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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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제? 그건 지도부 생각 치열하게 싸워야 민심 얻는다”

직격인터뷰 / 사찰 논란 핵심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10-10-22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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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자제? 그건 지도부 생각 치열하게 싸워야 민심 얻는다”

    10월 4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정태근 의원.

    정중동(靜中動). 요즘 한나라당 정태근(46·서울 성북갑) 의원의 행보를 대변해주는 말이 아닌가 싶다. 지난 9월까지 민간인 사찰 의혹의 중심에 섰던 정 의원이 사찰 공방에서는 한발 비켜선 채 국정감사(이하 국감)에 ‘올인’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실태조사를 하면서 대형마트로부터 조사비를 받았다는 내용을 폭로하는가 하면, 대기업의 중소기업 특허 탈취 사례를 지적해 주목받았다. ‘중소기업을 살린다’는 제목의 자료집만 10권을 냈다.

    국감 전까지 정 의원은 사찰 파문으로 정권 핵심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정두언 최고위원, 남경필 의원과 함께 정 의원은 부인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그 배후로 ‘형님’ 이상득 의원과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을 정조준했다. 동시에 불법사찰 증거를 제시하겠다고 기세를 올렸지만, ‘당 화합’과 ‘권력투쟁으로 비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지도부 조치를 지켜보겠다며 수위를 낮췄다.

    하지만 10월 14일 불법사찰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인규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민간인 사찰 관련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법정 진술이 나오자 ‘특검 도입’을 요구했다. ‘진실규명’에서 특검으로 수위를 높인 것이다. 구체적인 대응 수위는 11월 초 대정부질문까지 지켜본 뒤 결정하기로 했다. 조용히 국감에 집중하면서 11월 사찰 2라운드를 대비하는 정 의원과 전화 인터뷰했다.

    ▼ 10월 14일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이 민간인 사찰 관련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진술이 나오자 특검을 주장했는데.

    “기본적으로 권력 차원에서 (불법사찰이) 이뤄졌다고 보지 않지만, 법에 근거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분명 경고해야 한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밝혀진 것 아닌가. 검찰 수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보여준다. 민주당도 웃긴다. (한나라당 의원인) 내가 특검을 주장하는데 야당은 검찰 재수사를 요구했다. 이해가 안 된다.”



    ▼ 9월에 불법사찰 증거를 제시하겠다고 했다가 조용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준비가 미흡했다. 추석도 있고, 국감도 다가오는 시기여서 일단 문제 해결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 (이상득 라인으로 지목된) 국정원 김주성 기획조정실장이 전격 교체됐고, 지도부에서도 정리해보겠다고 하기에 지켜보기로 했다. 대정부질문까지는 지켜보겠다.”

    ▼ 안상수 대표는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그 문제(사찰)는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또 거론하면 당에서 미움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리가 끝났다는 말인가(‘주간동아’ 756호 참조).

    “그건 그분들의 희망사항이고. 그래서 홍보위원장(김태환 의원)을 통해 ‘언론 인터뷰는 당과 상의하라’고 했나. 그런 문제를 가지고 의정활동을 규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문제를 지적하면 권력투쟁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이 문제다.”

    그는 이 대목에서 말을 아꼈다. 그의 말을 종합해보면, 9월 말 당 홍보위원장인 김태환 의원은 정 의원에게 당의 견해와 다른 사안을 발표할 때는 상의하라는 내용의 문건을 보냈다. 정 의원은 “자제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지만 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김태환 의원이) “당직자니까 지도부에 보고할 때 이런 일을 했다고 말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여전히 당 지도부와 마찰은 진행형이었다.

    “인터뷰 자제? 그건 지도부 생각 치열하게 싸워야 민심 얻는다”

    6월 10일 한나라당 김학용, 김성식 의원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정태근 의원. 이들은 이날 ‘초선 쇄신 모임’ 구성 계획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요구하는 초선 의원 연판장 서명 결과를 발표했다.

    ▼ 국감에서 대·중소기업 상생 등 ‘공정’을 화두로 삼았다. 일부 언론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MB)이 강조한 중소기업 살리기를 국회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는데. MB에 대한 충정인가?

    “올 4월부터 보좌진에게 지식경제부나 산하 기관에 중소기업 관련 정책을 따져보자고 했다. 키코(KIKO·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서 변동할 경우, 미리 약정한 환율에 약정금액을 팔 수 있도록 한 파생금융상품) 문제와 기업형 슈퍼마켓 문제도 서민 생활과 양극화 현상을 고민한 끝에 채택한 주제다. 5월 말이 되니까 청와대에서 중소기업 상생 얘기를 꺼냈다. 대통령에 대한 애정보다는, 올바른 문제 제기를 해서 빠른 시일에 문제를 시정하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다. 여당 의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국정 운영을 관철하려 하는 것은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소장파 의원들과 종종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도 문제 제기를 위한 방법인가?

    “‘민본21’(한나라당 개혁 성향 초선 의원 모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연속 4회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공정사회, 친서민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회를 했다. 이런 것도 흐름이다. 정치적 노선과 어젠다를 놓고 하는 토론은 일상화해야 한다. 보수정당이 어떻게 지지를 얻어야 하는지, 이런 고민은 계속할 것이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깊이 있는 토론회에 익숙지 않다는 것이다. 정치적 현안이 있어야 의원총회를 하고 토론회를 하지…. 국가 재정이 어렵다면서 법인세, 소득세 감세 기조를 유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재정 건전성을 추진하면서 복지 문제를 확대하는 정책을 써야지…. 대기업에 대한 감세? 받는 사람도 고마워하지 않는다. 토론회를 통해 이런 부분을 고민하고 의견을 모아야 한다.”

    ▼ 6·2지방선거 이후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쇄신 바람이 불었지만 뜨뜻미지근한 것 같다. 초선 의원으로서 공천 문제도 무시할 수 없지 않나.

    “다가오는 2012년 선거는 1992년 선거와 비슷하다. 4월 총선에 이어 12월 대선이다. 대선을 앞둔 총선은 대권주자가 임의로 좌지우지할 수 없다. 바람직한지 여부를 떠나 현역의원에 대한 물갈이는 크지 않을 것이다. 17대 국회의원 선거가 탄핵 후폭풍, 18대 선거가 대통령 선거 영향이 컸다면 19대는 후보자 인물과 당 노선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물론 초선으로서는 18대 의원 공천 과정에 대한 충격으로 줄서기를 생각할지 모르겠다. 공천에 몰두하기보다는 유권자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 그래서 국감을 열심히 준비했나.

    “그건 아니고, 지금은 왜 당 정책과 다르게 앞장서서 얘기하느냐 하겠지만 내년 초쯤이면 분명 민심이 어떻다는 것은 느낄 것이다. 그 민심의 흐름을 만들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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