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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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정용진…‘인싸’ 회장님의 SNS 성적표는?

소통 강화·리더십 부각 vs 오너 리스크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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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입력2022-02-08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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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멸공’(滅共: 공산주의자를 멸하다) 논란 이후 기업 총수들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재계 대표 SNS 유저로는 정 부회장을 비롯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있다. 이들의 SNS는 단순한 일상 공유를 넘어 비즈니스 소통 채널로도 활용되는 측면이 있다. 이에 따른 사회적 파장도 크다. 인플루언서 회장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중의 시선이 쏠리면서 논란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잘 쓰면 득이지만, 못 쓰면 자신을 겨눌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인 재계 리더의 SNS 소통법을 들여다봤다.

    크리에이터형 최고경영자(CEO)로 알려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오너 마케팅 시초로 일컬어진다. 적재적소에 SNS를 활용해 업계에서는 ‘마케팅 귀재’로 통한다. 정 부회장은 2010년 트위터를 시작하면서 현대카드 홍보에 발 벗고 나섰다. 현재는 페이스북(팔로어 11만 명)과 인스타그램(팔로어 4만1000명)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트위터는 2018년 이후 새 글 게시가 멈춘 상태다.

    오너 마케팅의 시초,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왼쪽). 현대카드 블랙카드를 발급받은 배우 이정재와 정 부회장. [정태영 인스타그램]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왼쪽). 현대카드 블랙카드를 발급받은 배우 이정재와 정 부회장. [정태영 인스타그램]

    정 부회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SNS 활동에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그의 SNS 계정을 보면 현대카드 사업 방향성과 기업 이슈 등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중순에는 배우 이정재와 함께한 사진을 올려 현대카드 블랙카드를 핫이슈로 만들었다. 정 부회장은 SNS에 “이십 년 친분이고 항상 차원이 다른 상상력으로 영감을 주는 귀한 지인. (중략) 오징어 게임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블랙카드에는 드라마의 456번을 부여하고 나는 ‘오일남’의 1번”이라고 적었다. 이정재가 발급받은 ‘the Black Edition3(더 블랙 에디션3)’는 현대카드의 최상위 프리미엄 신용카드다. 초청된 1000명에게만 제한적으로 발급되며, 연회비가 250만 원이나 된다. 업계에서는 SNS 게시물 하나로 블랙카드의 희소가치와 특장점이 부각되면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가 나왔다.

    혁신 경영을 추구하는 정 부회장이 최근 몇 년간 주목하는 사업은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다. 그간 그는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쏘카 등과 함께 진행한 PLCC 협업 관련 게시물을 올리며 홍보대사 역할을 해왔다. 특히 정 부회장이 올리는 현대카드 특유의 감각적인 사진은 대중의 시선을 끌어모으는 장치 역할을 한다. 지난해 말에는 게임업체 넥슨코리아와 협업해 국내 최초로 게임사 전용 PLCC를 출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당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와 함께한 화보와 더불어 “게임업계 최대 브랜드와의 credit card 론칭이고, 넥슨과 현대카드가 data science 연구에 상호 협의를 하기로 하였고”라는 글을 게시해 협업 의미를 전했다.

    현대카드가 문화와 예술에 진심인 ‘문화기업’으로 인식되는 배경에는 문화계 파워맨으로 알려진 정 부회장의 문화예술 관련 SNS 활동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디자인, 음악, 요리 등을 주제로 책과 문화를 결합한 현대카드 회원 전용 공간) 근황이나, 가수 크러쉬·잔나비와 교류하는 일상 등 문화예술 관련 콘텐츠를 종종 올린다.
    정 부회장은 시계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SNS 계정에서는 스위스 명품 시계 ‘바쉐론 콘스탄틴’부터 스트리트 패션에서 유명한 ‘지샥’까지 폭넓은 범주의 시계 관련 사진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콘텐츠는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SNS 유저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노이즈 마케팅?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노브랜드 골프장갑(왼쪽). 정 부회장(오른쪽)과 그를 닮은 신세계 고릴라 캐릭터 제이릴라. [정용진 인스타그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노브랜드 골프장갑(왼쪽). 정 부회장(오른쪽)과 그를 닮은 신세계 고릴라 캐릭터 제이릴라. [정용진 인스타그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77만 명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가진 파워 인플루언서다. 게시물을 축적하지 않고 30개 정도로 유지하는 독특한 운영 방식으로도 유명하다. 새 글을 올리기 위해 과거 게시물을 삭제하곤 한다.

    얼마 전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멸공’ 관련 게시물을 올려 논란을 불렀다. 후폭풍이 크게 일면서 신세계 계열사 주가도 출렁였다. 이후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 “고객과 국민에게 분란을 일으키고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정용진 부회장의 언행에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 부회장이 1월 13일 SNS를 통해 사과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당시 대중 사이에 신세계 바이콧(buycott: 구매운동)과 보이콧(boycott: 불매운동)이 동시에 나타나는 등 정 부회장의 행보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4월에도 SNS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SSG 랜더스를 출범하고 한 달이 채 안 됐을 무렵이다. 그는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에 ‘동빈이형(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가만 안도…’라는 이름의 방을 개설했다. 이후 롯데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걔네(롯데)는 어쩔 수 없이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 “신 회장이 야구를 안 좋아한다” 등 도발적인 언행을 이어갔다. 정 부회장의 이런 행보에 의견이 분분한 것은 당연한 일. 일각에서는 SSG 랜더스 야구단의 인지도를 높이고 야구에 대한 대중의 흥미를 유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언행이 예의를 따지는 우리 정서에 비춰볼 때 불편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SNS를 이마트 신제품 정보나 브랜드 론칭 소식을 알리는 홍보 창구로 적극 활용해왔다. 정 부회장은 소문난 미식가인데, 그가 2020년 7월 품평기를 올린 ‘피코크 진진 칠리새우’는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이후 판매가 급증했다. 같은 해 10월 ‘#노브랜드 #골프장갑 두 장에 #9800원’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소개한 노브랜드 골프장갑은 품절 사태까지 벌어졌다. 정 부회장은 영민한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과 접점을 넓혀나갔고, ‘완판남’ ‘이마트 아저씨’ ‘용진이형’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멸공 논란 이후 SNS를 자제한 그는 사과 닷새 만에 SNS 활동을 재개했다. 이후 SSG 랜더스 구단주로서 마케팅에 열심인 모습이다. 1월 19일에는 SSG 랜더스 유니폼 사진을 공개했다. 1월 23~24일에는 셋째 딸과 넷째 아들이 SSG 랜더스 소속 추신수 선수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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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숙 기자

    강현숙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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