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 배치된 미군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이란 샤헤드 드론의 공격을 받아 파괴됐다. 동아DB
혁명수비대는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 쿠웨이트의 알살렘 공군기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알다프라 공군기지, 바레인의 미국 해군 5함대 본부, 사우디의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 요르단의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 등 중동의 미군기지들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해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미군은 중동 지역에 4만∼5만 명 병력을 19개 주요 군사시설에 분산 주둔시켰다. 게다가 이란 혁명수비대는 드론과 미사일로 사우디 카타르·UAE 등 6개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의 원유와 천연가스 등 핵심 에너지 시설은 물론이고, 심지어 데이터센터도 타격했다.
이란과 중국의 긴밀한 협력 관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2023년 2월 에브라힘 라이시 당시 이란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뉴시스
TEE-01B는 중국 민간 기업 ‘어스아이(Earth Eye)’가 제작해 발사한 위성이다. 이 업체는 위성을 궤도에 올린 후 해외 고객에게 소유권을 이전하는 궤도 내 인도(in-orbit delivery) 방식을 통해 수익을 낸다. 이란으로부터는 2억5000만 위안(약 540억 원)을 받고 위성 통제권을 넘겼다. 해당 계약서에는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군 준장의 서명, 위성과 발사체, 기술 지원, 데이터 인프라 비용이 명시돼 있다. 혁명수비대는 3월 이 위성에 중동 지역 미군 주요 군사시설 감시 임무를 부여했다. TEE-01B는 0.5m 해상도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다. 이란이 기존에 보유한 최신 군사위성 ‘누르-3’(5m 해상도)보다 10배나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다.
혁명수비대는 중국 베이징 소재 위성 관제 서비스 기업 ‘엠포샛(Emposat)’을 이용해 통제 시설이 직접 타격받을 위험도 줄였다. 엠포샛은 중국 인민해방군 항공우주군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기업이다. 아시아·중남미 등에 걸친 글로벌 지상국 네트워크를 통해 혁명수비대에 위성 운용 소프트웨어와 지상 인프라를 제공한다. 명령 송신, 영상 수신, 원격 제어가 모두 가능한 구조다. 한 전직 서방 정보기관 고위 관리는 FT에 “중국 기업이 정부 승인 없이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며 “중국은 이란에 정보 지원을 해왔지만, 이런 사실을 숨겨왔다”고 지적했다. 짐 램슨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란의 위성 지상국은 지난해와 올해 공격으로 이미 타격을 받았다”며 “미국이 다른 나라에 있는 중국 지상국을 공격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란이 이를 자유롭게 운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가 하면 이란 혁명수비대가 중국 인공지능(AI) 기반 지리 공간 분석 기업 ‘미자르비전(MIzarVision)’의 위성사진을 활용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ABC는 국방정보국(DIA)을 인용해 이란 혁명 수비대가 미자르비전을 이용해 중동 지역의 미군기지들을 정밀 공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항저우에 본사를 둔 미자르비전의 AI는 자동 객체 인식 기능을 통해 단 몇 분 만에 기지와 장비, 기반 시설을 식별할 수 있게 해준다. 기존에는 이러한 정보 분석에 몇 시간이 소요됐다. 이런 기능은 공격 과정을 단축하고, 상용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표적 정보를 제공한다. DIA는 혁명수비대가 이 회사의 AI를 활용해 미군의 방공 시스템, 물류 허브, 항공기 등 고가치 목표물을 식별해 타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자르비전은 미군 항모를 포함한 병력 집결 상황과 중동 지역 군사기지들을 상세히 보여줬다”며 “이 회사는 군 기관이 아니지만 인민해방군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국가 군용 표준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에 민간기업들이 이란에 군사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강력하게 통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피터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적대국이 기밀을 포함한 각종 정보를 이란에 제공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미국 하원 중국특별위원회도 “중국 민간기업들이 상업용 기술을 미군에 대한 실시간 정보 수집 도구로 사용해 이란에 제공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란, 베이더우 시스템으로 정확도 높여

2020년 6월 중국 쓰촨성 시창 위성발사센터에서 중국판 위성위치확인체계(GPS) ‘베이더우’ 구축을 위한 마지막 인공위성이 발사되고 있다. 뉴시스
보고서는 이번 전쟁에서 이란의 주력 무기로 활용되는 자폭 드론은 전자장비, 엔진, 반도체 등 다양한 수입 부품에 의존하는데, 이란은 중국을 경유해 이를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전 세계 드론 부품 공급망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드론 제조사인 중국 DJI는 글로벌 드론 시장 70% 이상을 점유하는 압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적인 드론 시장 정보 분석 회사 드론 인더스트리 인사이츠의 카이 바크비츠 최고경영자(CEO)는 “모터, 리튬이온 배터리, 비행 컨트롤러 같은 핵심 부품이 드론 성능을 좌우하는데,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란의 미사일 및 폭발물 생산 능력이 화학적 전구물질과 자재 확보에 달려 있는데, 중국 화학 기업들이 이란에 이런 물질과 자재를 비밀리에 대규모로 제공해왔다고도 지적했다. 중국에서 출항한 이란 선박들이 그동안 화학적 전구물질을 비롯해 탄도미사일 추진제 원료 등을 운송해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WP는 중국 광둥성 주하이의 가오란항을 지목했다. 올해 들어 이란 국영 해운사 소속 선박 12척이 가오란항을 드나들면서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에 필요한 화학물질이 집산하는 핵심 거점이 됐다는 것이다. 아이작 카돈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이 선박들을 항구에 묶어둘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전쟁 상황에서도 이란을 지원하겠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이란에 독자적인 위성위치확인체계(GPS)인 베이더우(北斗) 시스템도 지원하고 있다. 위성항법체계는 각종 미사일 발사 때 목표물과의 거리를 정확히 측정해 최적 경로를 찾아준다. 전투기, 함정, 드론 등에도 활용된다. 중국은 2020년 베이더우 시스템을 완성하면서 미국(GPS), 러시아(글로나스), 유럽연합(갈릴레오)에 이어 4번째 자체 위성항법시스템을 갖춘 국가가 됐다. 베이더우 시스템은 군사용 분야에서 정확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란은 지난해 6월 미국·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까지만 해도 미사일·드론 타깃 추적에 GPS를 사용했다. 하지만 미국의 GPS 교란에 명중률이 떨어지자 이번 전쟁에서 베이더우 시스템을 활용해 정확도를 높였다. 카타르 알자지라는 “이란이 2025년 12월 이후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베이더우-3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엔리코 파델라 이탈리아 나폴리 로리엔탈레대 교수는 “베이더우 시스템 사용은 단순한 내비게이션 교체가 아니라 이란이 중국 군사 생태계의 일부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중국이 군대나 하드웨어를 배치할 필요 없이 이란을 도울 수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