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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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황경성의 일본 엿보기

치매와 ‘케어살인’

노인 표류사회, 고독사, 케어실업 등 신조어에 드리운 장수사회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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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세계사에서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다시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일본은 2000년 4월부터 한국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해당하는 ‘개호보험제도’를 시행했다. 과거 가족, 특히 여성의 의무처럼 여기던 ‘노인 케어(돌봄)’를 사회가 맡아야 한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2000년 도입 당시 40조 원 정도이던 것이 2014년에는 100조 원을 넘어섰고, 이 상태가 계속될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전원 75세 이상 후기고령자에 속하는 2025년 무렵이면 2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령자 수와 그에 따른 재정적 부담은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결국 일본 정부는 증세를 통해 재정적 안정을 꾀하는 한편, 경증 대상자의 혜택을 줄이고 제도 이용 시 자기부담률을 상향하는 등 서비스를 축소하면서 수령자 재정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고 있다.  
초고령사회 일본에서는 수많은 신조어가 탄생하고 있다. 독거노인, 노인 표류사회, 무연고 노인, 고독사, 고립사, 노파 유기사회, 노노케어, 케어실업, 케어살인 등 어느 것 하나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말이 없다. 그중에서도 일본 현실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 ‘케어살인’이다.

일본을 울린 ‘온정판결’  

몇 년 전부터 일본에서 치매나 와상(臥床) 노인 등을 돌보다 한계에 부딪혀 살인에 이르는, 이른바 케어살인에 관한 기사를 종종 접할 수 있다. 올해 초에는 사망한 지 1년 반이 지나서야 알려진 한 남성의 쓸쓸한 죽음이 화제가 됐다. 이 남성이 지니고 있던 가방 안에는 자신과 모친의 탯줄, 그리고 이것을 같이 화장해달라는 유서와 100엔짜리 동전 몇 개뿐이었다.
이 남성의 이야기는 10년 전으로 거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