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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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광고 시장 ‘나 홀로 호황’

지하철·버스 등 공공장소 소비자 공략 … 모바일 사회 가속 TV 능가할 수도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3-05-28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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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광고 시장 ‘나 홀로 호황’

    최첨단 미디어를 이용한 동영상 광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하철 승강장에 설치된 60인치 PDP 모니터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올들어 광고 문의가 쏟아지고 있어요. 지난해보다 한 다섯 배 정도 늘었다고 하면 설명이 될까요. 광고시장이 전반적으로 불황이라는데 우리는 전혀 못 느끼겠어요.”

    지하철 선로 동영상 광고 대행사인 ㈜현승미디어 박정식 실장은 최근의 광고 의뢰 상황을 묻는 질문에 경쾌하게 대답했다.

    최첨단 미디어를 이용한 동영상 광고시장의 성장세가 최근 화제다.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불황을 겪으며 꽁꽁 얼어붙은 광고시장에서 동영상 광고만 살아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60인치 PDP,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빔 프로젝터를 이용한 145인치 대형 화상 등 각종 최첨단 기술이 동원된 이 광고시장의 특징은 ‘집 밖에 나와 있는 소비자’라는 틈새시장을 철저히 공략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장소와 지하철, 버스, 터널 속, 심지어는 화장실까지 사람이 집 밖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모든 장소가 광고 가능 지역으로 변했다.

    이중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분야는 단연 지하철 승강장 내 PDP 광고. 현재 서울 지하철역의 레일과 레일 사이 공간에는 모두 180대의 60인치 대형 PDP TV가 설치돼 실시간으로 뉴스와 광고를 쏟아내고 있다. ‘당신도 인생역전 할 수 있습니다’라는 카피를 전 국민에게 각인시킨 로또 광고 열풍은 지하철 PDP 광고시장의 성장에 힘을 더했다. 복권의 특성상 TV 광고를 전혀 할 수 없었음에도 최근 조사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송강호가 미인들과 춤추며 ‘인생 역전’을 실감하는 이 광고를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강장 광고’의 힘을 보여준 이 성공 이후 광고 문의가 급증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5초짜리 광고를 하루에 240회 반복 방송해도 한 달 단가가 6000만원 선으로 TV나 신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도 승강장 광고가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 현재 이 시장은 서울 지하철 1·2·3·4호선을 맡고 있는 ㈜장리기획과 5·6·7·8호선의 ㈜현승미디어가 양분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광고 외에도 뉴스나 날씨, 증권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광고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승강장 PDP 광고 문의 급증



    현승미디어의 이기철 사장은 “광고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지난해부터이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통계는 나온 바 없지만, 체감 성장세는 굉장하다”며 “승객들에게 ‘저것은 광고판’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영향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막을 통해 뉴스 속보를 계속 제공하는 등 미디어에 대한 주목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콘텐츠의 비율은 광고가 80%, 기타 정보가 20% 정도다.

    승강장을 지나쳐 지하철에 오르면 이제는 15.7인치짜리 TFT-LCD 모니터가 승객들을 맞는다. 현재 서울 지하철 1·4호선과 분당선에는 한 량에 4대씩, 3호선에는 중앙통로 천장에 총 8대의 LCD 모니터가 설치돼 있는 상태. 이 모니터가 쉴 새 없이 보여주는 것도 TV 프로그램과 각종 광고들이다. 매일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강은수씨(29)는 “처음에는 차내에 TV가 있다는 사실이 어색했지만 이제는 자연스레 모니터를 쳐다본다”며 “특히 날씨나 뉴스처럼 필요한 정보가 나올 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다”고 말했다.

    지하철 내 광고는 초기 투자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아직 ‘성공’을 말하기는 이른 상태. 이 사업을 추진한 광고업체 엠튜브는 역사와 차량을 개조하는 데 무려 100억원이나 들였을 정도다. 러시아워에는 주목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데다 차내에서 소리가 나는 데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승객들도 많은 점이 한계로 지적되기도 한다. 하지만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이나 스포츠 중계 등이 방송될 때의 영향력은 상당한 것으로 분석돼 광고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엠튜브 외에도 코모넷, 씨엠애드 등 여러 업체가 이 분야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광고 월 단가는 전 노선에 동일한 광고를 내보낼 경우 30초에 480만원 선이다.

