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재입찰과 관련해 취재하는 과정에서 지식경제부, 한국석유공사, 농협중앙회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곧 일정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선 말해줄 수 없다며 올해는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은 12월 7일 알뜰주유소 기름 공급을 위한 공동구매 재입찰을 다음 날인 8일에 한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습니다. 한데 공동구매를 주관하는 농협중앙회나 한국석유공사 측에서 그 말을 들은 것이 아니라 정유사를 통해 알게 됐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11월 15일 첫 입찰을 했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대조적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지식경제부는 15쪽에 달하는 ‘알뜰주유소, 세상 속으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놓았습니다. 언론에서도 입찰 성패를 두고 큰 관심을 보이며 취재경쟁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재입찰 공지는 조용하다 못해 은밀히 이뤄졌습니다. 정유사 홍보팀조차 “우리도 사업팀으로부터 정확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며 “아는 게 있으면 알려달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 순간 “재입찰에 문제없다”고 낙관하던 정부 당국자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자신 있었다면 이렇게 비밀스럽게 진행할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요. 정유 업계에선 “이번에도 유찰되면 면목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말이 파다했습니다. 실제 재입찰을 주관한 농협중앙회 측은 “주요소 업계의 반발도 거세고 또다시 유찰되면 곤란하지 않겠느냐”며 “알뜰주유소 추진이 나쁜 일도 아닌데 논란이 되다 보니 최대한 조용히 진행하려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은밀한 재입찰의 속사정](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11/12/09/201112090500016_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