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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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스 No! 아르바이트 Yes!

직장인들 “두 가지 일 골병든다” 인식 변화 … 여가시간 짭짤한 부수입 ‘일석이조’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3-02-13 1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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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잡스 No! 아르바이트 Yes!

    최근 짭짤한 부수입과 여가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돈은 벌고 싶다. 하지만 여가를 포기할 수는 없다.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는 없을까.

    새해를 맞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아르바이트’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아르바이트는 한때 화제를 모았던 ‘투잡스’와는 다른 개념. 투잡스가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택시운전사로 일하는 등 두 개의 ‘풀 타임 잡’을 갖는 것이었다면, 아르바이트는 주 직업과 보조업무의 구별을 분명히 한다는 데 차이점이 있다. 주 직업에 최선을 다한 후 여가시간을 쪼개 추가 수입을 노리는 것. 이런 추세는 과거의 투잡스족들이 두 가지 일에 모두 충실하지 못한 채 ‘골병만 들었다’는 체험적인 반성에서 나타났다.

    나와 회사 모두 좋은 ‘윈-윈 게임’

    인터넷 구직 사이트 ‘렌트잡’의 윤호진 실장은 “과거에는 두 배의 수입을 노리고 무리하게 투잡스를 원하는 직장인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그들이 직장에서 소외당하고, 일에서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요새는 짭짤한 부수입과 여가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잡스 No! 아르바이트 Yes!

    신문닷컴 정명현 마케팅 실장은 풍부한 인맥을 활용한 아르바이트로 월급의 몇 배가 넘는 수입을 올리고 있다.

    종합광고대행사 ‘신문닷컴’의 정명현 마케팅 실장(29)은 전형적인 아르바이트족. 그의 본업은 신문닷컴의 광고 수주지만 짬짬이 온갖 ‘중개’로 별도의 소득을 올린다. 그가 아르바이트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1년, 광고주로 만난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지인을 소개해주고 수수료를 받으면서부터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직업인 정씨로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것이 어렵지 않았던 것. 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는 적극적으로 ‘중개인’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장외주식 거래, 광고대행, 부동산 소개 등 고객이 원하는 모든 업종을 중개하는 것이 정씨의 아르바이트. 두루넷, 코리아닷컴 등의 소액주주 모임에서 총무로 활동하며 인맥을 넓혀둔 것이 일거리를 찾는 데 큰 힘이 됐다. 이제는 아르바이트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월급의 몇 배를 넘어설 만큼 짭짤한 부업거리지만 따로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 일의 최고 장점.



    정씨는 “광고주에게 필요한 사람을 소개해주는 일은 광고 수주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 아르바이트는 나와 회사 모두에게 좋은 ‘윈-윈 게임’이다”며 “직업의 특성과 내 성격을 잘 살려 소득을 높인 경우”라고 소개했다.

    현명한 직장인이라면 이제 투잡스 대신 아르바이트를 노려보자.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시간 들이지 않고 꽤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일거리들이 적지 않다. 정씨의 경우처럼 조금만 아이디어를 내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나 프로그램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이에게 적합한 아르바이트는 ‘버그테스터’나 ‘게임모니터’. 버그테스트는 각종 프로그램이 출시되기 전 시범판을 미리 이용해보고 오류를 검사하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다. 전국적으로 3만~4만명 정도가 버그테스터로 활동하고 있는데 대부분 직장인, 주부, 학생 등 아르바이트생들. 사람이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모집하기 때문에 관련업체 사이트에서 수시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수고료는 업무 수준에 따라 20만~80만원대. 버그테스터 김호인씨는 “보통 한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는 데 2~3주 정도 걸린다”며 “편한 시간에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며 문제점을 찾는 일이기 때문에 ‘업무’라는 부담이 없어 좋다”고 소개했다.

    투잡스 No! 아르바이트 Yes!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는 정혜원씨의 본업은 잡지사 기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후 여가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금전적 여유가 생겼다.

    게임을 즐기는 이라면 게임모니터가 제격이다.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기 전 미리 게임을 해보며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고 수정해야 할 점을 체크하는 것이 일의 전부. 게임 회사가 신제품을 개발할 때마다 인터넷 게시판 등을 이용해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다.

