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91

2011.06.13

학자금 대출 족쇄 트라우마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입력2011-06-10 17: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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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가을 4학년 시작을 앞두고 마음이 무거웠다. 등록금 때문이었다. 그동안 부모님 도움으로 학기 등록을 할 수 있었지만, 동생이 군대에서 제대해 두 사람이 동시에 학교를 다니게 되자 문제가 발생했다. 둘 다 값비싼 등록금을 내야 하는 서울의 사립대를 다녔던 탓에 부모님에게 더는 손을 벌리는 것이 송구스러웠다.

    결국 “한 사람이라도 부담을 덜자”는 생각에 학자금대출을 신청했다. 그때도 지금처럼 등록금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비록 등록금 1000만 원 시대가 열리진 않았지만 기자가 처음 대학에 들어갔을 때보다 등록금은 2배가량 뛰었다. 연이율 6.8%에 거치기간 2년, 10년간 분할상환 조건으로 총 700만 원을 빌렸다. 이후 매달 5만 원 남짓이 이자라는 명목으로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어떻게 보면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수입이라곤 과외비 30만 원이 전부였던 기자에겐 결코 적지 않은 돈이었다.

    다행히 졸업 전 취직하면서 학자금 족쇄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수습기자 딱지를 떼고 제대로 된 월급을 받은 날, 가장 먼저 한 일이 학자금대출을 갚는 것이었다. 비록 한 번에 다 갚진 못했지만 틈틈이 월급을 모아 목돈을 만들어 학자금대출을 갚아나갔다. 마지막으로 은행에서 학자금대출을 갚던 날 은행 창구 직원은 “정말 고생하셨어요”라는 말로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다.

    그나마 기자는 다행인 편에 속한다. 빌린 돈도 그리 많지 않았고, 졸업 후 안정된 직장에 취직해 얼른 갚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이 처한 현실을 보면 그렇지 못하다. 등록금은 기자가 학교를 다닐 때보다 더 많이 올라 연간 1000만 원에 육박한다. 학자금대출을 받기도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설령 학자금대출을 받고 학업을 마쳤더라도 문제다.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취업이 쉽지 않다. 어렵사리 취업해도 ‘88만 원 세대’라는 말에서 보듯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얼마 되지 않은 월급으로 학자금대출을 갚기란 언감생심이다.

    학자금 대출 족쇄 트라우마
    지금 거리에서 젊은 대학생들이 “나는 공부하고 싶다” “반값 등록금”을 목이 터져라 외쳐대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등록금 비싼 걸 알면서 대학에 왜 왔느냐”는 식의 냉소나 “일단 빌렸다가 나중에 돈 벌어 갚으면 되지 않느냐”는 식의 무책임함으로 그들의 분노를 달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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