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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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114개 카카오 왕국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자회사 고평가·독과점 논란… “플랫폼 제공자로서 벤처기업과 공생해야”

  • 윤혜진 객원기자 imyunhj@gmail.com

    입력2021-07-2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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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가 114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카카오 왕국’으로 성장했다. [사진 제공 · 카카오]

    카카오가 114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카카오 왕국’으로 성장했다. [사진 제공 · 카카오]

    10년 전 ‘카카오톡’으로 시작한 카카오가 114개 계열사를 거느린 ‘카카오 왕국’으로 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산업이 부상하면서 ‘카카오톡’ 플랫폼 파워를 바탕으로 한 카카오의 도전에 가속도가 붙었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매출 비중은 플랫폼(톡비즈·다음·모빌리티·카카오페이 등) 부문 53%, 콘텐츠(게임·카카오페이지·카카오프렌즈 등) 부문 47%이다. 카카오는 e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3년 전 분사한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를 9월 다시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다만 카카오커머스 내 스타일 사업부는 4월 인수한 여성 쇼핑몰 ‘지그재그’ 운영사(크로키닷컴)와 합병해 별도의 자회사 ‘카카오스타일’로 독립시켰다. 자체 익일 배송 시스템을 가진 지그재그의 장점을 살려 일명 ‘동대문 패션’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콘텐츠 부문도 견고해질 전망이다.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의 합병으로 탄생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7월 15일 국내 1위 음원 플랫폼 멜론을 흡수합병했다. 이는 카카오가 물적분할해 멜론을 분사시킬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번 멜론과 결합을 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연매출 2조 원을 바라보게 됐다”고 평가했다.

    카카오의 영토 넓히기는 하반기에 더 본격화될 전망이다. 상장한 지 10개월여 만에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치고 올라온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플랫폼 기반 은행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수개월 내 상장할 예정이다. 최근 카카오의 주가 상승 동력으로 손꼽히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커머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1~2년 사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반기 IPO 대어,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시작부터 삐끗?

    카카오는 e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3년 전 분사한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를 9월 다시 흡수합병할 예정이다(위). 조만간 상장 예정인 카카오페이. [사진 제공 · 카카오커머스, 사진 제공 · 카카오페이]

    카카오는 e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3년 전 분사한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를 9월 다시 흡수합병할 예정이다(위). 조만간 상장 예정인 카카오페이. [사진 제공 · 카카오커머스, 사진 제공 · 카카오페이]

    연일 카카오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 중인 가운데 8월 상장하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다. 시장의 논란을 의식한 듯 증권보고서를 자진 정정한 카카오뱅크와 달리 카카오페이는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퇴짜를 맞아 상장 일정이 가을로 늦춰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공모가 및 기업가치 산정에 대한 상세한 기준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카카오뱅크가 신청한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3000~3만9000원.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15조7000억 원에서 18조5000억 원 사이다. 카카오뱅크는 미국 여신중개사 로켓컴퍼니와 브라질 핀테크 플랫폼업체 파그세구로, 스웨덴 증권사 노르드넷, 러시아 은행 TCS 등과 비교해 공모가를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융업이 가지는 국가별·지역별 특징, 금융 당국의 규제 강도 등은 배제한 채 해외 디지털 금융사업자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아전인수식 해석에 가깝다”고 지적하면서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를 15조5000억 원으로 잡았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이기 전 은행”이라는 의견을 밝히면서 은행주 시가총액 1위 KB금융(21조 원대), 2위 신한금융(19조 원대), 3위 하나금융(12조 원대) 등을 적정 비교 기업으로 제시했다.

    카카오뱅크의 고평가 논란에 대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국내 최초 100% 모바일 기반 은행으로 영업모델과 수익성 구조가 다르다”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해외 핀테크 기업인 페이팔홀딩스, 스퀘어, 파그세구로 3곳을 기준으로 삼아 공모가 6만3000~9만6000원을 제시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8조2131억∼12조5512억 원이다. 문제는 비교 대상이 카카오페이와 업권은 일치하나 규모 면에서 지나치게 큰 격차를 보이는 글로벌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기준 페이팔홀딩스의 기업가치는 355조9881억 원, 스퀘어는 115조6425억 원에 달한다.

    반면 “공모가를 하향 조정하면 투자자 관점에서는 오히려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카카오페이가 금융 장벽을 낮추고자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처음으로 일반청약을 100% 균등배정으로 진행하기로 한 점 역시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야구감독이 선수와 같이 플레이하는 격”

    카카오모빌리티가 2019년부터 시작한 ‘카카오T블루’. [사진 제공 ·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가 2019년부터 시작한 ‘카카오T블루’. [사진 제공 · 카카오모빌리티]

    한편 플랫폼 사업자로서 카카오의 행보가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주차장, 퀵서비스 등에도 진출하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킨 카카오모빌리티가 대표적이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가 2019년부터 시작한 ‘카카오T블루’(가맹택시)를 둘러싼 잡음이 상당하다. 카카오T블루의 가맹 수수료는 총매출의 3.3%. 먼저 20%를 낸 다음 제휴서비스 계약을 맺어 16.7%를 돌려받는 방식이다. 택시업계는 “제휴서비스 페이백은 언제든 중단할 수 있어 잠정적으론 20%”라고 말한다. 수수료와 함께 카카오T블루는 일명 ‘콜 몰아주기’ 논란에도 휩싸여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 중이다.

    3월 선보인 일반기사 대상 카카오T 유료 서비스 ‘프로멤버십’도 월 9만9000원이라는 가격 대비 혜택이 미미하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배차 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줄 뿐, 실제 콜이 배당되진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7월에는 승객이 매기는 기사 평점이 회사가 정한 기준보다 낮으면 프로멤버십 가입을 승낙하지 않거나 해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약관을 추가 적용하기로 해 택시기사들의 반발을 샀다.

    택시 단체 한 관계자는 “카카오T가 택시 호출 앱 시장의 80%를 장악한 상황에서는 택시기사들이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며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수익이 줄고, 가입자가 늘면 메리트가 없어지는데 도대체 누굴 위한 거냐”고 격분했다.

    카카오의 공격적 행보와 관련해 “성장 밑거름이 됐다”는 긍정적 평가와 “기존 재벌경영의 몸집 불리기와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 맞닿는다. 현재 국내에서 카카오보다 계열사가 많은 곳은 SK그룹(144개) 한 곳이다. 카카오는 영어교육, 미용실, 실내골프장 등 소상공인 사업권에도 진출한 상태다.

    한국공정거래학회 창립이사인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는 야구감독이 선수랑 같이 경기를 뛰는 것처럼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과 M&A(인수합병)를 하거나 플랫폼 제공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거대 공룡이 된 플랫폼 사업자들로부터 디지털세를 걷어 벤처회사를 지원하고 공존을 꾀해야 할 때”라며 “독과점 시장에서 손해 보는 사람은 결국 소비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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