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 청담 고영캠퍼스 임상연구지원본부(왼쪽)와 원격강의실 내부 모습. [사진 제공 · 고려대의료원]
국내 의료기기 해외 진출 도와
청담 고영캠퍼스는 2007년 익명의 독지가가 청담동 87-5번지 부지를 고려대의료원에 기부하면서 시작됐다. 기부자가 단순 임대시설이나 검진센터보다 의학연구 및 교육, 난치성 질환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됐으면 하는 뜻을 밝힘에 따라 고영캠퍼스가 건립됐다. 당초에는 대학병원의 진료시설 구축도 검토됐으나 강남지역 진료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허가가 나지 않으면서 지금 형태를 갖추게 됐다.우선 청담 고영캠퍼스는 고려대의료원의 ‘의료영상센터’ 역할을 한다. 현재 대학병원은 하루 수천수만 건의 영상검사를 시행하지만 내부 인력만으로는 판독이 어려워 외부에 의뢰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 소속 전문의가 다시 확인함으로써 이중으로 일하는 사례도 많다.
청담 고영캠퍼스에서는 국내 최초로 개발해 올해 3월부터 서울 안암병원을 시작으로 구로병원, 경기 안산병원까지 순차적으로 적용 중인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영상의학 전문가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연구한다. 또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판독 및 질병 예측 프로그램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의 해외 진출을 돕는 ‘임상연구지원본부’도 들어선다. 임상연구지원본부는 고려대의료원이 2019년 9월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세계 최초로 국제 의료기기 임상시험 실시기관 인증(ISO14155)을 획득하면서 만든 조직이다. 현재 유럽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의료기기업체는 반드시 강화된 유럽 의료기기규정(MDR)에 따라 ISO14155 규격에 맞는 임상 데이터를 제출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대의료원이 인증을 받음으로써 해외에 가지 않아도 국내 임상시험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고려대의료원은 지난해 6월 유럽 MDR 기준 ISO14155 기반의 첫 임상시험을 수행했고, 개발한 의료기기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급여 인정을 받았다. 또한 청담 고영캠퍼스 임상연구지원본부는 고려대의료원 산하기관에서 실시하는 모든 임상시험의 허브 역할도 담당할 계획이다.
‘초일류 KU Medicine’ 실현
고려대의료원 청담 고영캠퍼스 조감도. [사진 제공 · 고려대의료원]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미국 최대 가정 요양 서비스 기업의 한국 지사 ㈜비야다홈헬스케어와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비야다코리아와 아라케어가 청담 고영캠퍼스에 입주할 예정이다. 원격 모니터링시스템과 헬스케어 로봇 관련 연구가 진행될 청담 고영캠퍼스의 공동연구 공간은 일종의 미래 홈헬스케어 팝업스토어가 될 전망이다.
청담 고영캠퍼스에는 고려대의료원장 직속 사회공헌사업본부도 입주한다. 고려대의료원은 그동안 국가적 재난이 닥칠 때마다 의료기관의 사회적 역할 및 가치 실현을 강조하며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선 바 있다. 이제 한 발 더 나아가 사회공헌사업본부를 통해 의료봉사, 국제보건사업, 통일보건의료사업, 국가재난대응 등 기존 사회공헌사업을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사회공헌사업본부 산하 미래교육의학원(가칭)을 설립해 다양하고 전문적인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청담 고영캠퍼스는 기존 안암·구로·안산병원, 10월 말 문을 열 예정인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와 함께 고려대의료원의 ‘5 CAMPUS’ 플랜의 핵심 축으로서 ‘초일류 KU Medicine’을 실현하는 데 중추적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영훈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고려대의료원은 시대 물음에 답하고 인술을 베풀며 성장 발전해왔다”면서 “청담 고영캠퍼스는 고려대의료원이 미래 의학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며 세계 초일류 의료기관으로 도약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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