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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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강 급매물 소진, 문의전화 증가… 낙폭 과대 지역 매수심리 꿈틀?

특례보금자리론 대상 9억 이하 실수요 증가 등이 원인, 전문가 “침체 초기 일시적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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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3-02-1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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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뉴스1]

    서울 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뉴스1]

    서울 도봉구에서는 최근 직전 거래가보다 2억~3억 원 싸게 나온 급매물들이 소진됐다. 인근 노원구에서도 14억 원까지 오른 32평형 아파트가 10억 원에 거래되는가 하면 15억 원이던 40평형은 10억~11억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12월부터 급매물이 조금씩 소화되기 시작했는데 2월 들어 좀 더 거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도봉구 한 부동산공인중개사는 “여전히 매도 희망자가 압도적으로 많긴 하지만 문의전화가 최근 조금 늘었다”고 전했다.

    가격 급락세가 지속되던 부동산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낙폭이 컸던 지역을 중심으로 수억 원 내린 급매물이 팔리고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는 등 얼어붙었던 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한 것이다. 추세적으로 가격 하락이 멈추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르지만 공포감이 지배하던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다는 공감대는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5로 전주(66.0)보다 0.5포인트 올랐다. 매매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 삼아 아파트 수요와 공급 비중을 0부터 200까지 수치화한 지표다. 중간값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200에 가까울수록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매매수급지수는 1월 첫째 주(64.1) 8개월 만에 하락을 멈춘 후 5주 연속 오름세다. 특히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속한 서울 동북권 매매수급지수는 같은 기간 69.3을 기록해 전주(68.6) 대비 1.7포인트 올랐다. 시내 5개 권역 중 가장 큰 상승폭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5주 연속 오름세

    부동산 심리가 소폭이나마 살아난 징후는 노도강뿐 아니라 인천 송도국제도시,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등에서도 감지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노도강은 물론 송도와 동탄 등 지역을 직접 찾아 확인해보니 급매물 거래 및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의 일부 해빙 기류에 대해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약간 호전돼 온기가 도는 정도”라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의 영향과 봄 이사철을 앞둔 수요, 전고점 대비 35%가량 떨어진 일부 지역 아파트 가격이 영향을 끼쳤다”고 풀이했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



    “서울 아파트 가격 고점은 2021년 10~11월 시세로 보인다. 최근 서울 노도강, 인천, 경기 과천·안양·의왕시 아파트 가격이 전고점 대비 35%가량 떨어졌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여파로 국내 아파트 가격이 평균 35% 정도 떨어졌는데, 이에 따른 학습 효과로 ‘이제 집을 매수해도 되겠다’는 심리가 일부 고개를 든 것이다.”

    최근 시장이 움직인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특례보금자리론 같은 정책 모기지의 영향을 꼽는다. 실수요자를 주요 타깃으로 한 정부의 정책 금융이 금리인상 때문에 억눌린 수요 심리를 매수로 이끌었다는 것. 서울 강남·송파·서초·용산 등 4개 자치구를 제외한 규제지역을 모두 해제하고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대폭 줄인 1·3 부동산대책이 효과를 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한 고객이 특례보금자리론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한 고객이 특례보금자리론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특례보금자리론은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1월 30일~2월 8일 특례보금자리론 누적 신청 금액은 10조5008억 원에 달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 원 이하 주택을 매수할 때 소득에 상관없이 최대 5억 원까지 대출해주는 게 뼈대다. 금리는 부부 합산 소득이 연 1억 원을 초과하고 매입하려는 주택 가격이 6억 원을 초과하면 연 4.75%(만기 10년)~5.05%(만기 50년), 연봉 1억 원 이하·주택 가격 6억 원 이하인 경우 4.65~4.95%다. 우대금리 유형을 중복해 적용받으면 금리를 3.75~4.05%까지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고정형 저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 건설·부동산 애널리스트를 지낸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정책 모기지 예산 투입으로 부동산 낙폭이 컸던 지역의 9억 원 이하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부 실거래가 이뤄지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안심전환대출’ 등 정책 모기지가 대폭 활용되면서 집값 낙폭 과잉 지역에선 가격 상승이 관측됐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다만 채 대표는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은 예년과 비교해 거의 7분의 1로 줄었고 여전히 거래량이 극히 적은 만큼, 대출 규제 완화와 정책 모기지 공급에 따른 부동산시장 영향을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인만 소장은 “최근 노도강의 아파트 거래는 특례보금자리론 혜택을 노린 신혼부부 등 젊은 층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지역 아파트 가격이 6억 원대까지 떨어진 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건설 호재 등도 일부 영향을 끼친 듯하다”고 설명했다.

    “주간 데이터 기반한 부동산시장 판단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급매물 위주의 제한된 거래량, 그에 따라 쉽게 요동칠 수 있는 주간 단위 데이터에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신중론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부동산시장 추이가 근간을 이룬다. 김인만 소장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발(發)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부동산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고 침체 랠리를 이어가다 2012년 다시 한 번 꺾였다”면서 “현재 부동산 시황은 하락장 1차 저점으로, 앞으로 2~3년간 침체 랠리가 이어지다 2차 저점을 맞게 될 공산이 크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노도강 지역에서도 설 연휴 이후 문의전화가 상당히 늘어났지만 ‘간만’ 보는 수요자가 많은 점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한 부동산공인중개사는 “매입 희망자는 초급매물을 보고도 ‘시세가 더 떨어지지 않을까’ 하고, 매도자는 ‘좀 더 호가를 올려볼까’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고종완 원장은 “일시적 반등인가, 추세 상승인가 하면 전자에 가깝다”면서 “현 시장 상황은 침체 초기 국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그의 분석이다.

    “최근처럼 금리가 1년 이상 급등하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후폭풍은 1~3년 동안 간다. 가령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금리가 올랐다. 그 여파가 한국에선 2011년 건설사 부도와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이어졌다. 현재 금리인상 국면도 당장 끝났다고 예단할 수 없다. 금리 말고도 환율이나 채권시장, 주식시장 안정세가 이어져야 여기에 후행하는 부동산시장도 안정세를 찾을 수 있다. 적어도 6개월에서 1년은 시간이 지나야 선행 변수의 영향이 부동산에까지 나타나게 된다. 부동산 데이터는 적어도 분기 주기로 봐야 한다. 주간 단위로 나오는 데이터만 갖고 시장 상황을 전망하는 것은 단순한 추측일 뿐 엄밀한 분석이 아니기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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