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7

2023.12.01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는 성장통, 이차전지 성장은 계속된다”

김지훈 대표 “현 리튬 가격 바닥 수준, 차세대 양극재도 국내 기업들이 이끌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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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3-12-0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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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24년 경제산업 보고서’에서 내년 국내 13대 주력 산업 가운데 수출이 가장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으로 이차전지(-2.6%)를 꼽았다. 세계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에 따른 영향이다. 실제 국내 배터리 기업의 주요 고객사인 포드는 10월 말 120억 달러(약 15조50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투자 연기를 발표했고 제너럴모터스(GM)도 내년 상반기까지 40만 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업계도 해외 공장 인력 감축과 함께 해외 투자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함께 튀르키예에서 추진하던 배터리 합작법인 사업을 9개월 만에 접었다. 또 GM과 함께하는 미국 테네시 합작공장 가동 시기도 내년으로 미뤘다. SK온 역시 최근 포드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해온 미국 켄터키 2공장의 연기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국내 이차전지 기업은 전기차 업황 둔화에 리튬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들 기업은 원재료와 제품 가격을 연동하는 판가 연동제를 시행해 일제히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올해 고공 행진하던 이차전지 관련 주가 또한 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정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투자 정보를 전하는 경제 유튜브 채널 ‘김지훈의 훈훈한주식’의 김지훈 대표는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11월 27일 김 대표를 만나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변수들,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 물었다.

    유튜브 채널 ‘김지훈의 훈훈한주식’을 운영하는 김지훈 대표. [지호영 기자]

    유튜브 채널 ‘김지훈의 훈훈한주식’을 운영하는 김지훈 대표. [지호영 기자]

    올해 세계 전기차 등록 1377만 대 예상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수요가 둔화하고 있나.

    “성장률 자체가 둔화하는 것은 맞다. 지난해까지는 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연평균 40%를 넘었는데 올해는 현재까지 나온 9월과 10월(일부) 데이터를 보면 성장은 계속되나 그 폭이 줄어들기 시작했다(그래프 참조). 북미의 경우 성장률이 전년과 비교해 여전히 50%를 넘었지만 전월 대비 15% 하락한 것이 확인됐다. 연간 70%씩 성장하던 중국은 전년 대비 38%, 전월 대비 2.7% 증가해 상승 둔화폭이 가장 크다. 유럽도 영국, 독일, 프랑스 모두 전년 대비로는 판매율이 늘었으나 전월 대비로는 감소한 상태다. 그래서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도 최근 올해 전 세계 전기차 등록 대수를 상반기 예상치 1484만 대보다 적은 1377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107만 대(7.2%) 감소한 수치다. 그럼에도 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30%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개인적 생각으로는 성장률이 40%대에서 30%대로 내려왔다고 ‘성장률이 꺾였다’고 표현하는 것은 과도한 것 같다.”



    시장은 전기차 판매가 처음으로 감소한 사실에 주목하는 듯하다. 상승세에 왜 제동이 걸린 것인가.

    “모든 산업은 성장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는데, 전기차는 워낙 짧은 시간에 가파르게 성장한 점이 예상보다 빠르게 수요 둔화로 이어지는 원인이 된 것 같다. 전기차 시장을 급성장시켰던 세계 각국의 보조금 정책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영국은 이미 올해 보조금을 폐지했고 독일과 프랑스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기준을 변경했다. 또 나를 비롯한 많은 이가 간과한 부분인데, 소비자 입장에서 전기차로 전환은 강제적이 아니라 선택적 사항이라는 점이다. 무슨 뜻이냐면 한국과 중국은 전기료가 굉장히 낮아 유지비 부담이 없지만 북미나 유럽은 전기료가 휘발유보다 훨씬 비싸다. 그럼에도 그동안은 보조금이 지급되니 새로운 제품을 써보고 싶어 하는 이들이 전기차를 선택했지만 보조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구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기차 시장 자체가 진짜 소비자가 생겨야 하는 과도기로 넘어간 셈이다.”

    그렇다면 전기차 성장 시대는 끝난 것인가.

    “현재는 경기침체 우려로 세계 각국이 친환경 전환 속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결국 가야 할 방향이 전기차임에는 변함이 없다. 유럽연합(EU)은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에 합의했고, 노르웨이는 그보다 10년 앞선 2025년부터 전기차나 수소차 등 탄소배출이 없는 차량 판매만 허용한다. 또 지난주 속도 조절을 이유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기를 2030년에서 2035년으로 늦춘 영국도 2024년부터는 완성차업체에 ‘영국 내 판매 자동차의 22%는 전기차로 강제한다’고 발표했다. 그래서 앞으로 1~2년은 과도기가 올 수 있지만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강제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기존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를 쏟아내면 전기차도 내연기관차만큼 모델이 다양해질 테고, 그리드 패리티(석유·석탄 따위를 쓰는 화력발전과 태양·바람 등을 이용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원가가 같아지는 시점)가 오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리튬 가격 2024년 2분기 정상화 전망

