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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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제 전선’에 이상없다

  • 입력2005-10-14 13: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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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제 전선’에 이상없다
    지난 4월 14일 금요일 미국증시는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이후 유례없는 주가폭락 사태를 겪었다. 다우존스 지수는 617.78포인트(5.7%), 나스닥 지수는 355.49포인트(9.7%)가 허락해 전세계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비록 그 다음날 거래부터 회복세를 보여 폴락전 수준에 까지 가까워지긴 햇으나 여전히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에서는 그동안 증시호황을 이끌어 왔던, 이른바 ‘닷컴주‘를 포함한 기술관련 기업들과 이를 근거로 정착됐다고 믿어왔던 신경제에 대한 근본적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듯하다.

    신경제는 허상에 불과한가.

    1990년대 중반 이래로 신경제론을 주장해온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오늘날의 경제가 과거 제조업에 근거했던 ‘굴뚝산업‘ 경제와는 딴판으로 변화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제까지 주기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했던 경기순환은 잎ㄴ플레이션 없는 지속적 호황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같았으면 경기가 호전될 때 기업들은 설비투자와 자제구매를 늘리고, 고용을 확대해 생산을 증대시켰을 것이다. 이에 따라 임금과 각종 구매 비용이 늘어나 결국엔 경제전반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제는 기업들이 고용을 늘려 생산을 증대시키는 대신 정보기술에 집중 투자하여 이미 고용된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성장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의 증시 폭락은 일부 경제학자들이 주장해온 신경제가 단지 허상에 불과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인가? 한마디로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신경제는 일시적 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하며 아직도 발전의 여지는 무한하다고 본다. 다만 지난 몇 년 사잉에 신경제와 정보기술혁명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왔고 이에 따라 증시에서 정보기술주가 개별기업의 내실에 관계없이 과대평가되었던 것이 문제였을 뿐이다.

    한국은 아직도 구경제?

    벤처분이 일기 시작된지 고작 2~3년 밖에 되지 않은 한국의 경우는 특히 그러하다. 1998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경제의 전체 GDP(국내총생산)에서 정보기기 서비스 소프트웨어 분야로 대표되는 정보산업의 생산비율은 11.6%로, 미국의 8.1% 보다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체 정보산업 생산 중 반도체 등 마진이 낮은 전자부품이 무려 58%나 되는 등 여전히 기반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경제의 일부분은 첨단을 달리고 있는데반해 이것이 다른 부문과 긴밀한 연관관계를 갖고 전반적인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한국경제가 아직도 신경제단게로 접어들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일시적 유행처럼 정보통신 분야에 눈먼 돈이 몰리고 있으니 거품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 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번 증시 폭락은 과도한 거품을 빼고, 정보기술 산업이 진정으로 산업전반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단계로 접어드는 준비를 위한 시장조정의 기회로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비록 빠른 회복은 아니지만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증시가 대체로 안정 국면으로 돌아서는 것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신 경제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정보기술혁명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또한 구경제하의 산업이 정보기술을 받아들여 생산의 전과정에 걸쳐 효율을 높일 수 있을 때만이 신경제도 온전한 의미를 띠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때만이 신경제가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 이를 위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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