위 20%, 10% 통보를 받고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박영순 의원이 탈당하고, 동작을 공천 배제에 항의해 이수진 의원이 탈당한 바 있다.임 전 실장은 자신이 중·성동갑에서 컷오프된 것과 관련해 2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산 회동에서 이재명 대표가 굳게 약속한 ‘명문(이재명+문재인)정당’과 용광로 통합을 믿었다. 지금은 그저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중·성동갑에 대한 전략공천관리위원회(전략공관위)의 추천 의결을 재고해달라”며 전략공천 철회를 요구했다. 16대 총선 성동구, 17대 총선 성동을 선거구에서 두 번 당선한 임 전 실장은 중·성동갑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민주당 전략공관위는 2월 27일 해당 지역구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민주당 내 친문으로 대표되는 비명과 친명 간 공천 갈등은 점차 심화되고 있지만 당장 공천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컷오프된 현역의원들의 반발에 대해 2월 28일 “같은 뿌리에서 나왔고 같은 기둥 속에 큰 줄기를 함께한다. 우리는 명문(이재명+문재인)정당”이라면서도 “국민의힘처럼 해당 지역의 기득권, 다선 의원 중심으로 경선하거나 힘센 사람 중심으로 공천하면 변화는 없지만 혼란이나 갈등은 적을 수 있다”고 일축했다.
중·성동갑 신설 후 현역 홍익표 재선
서울 중·성동갑에 공천된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뉴스1]
중·성동갑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꼽힌다. 2016년 선거구 신설 후 치른 20·21대 두 차례 총선에서 현역인 민주당 홍익표 의원(3선)이 연이어 당선했다. 21대 총선에서 홍 의원은 54.3% 득표율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진수희 후보(40.9%)를 약 15%p 차로 눌렀다. 다만 최근 중·성동갑 민심에도 변화 조짐이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성동구에서 52.7%를 득표해 이재명 대표(42.8%)에 약 10%p 앞섰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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