    장기적 관점이 아닌 단기적 관점에서 내년 1분기 전망은 어둡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관련 사업을 일부 축소 혹은 연기한 측면이 있지만 북미의 경우 내년에도 50% 성장률을 기대한다. 다만 과거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테슬라의 독주였다면 내년에는 판매 물량을 전혀 줄이지 않은 현대기아차, 스텔란티스, 폭스바겐의 실적이 기대된다. 또 최근 포드나 GM의 생산 물량 축소와 관계없이 72조 원 규모로 공격적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도요타의 약진, 고가 차종에서 역시 물량을 전혀 줄이지 않은 BMW의 부각도 주목된다. 그중 가장 기대되는 기업은 올해는 부진했으나 내년에 10종 넘는 신차를 쏟아낼 스텔란티스와 도요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시장을 주도하는 완성차업체가 바뀌더라도 거기에 탑재될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라는 점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K-배터리 수요를 잠식하지 않을까.

    “LFP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국을 포함한 시장에서 대략 40~45%를 넘는 상황이고, 중국을 제외하면 점유율이 그리 높지 않다. 유럽은 10월 데이터를 보면 신차 기준 LFP 침투율이 3%대다. 북미는 8월 12%까지 올라갔다가 9~10월 9%대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테슬라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못해 LFP 배터리를 쓰고 있지만, 일론 머스크라는 최고경영자(CEO)의 특성상 장기적으로 끌고 갈 목적이라면 절대 외부 조달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LFP는 가격 경쟁력을 제외하면 에너지 밀도나 충방전 등에서 문제가 많기 때문에 확대되기 어렵다. 또 국내 기업들이 개발해 앞으로 1년 뒤에는 양산에 들어갈 차세대 양극재가 에너지 밀도는 30% 이상 높으면서 가격 차이는 대략 10%로 줄어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 차세대 양극재 시장도 현 삼원계 양극재와 마찬가지로 국내 기업들이 이끌어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리튬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도 이차전지 기업에는 악재다.

    “리튬 가격이 전체 이차전지 밸류체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중국 탄산리튬 기준으로 현재 t당 2600만 원인데 지난해 최고가는 1억100만 원이었다. 중국 업체들이 과잉 공급한 탓이다. 그렇다면 리튬 가격이 언제 회복될 것이냐가 모두의 관심사인데, 글로벌 1등 업체인 미국 앨버말은 내년 2분기에는 정상적인 수익성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앨버말과 1~2위를 다투는 칠레 SQM도 내년 1~2분기에 정상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현 리튬 가격은 거의 바닥 수준까지 내려왔다고 판단되며, 역마진 위기에 처한 중국 기업들도 생산량 조절에 나설 것이라 본다.”

    에코프로머티 성장 가능성 커

    신규 상장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머티) 주가가 급등하며 ‘제2 에코프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는 양극재의 70%를 차지하는 전구체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시장점유율 기준 국내 1위, 글로벌 5위다. 현재 연간 5만t의 생산능력을 보유 중인데 2027년까지 21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2024년 매출 1조3000억 원, 영업이익 950억 원이 예상되며 2027년까지 4배 성장하면 매출 5조 원, 영업이익 5000억 원이 될 전망이다. 이런 에코프로머티 주가가 단기간에 급상승한 데는 일단 상장 당시 시장 분위기가 안 좋아 공모가(3만6200원)가 낮고 유통 물량(18%) 자체가 적은 영향도 크다. 그렇다면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도 에코프로머티가 매력적일 것인가. 나는 그렇다고 본다. 국내에서 에코프로머티를 대체할 만한 회사가 없고 글로벌 상위권에 포진한 중국 CNGR, GEM, 화유코발트 등은 한국 회사와 합작하지 않는 한 미국이나 유럽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독일과 일본 합작회사 바스프토다, 일본 스미토모 등은 에코프로머티처럼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있어 에코프로머티가 전구체 생산능력을 최대한 확보한다면 그에 따른 매출과 이익이 따라올 것이라고 본다.”

    올해 이차전지주와 관련해 많은 일이 있었다. 올 한 해를 정리한다면.

    “에코프로로 대표되는 이차전지주에 관심이 너무 집중돼 주가가 단기간에 400~500%씩 상승하면서 시장을 왜곡하는 것처럼 인식된 점이 너무 안타깝다. 단기간의 주가 상승이 이차전지 산업 자체의 성장성을 깎아내리는 부작용을 드러낸 것으로 보이고 많은 이에게 손실도 안겼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전기차 시장, 이차전지 산업에 관한 우려는 계속 나오겠지만 친환경 정책 전환에 따라 전기차와 이차전지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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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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