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렬 작가]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집에 짐을 풀고 바다를 구경한 후 저녁거리를 사러 갔다. 마트 채소 코너를 둘러보니 알 굵은 감자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감자로 만든 음식은 무엇이든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과자는 감자칩이 부동의 1위. 휴게소에 가면 버터 감자구이를 꼭 사 먹는다. 비 오는 날엔 노릇노릇하면서 바삭한 감자채전을 떠올리고, 피자 중에선 포테이토피자를 가장 좋아한다.
만약 여행지가 아니라 집이었다면 감자를 전자레인지에 쪄 치즈 디핑소스를 찍어 먹었을 것이다. 삶은 감자는 그 자체로 한 끼 식사다. 하지만 이곳에선 좀 특별한 요리를 먹고 싶었다. 그래서 ‘감자 루콜라 하몽 피자’를 만들기로 했다.
이 피자의 도우는 밀가루가 아닌, 채 썰어서 바삭하게 구운 감자다. 그 위에 토마토소스와 모차렐라 치즈로 피자 맛을 내고, 돼지 뒷다리를 염장해 건조시킨 하몽과 향긋한 루콜라를 얹어 이국적 풍미를 더했다. 이렇게 만든 피자에 와인 한 잔을 곁들여 바다가 보이는 베란다에서 근사한 저녁을 즐겼다.
좋은 사람들과 여행을 가기 어려운 시기 낯선 도시에서 한 끼가 그립다면 오늘 소개하는 요리를 만들어보길 추천한다. 익숙한 감자에 하몽과 루콜라의 이국적 맛을 더한 피자가 설렘 가득한 ‘여행의 맛’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바삭하고 향긋한 ‘감자 루콜라 하몽 피자’ 만들기
재료감자 4개, 루콜라 30g, 하몽 50g, 통모차렐라 치즈 5조각, 파르메산 치즈가루 1큰술, 후추 약간
만드는 법
1 감자를 채 썬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채 썬 감자를 바깥쪽부터 둥글게 포개면서 안쪽까지 채운다.
2 감자 위에 파르메산 치즈가루를 뿌리고 뚜껑을 덮어 5분간 익힌다.
3 다시 감자 위에 토마토소스, 양송이버섯, 통모차렐라 치즈를 올리고 가운데에 달걀을 넣은 후 뚜껑을 덮어 5분간 추가로 익힌다.
4 완성한 피자에 하몽, 루콜라 순으로 올리고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연출법
내추럴한 느낌을 주는 우드 도마를 준비하자. 유산지를 깔고 먼저 피자를 올린 다음 디핑소스를 담고 바게트, 샐러드도 곁들여 전문점 분위기를 살린다. 피자에 바질과 딜을 올리면 좀 더 풍부한 향을 즐길 수 있다. ‘여행지에서 한 끼’처럼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보면 더욱 맛있게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