    동영상 광고 시장 ‘나 홀로 호황’

    지하철 안에 설치된 초박막 액정표시장치는 달리는 차 속에서 TV 프로그램과 광고를 방송한다. 화장실 문에 붙이는 동영상 기기 ‘디지털 인포비전’은 현재 세종문화회관과 패밀리 레스토랑 TGIF 매장에 설치돼 있다.극장 앞, 은행 등 공공장소에 설치된 OOH 미디어가 새로운 광고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위 부터)

    최근 들어서는 새로운 방식의 동영상 매체 ‘터널비전’도 등장했다. 터널비전은 말 그대로 차량이 터널 내부에 들어갔을 때 창문 밖으로 나타나는 광고. 지하철 5호선을 타고 마포역에서 공덕역 쪽으로 가다 보면 왼쪽 창 밖에서 마술처럼 스쳐 지나가는 동영상 광고를 볼 수 있다. ㈜터널비전애드코리아가 개발한 이 광고의 특징은 사실은 동영상이 아닌 정지된 화면이라는 것. 지하철 터널 내에 2m 간격으로 100여개의 LED 패널을 설치한 후 지하철이 지나가면 이 잔상들이 이어지는 효과를 통해 마치 움직이는 영상처럼 느껴지게 만든 것이다. 컴퓨터로 제어해 영상을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는 이 광고의 월 단가는 하루에 50회(회당 10초)씩 ‘방송’되는 것을 기준으로 700만원(제작비 별도) 선이다.

    동영상 광고시장이 성장하면서 지하철 차량 행선지 안내기에 동영상을 제공하는 시스템도 등장했다. 뷰트로닉스가 개발해 현재 2호선 전 구간에 설치가 끝난 이 시스템은 안내기에 4개의 PDP 모니터를 설치해 행선지와 함께 뉴스 속보, 광고 등을 동영상으로 제공하는 것. 대당 400만원에 이르는 이 기계는 현재 1200여대가 설치됐으며 곧 가동될 예정이다.

    지하철뿐만이 아니다. 이제는 버스 안에서도 TV 시청이 가능하다. 산업용 모니터 개발업체 정일인터컴은 5월14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버스 동영상 광고 시스템 ‘크레비전 BAS’ 제품 설명회를 열고 이제는 버스 안에서도 지하철과 같은 동영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일인터컴이 소개한 제품의 특징은 진동, 소음 등에 견딜 수 있도록 제품의 내구성을 크게 강화한 점. 지금까지 버스 안에서 동영상을 시청하는 데 장애가 됐던 흔들림 현상이 크게 줄었다. 또 GPS(위성위치추적장치)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을 통해 운행노선의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집계해주고 승객에게 실시간 뉴스, 증권 정보 등을 제공하도록 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정일인터컴 이강욱 사장은 “최근 모바일 동영상 광고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이제는 버스 광고시장도 동영상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은밀한 공간’인 덕분에 철저히 ‘할 일이 없는’ 화장실 안도 미디어 동영상 광고의 대상. 디지털 영상기 전문벤처인 넥서스21이 개발한 화장실 동영상 기기 ‘디지털 인포비전’은 현재 세종문화회관과 패밀리 레스토랑 TGIF 매장에 설치돼 있다. 변기에 앉으면 문 위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각종 광고와 정보 동영상, 영화, 뮤직 비디오 등을 제공하는 방식. 넥서스21 강은수 사장은 “제품 가격은 170만원대에 이르지만 일본, 중국 등에서 수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화장실 안에서는 광고를 볼 수밖에 없으므로 광고 효과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동영상 광고 열풍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생활을 침해하고 휴식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가장 많다. 하지만 LG애드의 김현홍 차장은 “최근에는 자동차와 휴대전화로 대변되는 모바일 문화가 확산돼 사람들이 집 안에서 TV, 신문, 잡지 등을 접촉할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졌고, 결국 그 대안으로 동영상 미디어 광고와 같은 OOH(Out of Home) 미디어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라며 “활용 여부에 따라 OOH 미디어의 가치는 TV 이상일 수도 있는 만큼 동영상 광고시장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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