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까진 집에서 살림만 하던 주부였어요. 주일 한국대사관으로 발령 난 남편을 따라가서 요리를 배운 것이 뒤늦게 인생을 바꾸게 된 계기가 됐죠.”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전업주부였던 공씨는 7년 전 일본에 가 뭔가를 배워야겠다고 결심 하고 요리와 케이크, 차 공부를 시작했다. 꼬박 6년 동안 일본에서도 교과과정이 빽빽하기로 유명한 에가미 요리학원, 일플레쉬라센 등을 졸업하고 유명한 스승들을 찾아다니며 도제식 수업을 받았다. 늦은 만큼 치열하게 공부한 셈. 귀국 후 공 씨의 요리 솜씨가 입소문 나면서 요리 강의를 시작했고, 학생들이 늘어나 아예 작은 찻집 ‘수크레’를 차려놓고 케이크와 차 관련 강의를 한다. 또한 공 씨는 요즘 패션·리빙 잡지의 화보 촬영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기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됐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요리를 하다보니 ‘퓨전’이라기보다 무국적 음식이 되더군요. 음식도 문화인데 그렇게 하긴 싫어서, 지금은 케이크와 차 수업에만 힘을 쏟습니다.”
공 씨는 “다소 보수적인 줄 알았던 남편이 아내가 뒤늦게 시작한 일을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모습이 가장 놀라운 일”이라면서 “강의를 들으러 오는 40대 여성들이 나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는 말을 듣는 것도 일하면서 얻는 큰 보람”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