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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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전기차들이 몰려온다

[조진혁의 Car Talk] 현대차·로터스·BMW, 차별화된 기술력 갖춘 고성능 차 출시

  • 조진혁 자유기고가

    입력2023-10-1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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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이 형성되고 성능이 평준화되면 다음 단계는 기술력 싸움이다. 일정 수준의 주행거리를 갖춘 전기차가 대세를 이루면서 완성차업계는 고성능 모델을 출시하며 모터스포츠 기술을 강조하고 있다. 고성능 전기차는 기술력이 뛰어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까지 가져갈 수 있기에 전기차 시장이 재편되는 지금이야말로 고성능 전기차를 선보여야 할 적기다. 현대자동차는 고성능 라인인 N 시리즈에 전기차 아이오닉을 편입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AMG 라인에 새로운 EQS를, BMW는 신형 i5의 M60 모델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고성능 모델은 기존 전기차에서 주안점으로 꼽히던 주행 가능 거리나 실용성보다 모터스포츠의 짜릿한 주행 능력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완충해서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느냐보다 얼마나 빠르고 정확히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N’.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N’. [현대자동차 제공]

    트랙과 일상에서 즐기는 ‘아이오닉 5 N’

    국내 고성능 전기차 이미지를 확립할 것으로 기대되는 모델은 현대차 ‘아이오닉 5 N’이다. N 브랜드 최초 고성능 전기차는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는데, 실용성과 편안함이 탁월한 모델을 바탕으로 한 점에서 어떤 반전을 보여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N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는 레이스 트랙 주행 능력, 곡선로 주행 능력, 일상의 스포츠카다. 즉 트랙과 일상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스포츠카를 지향한다.

    아이오닉 5 N에는 트랙 주행을 위해 84.0kWh의 4세대 고전압 배터리 셀과 시스템이 탑재됐다. 모터 출력이 높으면 고전압 배터리의 열이 올라가는데, 현대차는 배터리 시스템 구조를 단순하게 설계하고 배터리 케이스와 냉각 채널을 일체화해 냉각 성능 및 방열 성능을 끌어올렸다. 주행 시작 전 적합한 온도로 배터리를 냉각하거나 예열해 최적의 주행 조건을 제공하는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 기능도 장착했다. 이 기능은 단시간에 최대출력을 발휘하는 ‘드래그 모드’와 장시간 고부하 주행을 위한 ‘트랙 모드’를 구현한다. 한편 주행 목적에 맞춰 최적의 성능을 제공하는 N 레이스 기능은 모터 및 배터리 냉각을 강화하고, 배터리 최대출력 범위를 확장해 트랙 주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출력 제한을 최소화한다.

    날카로운 코너링을 위한 차체와 섀시, 페달, 브레이크 등 다양한 측면도 완전히 업그레이드했다. 코너링 시 하중을 받는 부위를 보강해 차량의 반응과 한계를 향상했고, 전반적인 핸들링 성능도 높였다. 후륜 휠하우스 안쪽의 차체를 보강해 기존 아이오닉 5 대비 비틀림 강성을 11% 증대함으로써 좀 더 단단한 차체를 완성했다. 이외에도 회생제동(자동차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회수해 배터리 등에 다시 저장하는 것) 시스템과 높은 자유도의 모터 토크 제어 등 전기차만의 특성을 활용해 코너링 성능을 끌어올리는 N 페달 기능도 탑재됐다. 특히 회생제동을 극대화하는 N 브레이크 리젠은 기계식 브레이크의 사용 빈도를 줄이면서도 전반적인 제동 성능을 강화한다. 급격한 감속이 자주 발생하는 트랙 주행 상황에서 회생제동 작동 비율과 에너지 회수율을 높여 제동 부하를 최소화하고 에너지 회수를 최대화해 제동 성능 저하 없이 트랙을 달릴 수 있다. 전륜과 후륜 고성능 모터 시스템의 최고출력은 650마력이며, 최대토크는 78.5kg·m에 달한다. 또한 스포츠카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수동 변속기인 N e-쉬프트와 스포츠카 사운드를 구현하는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도 적용했다. 아울러 N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N 전용 리어 스포일러 등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스포티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트랙 주행에 탁월

    또 하나 주목할 고성능 전기차는 로터스 ‘엘레트라’다. 엘레트라는 스포츠카 브랜드로 잘 알려진 로터스가 처음 만든 하이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작은 로드스터만 제작한 로터스가 실용적인 SUV를 만들었다는 점이 신선하다. 브랜드는 가족 중심적 차량이라고 소개하지만, 로터스답게 스포츠카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 특히 ‘엘레트라 R’은 고성능 모델로 지능형 액티브 롤 컨트롤,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 카본 패키지, 피렐리 P 제로 고성능 타이어, 트랙 모드 등을 제공해 트랙 주행에 탁월하다.



    엘레트라는 전동화의 모든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데 112kWh의 고용량 배터리, 최대 490㎞(유엔 유럽경제위원회 자동차 성능 측정(WLTP) 기준) 주행거리, 최고출력 918마력, 최대토크 100.4kg·m, 고속 충전 편리함,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2.95초 만에 도달하는 강력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2개의 전기모터가 즉각적인 토크를 발휘하고, 지능형 4륜구동은 주행 상황에 맞춰 안정감을 선사하다. 가볍고 견고한 플랫폼에 정교한 서스펜션 시스템 등은 엘레트라 R을 몰고 트랙으로 나가고 싶게 만든다. 첨단기술들이 상호작용하며, 로터스만의 조향감, 코너링, 승차감을 완성한다.

    기본 장착된 듀얼 챔버 에어 스프링은 지상고와 감쇠력을 독립적으로 제어하는데, 액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편안함과 정교함 외에도 속도에 따라 지상고를 최대 25㎜까지 낮춰 공기저항을 줄인다. 반대로 지상고를 높이면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올릴 수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고성능 전기차는 BMW의 순수 전기차 ‘i5 M60’이다. 100㎞/h까지 3.8초 만에 도달하는 강력한 성능을 갖췄으며, M 시리즈 특유의 우렁찬 배기음 대신 영화음악 감독 한스 치머가 참여한 ‘아이코닉 사운트 일렉트릭’이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미래적 사운드를 들려준다. BMW의 정밀하고 민첩한 주행 감각과 M 시리즈의 스포티한 성능이 돋보이며, 레이스 트랙에서도 뛰어난 주행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후륜에는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부드러운 주행 감각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스티어링휠 안쪽의 부스트 레버를 실행하면 10초 동안 더욱 강력한 출력이 생기는 것도 BMW M 시리즈만의 재미다. 81.2kWh 배터리를 장착했으며 최고출력은 601마력, 최대토크는 81.1kg·m이다.

    완성차업체가 잇따라 공개한 고성능 전기차는 전기차의 성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어느 회사가 얼마나 강력한 전기차 기술을 가졌는지, 전기차 트랙 주행의 즐거움은 내연기관과 얼마나 다른지, 내연기관의 세대교체가 완만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를 판단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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