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탈 좌석 1개만 놔두고 나머지 3개는 취소하려고 역에 갔더니 매표소 직원이 “동반석은 좌석별로 취소가 안 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동반석 예약 전체를 취소하고 다른 차표를 구해 가든지, 그냥 4개 좌석 값을 모두 지불하고 홀로 앉아 가는 방법밖에 없다는 얘기였죠. 매표소 직원은 동반석의 개별 좌석 환불금지 원칙만 반복하며 은근히 암표 장사를 부추겼습니다.
KTX 동반석은 개별 좌석의 반환이 왜 안 되는 것일까요? 답은 뻔합니다. 동반석 수요가 없는 평일에 반환을 해주면 손해를 입기 때문이죠. 여기까지는 이해가 갑니다. 고객 처지에서도 동반석 전체를 반납한 후 좀 더 비싼 일반석 표를 새로 구해 타면 되니까요. 문제는 동반석 4개 좌석 예약을 개별로 취소해줘도 즉시 표가 팔리는 연휴나 명절 때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원칙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데 있습니다. 예약발권시스템을 조금만 고치면 모두가 편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철도공사는 정부와 시민 사이에서 왜 걸핏하면 민영화 주장이 나오는지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KTX 고장과 역 무정차 통과, 5분 이상 연착 후에도 사과방송 한 번 안 하는 몰염치, 비싼 환불 수수료…. 적자 해소라는 명목 아래 이렇듯 고객 서비스를 포기한다면 고속철도 민영화 요구는 들불처럼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