    성실성만 있어도 얼마든 가능

    각종 인터넷 사이트의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웹 전문 기고가를 찾는 곳도 크게 늘었다. 글쓰기에 자신 있는 직장인, 주부라면 이 분야에 적극 도전해볼 만하다. 뉴스 전문 사이트에 기사를 제공하는 ‘e-리포터’나 국내외 사이트를 서핑하며 새로운 뉴스를 링크해주는 ‘서퍼’ 등은 대표적인 신종 아르바이트. 한 걸음 더 나아가 포털 사이트에 고정 칼럼이나 연재기사를 기고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부분 아이템이 생길 때마다 업데이트 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다른 직업을 갖고 있어도 큰 부담 없이 함께 할 수 있다. 고료는 원고지 장당 5000원꼴로 꽤 쏠쏠한 편.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으면 사보나 잡지 등 인쇄매체에 자유기고가로 진출할 수도 있다. 이때는 원고료가 장당 만원 정도로 뛴다.

    자유기고가로 유명한 정혜원씨(28)의 본업은 잡지사 기자. 사람 만나고 글쓰는 일을 좋아해 대학시절 교지 편집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에게 가장 적합한 직업이다. 하지만 연봉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편. 그래서 시작한 것이 글쓰기 아르바이트다.

    “글쓰는 걸 좋아하는 데다 편할 때 시간 내서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이보다 좋은 아르바이트가 없어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입소문이 나서 일거리가 많을 때는 꼬박 밤을 새울 정도로 바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절대 본업에 피해를 줄 정도로 하지는 않아요. 어차피 이 일은 아르바이트니까요.”

    정씨는 회사에서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비즈니스 분야에 대해 인터넷 칼럼을 쓰거나 주말여행을 다녀와 여행기를 쓰는 등 여가를 즐기며 수입을 높일 수 있는 일을 중점적으로 맡는다. 이렇게 해서 벌어들이는 돈이 수입의 50% 정도. 그래서 정씨가 꼽는 아르바이트의 장점은 “여가를 충분히 활용하며 더 여유 있게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그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후 살사를 배우는 등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 이런 생활을 포기하며 수입만을 위해 두 가지 일에 매달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게 정씨의 충고다.

    솜씨 있는 이들이라면 선물 제작 아르바이트도 좋다. 종이학이나 장미꽃 등 주는 이의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을 대신 제작해주는 이 일은 역시 자기가 편한 시간에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주부나 직장인들이 오후 시간을 쪼개 이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문을 받고 물건을 배송해주는 고원경씨는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주문이 부쩍 늘어 하루에 3시간 이상 자기 어려울 정도”라며 “이렇게 바쁘게 일하면 수백만원대의 수입을 올린다”고 밝혔다. “직장인들이라면 한 달에 2~3건 정도만 주문을 받아도 충분한 부수입거리가 될 것”이라는 게 고씨의 설명이다.

    투잡스 No! 아르바이트 Yes!

    결혼식 하객, 선물 제작 등도 직장인에게 좋은 부업거리다.

    특별한 기술 없이 성실성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도 있다. 논술시험에 대비하는 학생들에게 주요 신문기사를 스크랩해 보내주는 아르바이트는 시사상식에 밝은 직장인들이 할 만한 일. 모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김용태씨는 매일 아침 동료들보다 한 시간 반 정도 일찍 출근한다. 그가 회사에 와서 하는 일은 인터넷을 이용해 그날의 신문을 찾아 읽는 일. 주요 기사와 사설, 쟁점 사항 등을 모아 정리한 후 이를 40여명의 회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다. 모든 신문이나 잡지를 챙겨 읽기 어려운 수험생들에게 논술 대비 브리핑을 해주는 것. 김씨는 이 아르바이트로 한 달에 80만원 선의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김씨는 “사촌동생을 위해 논술자료를 정리해주다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어차피 신문이나 잡지는 매일 읽는 것이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짭짤한 수입을 얻는 셈”이라고 자랑했다. 주위에서 이용자를 구하기 어렵다면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퀴즈 출제 아르바이트도 최근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퀴즈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부쩍 늘면서 각종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퀴즈를 출제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생을 뽑는 경우가 많아졌다. 상식적이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채용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평소에 신문을 자주 보거나 시사에 관심이 많은 이에게 적절한 일자리다. 능력을 인정받으면 TV나 라디오 프로그램의 아르바이트 작가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기도 한다.

    이색 아르바이트로는 예식장 하객 아르바이트가 있다. 주말 낮시간을 낼 수 있는 직장인이라면 ‘공짜 밥’도 먹고 돈도 버는 이 아르바이트를 고려해보자. 말 그대로 다른 사람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위장해’ 참석하는 것이 이 일의 전부. 신랑 신부와 함께 사진을 찍어주고 자리를 채워주는 이 일의 일당은 3만~5만원 선에 이른다. 결혼 시즌 웨딩업체 주변을 살펴보면 하객을 구하는 예식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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