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SK그룹 제공. 뉴스1]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11월 8일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SK 서린빌딩 4층 점유 공간을 비워 달라”고 제기한 부동산 인도 청구소송 첫 조정 기일을 열었다. 이날 양측 주장이 엇갈리면서 재판부는 11월 22일 한 차례 더 조정을 시도하기로 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2000년 12월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서린빌딩에서 개관했다.
노 관장 변호인은 이날 공판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트센터 퇴거에 불응하는 이유를 작심한 듯 소상히 밝혔다. 노 관장 변호인은 “노 관장 개인보다는 미술관 대표자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며 “미술관은 문화시설로 가치가 보호돼야 하고, 근로자들의 이익을 고려해야 할 책임과 책무가 있기 때문에 퇴거는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특히 “(퇴거하면) 미술품을 둘 곳도 없고 직원들도 모두 해고해야 한다”며 “이혼을 한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 “상당한 현금성 자산 보유한 나비, 어디라도 옮겨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아트센터 나비는 한 때 200억 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었고, 최근 기준으로도 100억 원에 가까운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다른 곳으로 아트센터를 이전해 나가 운영하는 데 아무런 자금상의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퇴거한다면 필요 시 추가 지원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어 “나비는 소장 미술품 대부분이 미디어아트로 수장고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직원 해고는 미술관 이전과 상관도 없는 이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린빌딩에 내왔던 임대료면 충분히 이전이 가능한데도 나가지 않고 버티는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노 관장 측의 이 같은 발언은 노 관장 측이 이혼소송 항소심 공판을 앞두고 아트센터가 입주한 건물에서 마치 쫓겨나가는 것 같은 모양새를 연출함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어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부동산 인도 소송을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 측은 전날 “아트센터 나비는 2019년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음에도 무단으로 공간을 점유하면서 노 관장의 개인 소송인 이혼소송과 이번 건을 연관짓고 있다”며 “사무실을 비우지 않아 4층 리노베이션 공사가 수년간 지연되면서 임직원들 불편이 크다”고 밝혔다.
9일 이혼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 노 관장, 법원 직접 출석
한편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9일 오후 2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을 열었다. 특히 노 관장은 변론준비기일임에도 이례적으로 법정에 직접 출석했다.앞서 1심 법원은 지난해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양측이 항소한 바 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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